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딛고 연구·집필 몰두하는 금장태 교수 _베타니아 카지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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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이라는 병마와 15년째 싸우며 연구·저술활동에 전념해 온 서울대 종교학과 금장태(琴章泰.64) 교수가 이번 학기를 끝으로 정년을 맞는다. 병 때문에 예전처럼 장시간 연구에 집중하거나 책에 몰두하는 데 한계를 느끼면서도 그는 늘 연구실을 지키며 논문을 읽고 학생들과 토론한다. 아직도 할 공부가 많기 때문이다. 금 교수는 지난 1994년 안식년을 맞아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뇌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코 내시경 수술로 종양 일부를 제거한 뒤 의사들이 두개골을 절개하는 2차 수술을 권했지만 그는 거부했다. 지금도 건강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다. 금 교수는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있고 의식도 자꾸 흐려진다"고 말했다. "왜 수술을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겁이 많아서"라고 수줍게 웃으며 답했다. 수술로 혹시 평생 해 온 연구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했다고 말하기는 쑥쓰러웠던 것일까. 금 교수는 뇌종양 진단을 받은 후에도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해 왔다. 올해도 `한국 유교의 악론'과 `비판과 포용-한국 실학의 정신' 등의 책을 냈다. 내년 2월 정든 강단을 떠나는 금 교수는 평생을 바친 연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근세 유학자 발굴 작업'을 꼽았다. 1980년대 초 한 신문에 19∼20세기 초반 근세 유학자들에 대해 연재를 시작하면서 매주 최소 한차례씩 국내 곳곳을 돌아다녔고 군 단위로 따지면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이렇게 그가 `발굴'한 근세 유학자들은 모두 70여명.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듣다 보니 그동안 파묻혀 있던 사상사들이 고구마를 캘 때 줄줄이 딸려 나오듯 그렇게 나왔어요. 마치 고고학자들이 유물을 발굴하듯 사상가들을 발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가 지금까지 낸 책은 모두 몇 권이나 될까. 이 질문을 던지자 머리가 하얗게 센 노학자는 손을 휘저으며 한사코 답변을 거부했다. "그건 정말 부끄러워서 답을 할 수가 없네요. 답을 할 수가 없어요." 그의 이런 겸손한 마음가짐은 2005년 펴낸 저서 `실천적 이론가 정약용' 서문에서도 잘 드러난다. "욕심(人心)과 이성(道心)이 가슴 속에서 싸울 때는 반드시 욕심을 누르고 이성이 지배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다산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결국 내 마음 속에서 욕심이 이성을 이기고 말아 나는 분수를 망각한 채 무모하게 덤벼들었다. 그러니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 내내 부끄러움과 후회스러움을 감당하기 어려웠음을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지은 금 교수는 "학문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는 책은 단 한 권이라도 내면 좋은 건데 책 많이 냈다고 자랑은 아니다"라며 겸손해했다. "그냥 제가 공부하는 걸 정리하고 싶어서 계속 책을 내고 있어요. 후학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지만 후학에게 기여하겠다는 의도는 아닙니다. 내 `깜냥'만큼 공부한 내용을 그저 정리하는 것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