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회사 내년 실적 전망도 ‘캄캄’_램 슬롯이 작동하지 않아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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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투자회사의 40% 이상이 회사의 근본이 되는 자본금을 까먹는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몇 년간 대내외적 여건 악화로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불거져 투자심리가 움츠러들면서 금융투자업권으로 좀처럼 돈이 모여들지 않은 탓이다. 불황이 지속하면서 금융투자사들은 인력과 지점감축 등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내년에도 재무건전성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 금융업, 자금경색으로 '제살깎아먹기' 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세 업권 내 240여 기업 중 40% 이상이 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했다. 자본잠식이란 기업의 토대가 되는 자본이 깎여나가는 현상을 뜻한다. 기업의 자본은 크게 주식의 총 가치를 의미하는 납입자본금과 회사가 벌어들여 내부에 유보된 잉여금으로 구성된다. 이때 적자가 계속돼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마저 잠식되기 시작하면 이를 자본잠식이라고 부른다.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의 자본반식은 자금경색에 따른 수익성 악화 탓이 크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시작한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현재까지 지속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금융투자업권 으로의 자금유입 규모가 급감했다. 현대증권 이태경 수석연구원은 "특히 자산운용업은 지속적으로 자금이 들어와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탓에 은행권 등 안전자산으로만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업권인 투자자문사의 재무건전성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9월) 전체 투자자문사 149개사 중 70%가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에는 142개사가 총 13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올 상반기에는 104사가 모두 7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자산운용사의 자본잠식 상태도 심각한 수준이다. 올 9월말 기준으로 전체 82개사 가운데 34개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 업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증권업권에서조차 자본잠식 문제가 눈에 띈다. 전체 61개 증권사 중 14.8%를 차지하는 9개사가 적게는 0.7%에서 최대 53.7%까지 자본잠식이 진행된 상태다. ◇ "내년에도 어렵다"…관건은 수익성 개선 자본잠식의 근본적 원인은 수익성 악화다. 따라서 금융투자 업권의 재무건전성이 회복되려면 일단 시중의 투자자금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내년 증권업 업황도 밝지 않다. 일단 자본잠식 문제를 완화할 만큼 업권에 자금이 유입되기에는 국내 증시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증시는 미국의 '재정절벽'과 그리스 및 스페인의 구제금융 이슈 등 대외적 변수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증시가 호황도 아니면서 동시에 저가성 매수세가 형성되기가 쉽지 않다. 이태경 수석연구원은 "특히 금융당국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등으로 외형을 확대할 수 없게 된 은행들이 연말 특판예금 등으로 단기 예금비중을 늘리면 자금이 은행권으로 더욱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 2분기 대형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다소 개선됐지만 이는 근본적인 펀더멘털 회복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키움증권 서영수 수석연구원은 "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 평가액이 늘어났고 지점과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 덕이 컸다"고 설명했다. 증권업보다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업과 투자자문업 역시 향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 특히 세 업권 중 규모가 가장 작은 투자자문업은 현재 업황악화와 당국의 규제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고유재산 운용과정에서 위험관리를 더욱 엄격히 하도록 하고 부실한 자문회사의 조기 퇴출을 위한 기준을 제시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현재의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이런 규제 강화와 불황 속에서 내년에는 자본잠식에 시달리는 투자자문사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 50개 안팎의 수준에 머물던 자본잠식 투자자문사가가 올해 들어 3월 75개사, 6월 85개사로 빠르게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