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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죄 입증의 핵심…국민연금 찬성표 의혹_용병은 얼마를 벌나요_krvip

<기자 멘트>

검찰이 어제 국민연금공단과 삼성 미래전략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 국민연금이 결정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는데

이 과정에서 청와대 압력은 없었는지, 삼성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했는지 등에 검찰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것이 왜 중요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은 3년전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해왔는데요.

합병을 통해 생긴 새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을 갖게 됩니다.

또 이재용씨는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되는건데요.

즉 삼성에겐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짓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합병비율 논란이 일었습니다.

삼성은 제일모직 1주당 옛 삼성물산 0.35주를 합병 비율로 정했는데요.

이게 지나치게 제일모직에 유리하다는 비난이 많았습니다.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 그런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3대 주주였던 헤지펀드 엘리엇이 반대하면서 합병은 불투명해졌습니다.

때문에 당시 합병의 성패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달린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지분보다 삼성물산 지분을 두배 이상 갖고 있어서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엔 반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는데요.

게다가 당시 있었던 SK와 SK C&C의 합병에선 SK지분을 더 많이 보유한 국민연금이 SK에 불리한 합병엔 반대했기 때문에 이 예상은 힘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모든 예상을 깨고 합병에 찬성했습니다.

당시 국내외 자문회사들이 반대 권고를 했고, 의결권 행사 지침이었던 외부 전문위원회도 거치지 않은 점, 또 당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이 이 부회장을 비밀리에 만난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국민연금은 왜 이렇게 무리수를 뒀을까.

바로 이 부분이 검찰이 밝혀야 할 부분인데요.

검찰이 의심하는 부분은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외압을 행사했고 삼성이 이에 대한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에게 35억원을 지원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실제로 그런 정황들이 언론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삼성은 최 씨가 설립한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를 통해 돈을 줬는데, 공교롭게도 삼성의 합병이 결정된 지 몇시간 후에 이 회사가 세워진 사실이 어제 KBS 보도로 알려습니다.

또 당시 국민연금 최광 이사장이 절차상 흠결없이 해야한다고 했음에도 내부회의는 합병 찬성만 논의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송수진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세상의 눈과 귀가 국민연금공단에 쏠렸습니다.

삼성물산의 2대 주주였던 연금공단의 표결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광 당시 이사장은 절차와 내용에 흠결이 없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 했습니다.

<인터뷰> 최광(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절차나 내용에서) 흠결이 나오면 안 된다. 사후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걸 명심해라. 법률적으로 자문도 제대로 구하고..."

그러나 합병 찬반을 최종 결정하는 투자위원회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됩니다.

합병 비율에 따라 3천억 원 넘게 단기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합병으로 주주가치가 줄어도 국민연금이 찬성한 적이 있다"며 시작부터 합병 찬성 쪽으로 몰아갑니다.

이 때문에 합병 찬성으로 입을 맞춘 뒤 형식적으로 회의를 열었단 의혹도 제기됩니다.

<인터뷰> 김우찬(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 "(합병) 찬성을 하고 싶고 찬성을 하기 위한 어떤 논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논란 속에 합병이 성사된 뒤 최광 당시 이사장은 합병 찬성을 밀어붙인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자 외부 압력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녹취> 최광(당시 국민연금이사장) : "(홍 본부장을) 갈려고 하니까 청와대나 복지부에서 같이 1년 연임시키자고 의견을 제시하더라고요. 그래서 의견이 안 맞아서 이렇게 틀어진 거죠."

결국 최 이사장은 이사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고, 논란에 휩싸였던 홍 본부장도 동반 사퇴했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