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을 지키는 사회…어떻게 만들 것인가?_물류 감독관의 수입은 얼마입니까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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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기섭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오늘로 12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115명은 생사조차 알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분노와 슬픔, 고통에 빠진 온국민의 일상도 멈춰버렸는데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을까요?

총체적 인재라는 말로도 설명이 잘 되지 않습니다.

결국은 기본과 원칙입니다.

우리가 평소 사소하다고 생각해서 기본과 원칙을 무시한 데서 이번 참사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KBS 일요진단 오늘은 세월호 참사를 초래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과 재발방지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전문가들과 함께 진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생방송으로 진행해 드리고 있습니다.

그럼 먼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분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마지막으로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 공학부 교수님 자리해 주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바쁘실 텐데 이렇게 일요일 아침부터 나오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정말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너무나 착잡하고 안타깝기 그지없었는데요.

모든 게 엉망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지켜진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 우리는 단 한 명의 생존자도 구조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 교수님, 조 교수님은 재난전문가이시기도 한데요.

어떻습니까?

이번 참사를 보시면서 총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우선 희생자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진짜 머리 숙여서 사죄를 드립니다.

제가 88년 이후로 지금까지 재난방재 이쪽을 나름대로 연구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작해서 연구를 해서 정부조직위나 법제 이런 걸 전부 열심히 나름대로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우리도 안전사회로 가는 틀을 잡아간다고 하는 자만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로 그 믿었던 성과를 믿었던 것이 모든 것이 헛것이 돼버렸다 하는 데 굉장히 자괴심을 갖고 이게 도대체 뭐냐 하는 걸 생각하면서 저희들이 방재안전관리를 하는 사람들은 지금까지는 우리가 국민들을 위해서 시민들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다는 머리를 처드는 식의 교만한 생각을 해 왔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는 도대체 우리 국민과 자연이 필요한 게 뭐냐 하는 인문학적인 개념으로, 개념에서 우리가 다시 거꾸로 보자 하는 운동을 저희들이 벌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개념을 조금 바꾸는 가운데 이번 일이 일어났는데 이번 일은 자세하게는 다음에 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마는 다시 한 번 희생을 당하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면서 부끄러움을 금치 못한다 하는 말씀을 먼저 올리겠습니다.

-사실 지금 온국민들이 조 교수님처럼 자괴감을 갖고 또 자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이 어린 학생들을 잃어버린 게 우리 모두 어른들의 책임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사실 세월호 참사를 보면 선박 도입과정에서부터 또 증축하고 또 출항 전, 직전, 직후 이런 것 보면 정말 하나도 제대로 기본이 반드시 지켜야 될 타협할 수 없는 그런 기본적인 원칙들이 지켜지지 않고 또 제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것으로 지금 드러나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더 분명하게 더 사실관계가 밝혀지겠지만, 손 교수님은 어떻습니까?

세월호 참사를 보시면서 정말 꼭 지켜져야 될 게 안 지켜진 기본 원칙을 들라면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저도 우선 우리 희생당한 분들에게 정말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참 죄송하고 제가 나이 많은 사람이 눈물을 많이 흘리지않는데 이번에는 참 눈물이 자꾸 나와서 주체할 줄을 몰랐습니다.

이것은 역시 우리 기성세대의 잘못인데요.

가장 중요한 것이 인명경시사상과 안전불감증입니다.

안전불감증은 아주 우리 문화에 깊이 박혀 있는 것 같아요.

외국 사람하고 한번 비교를 해 보니까 어떤 배를 타는데 구명정이 없다고 제가 지적을 하니까 서양 사람은 얼굴이 하얘져요.

그런데 저 자신을 포함한 한국 사람은 뭐 그럴 수도 있지.

거기서 제가 문화의 차이를 엄청나게 느꼈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생명안전에 대한 관심이 너무 약해요.

그 원칙을 지켜야 생명이 안전하다는 것에 대한 생각도 약해져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원칙을 지키지 않고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마는 우선 저는 이번에 안전불감증, 이거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참 위험하다.

특별히 우리는 그동안 경제도 발전돼 있고 기술도 개발해서 엄청나게 큰 물리적 힘을 축적해 놨습니다.

여기 물리적 힘이 커지면 거기에 대한 조심도 커져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버스를 모는 사람하고 달구지를 모는 사람의 의식은 달라야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엄청나게 큰 물리적 힘을 축적해 놓으면서도 달구지 몰고 다니는 그런 식의 안전감 가지고 지금 운영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는 근본적으로 바꿔야 됩니다.

그래서 이것부터 저는 좀 지적하고 싶습니다.

-괜찮겠지, 이쯤이야.

-설마...

특별히 설마라는 말.

-지금까지 별일 없었는데, 이런 안전불감증 말이죠.

김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번 사건을 보면서 참 세 가지로 큰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습니다.

첫째가 비통한 것.

두번째는 참담하고 세번째는 상당히 수치스럽다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참다하다는 것은 근 300여 명의 사망자, 실종자를 낸 아주 엄청난 비극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참담하고요.

또 애통하다는 것은 소위 미디어효과도 있습니다마는 우리가 거의 실시간으로 많은 인명이 죽음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관찰할 수 있고 그래서 그걸 아무 대책 없이 그냥 바라만 봤다는 그런 점이 참 애통하게 생각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치스럽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굉장히 성장일로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이면에 우리의 치부를 갖다가 백일하에 드러냈다는 점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수치스럽게 느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이 이 정도 수준이었나라는 그런 얘기를 참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 교수님, 어떻습니까?

하나하나 한번 좀 이번 참사와 관련된 직접적인 문제점들을 한번 개괄적으로 짚어봤으면 합니다.

선장부터 가장 먼저 탈출하지 않았습니까?

-선장 이전에 선장이 있기 위해서는 배가 있어야 되는데 오래된 배를 도입했다고 하는 과정도 문제가 되고 그것을 설혹 오래된 배라고 하더라도 우리 손 교수님 연로하시지만 건강관리 잘하셔서 생활하시는 데나 활동하시는 데는 큰 문제 없으시잖아요.

그처럼 오래됐다고 하더라도 선령이 높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안전규칙을 지키고 점검을 하고 잘 유지, 보수하면 수명기간 동안은 큰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거든요.

그런 점검과정이 전무, 거의 전무했다고 하는 것.

그다음에 그것을 운영하는데 출항하기 전에 점검해야 될 사항들이 절차상 많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매뉴얼이거든요.

매뉴얼 자꾸 요즘 매뉴얼타령하는데 이게 운항규칙이라든지 점검규칙이라든지.

승선인원 파악하는 것, 화물 얼마 실었느냐 또 적정하게 실었느냐를 점검하는 절차가 다 있습니다.

그런데 절차가 서류상에 보면 다 되어 있어요.

실제는 아무것도 집행된 건 없으면서도 서류상은 다 되어 있습니다.

제가 서류를 제가 갖고 있거든요.

갖고 있는데 그다음에 방금 진행자께서 선장을 이야기하셨는데 이게 전부 임시직입니다.

이런 큰 배를 운영하면서 이렇게 임시직은 물론 할 수 있겠죠.

뭐 사정에 따라서는.

그런데 연령도 상당히 높으시고 69세인가 72세라고 이야기하시는데, 그리고 근본적으로 선장이 가져야 할 또는 선원이 가져야 할 천명을 전혀 도외시한 분이에요.

종교적 신념이 잘못돼서 자기가 해야 할, 선장으로서 해야 할 천명을 잊어버린 분 이 이 배를 몰았으니까 그다음에는 더 이상 이야기할 겨를이 없습니다.

또 그런 사람이 배를 모는 것에 대해서 관리당국에서 전혀 개의치 않았거든요.

어느 누구 하나도 그 문제점에 대해서 근본적인 걸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배가 출항하기 전에 있었던 절차, 우리가 이걸 예방과정이라고 하는데 예방과정이 전무했다고 하는 데서 진짜 이건 엄청난 근본부터 우리가 정리해야 될 부분입니다.

그래서 관계자들의 물론 우리가 책임추궁도 있어야 됩니다마는 우리 사회가 그렇게 해도 무사하고 괜찮다고 하는 이게 소위 관행이라고요.

손 교수님, 제가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우리 관행이라는 게 좋은 관행도 있지만 나쁜 관행이 우리 사회에 훨씬 더 많은 걸로 제가 느껴지고 파악이 됩니다.

그래서 이 잘못된 관행이라는 말, 앞으로 우리가 국어사전에서 좀 뺐으면 좋겠어요.

-잘 알았습니다.

그리고 구조과정에서 보인 정부의 혼선이랄까.

우왕좌왕하는 그런 모습.

그다음에 또 현장의 어떤,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지휘를 하지 않은 데서 오는 그런 문제점도 많이 지적을 하고 그럽니다마는.

그리고 또 관제센터의 어떤 보고체계도 엉터리였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관제가 제대로 되지도 않고.

배가 들어온지도 모르고 말이죠.

이런 문제.

이건 사실 전문가가 현장을 지키고 있지 않았다는 이 문제 굉장히 심각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건 우리 재난관리시스템을 보면 현장을 관리할 수 있는, 재난이 났을 때 현장을 수습하고 관리하는 조직이 없습니다.

현재 진도군에 설치돼 있다고 하는 범정부대책위라고 하는 것은 법에도 없는 기구가 가 있습니다.

임시적으로 가 있는 겁니다.

총리께서도 거기 가 계시고 장관께서도 있고 한데.

그건 임시기구인데 그게 사전에 조직되고 훈련되지 않은 그런 조직이기 때문에 임시기구가 있는데 거기도 지금 질서가 없지 않습니까.

없으니까 보고가 나오는 것도 보면 전부 신뢰할 수 없는 보고를 냈다가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일이 점점 더 가중되고.

날로 가중이 되고 있거든요.

현재 우리 재난관리 전체적인 조직은 머리만 있고 현장에서 있어야 할 손발은 없는 조직입니다.

이게 법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지난 90년 이후에 이것이 나름대로 정비가 되어가고 있다가 현정부 들어와서 안전관리부라고 하는 엄청나게 기대가 컸던 부처를 만들면서 이 문제는 결정적으로 머리만 있고 손발이 없는 그런 조직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소방방재청과 안행부로 재난관리대응이 이원화된...

-나눠졌죠.

업무가 다릅니다.

그래서 실무를 맡고 있는 자연재해쪽이나 소방업무를 맡고 있는 소방방재청은 아까 우리가 이야기한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라서 상당한 긴장감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업무내용을 모르는 업무, 재난이 뭔지도 모르고 재난이 발생한 재난의 특성도 모르는 행정직이 차지하고 있는 안전행정부는 그런 업무에 대한 긴장감이 전혀 없어요.

제가 말하는 전문성이라고 하는 것은 저는 그렇게 정의를 합니다.

공직자로서 자기가 맡은 직분에 대해서는 맡은 기간 동안에는 대한민국의 넘버원이 돼달라.

그분이 뭘 공부를 하고 뭘 전공을 했든간에 맡은 업무에 대해서는 넘버원이 돼줘야 우리 공직사회가 돌아갈 수가 있거든요.

-맡은 업무에 대해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되겠다는 동기부여가 돼야 되고요.

-없습니다.

-또 그런 사람들을, 그런 전문가들을 우대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 조직을 보면 전문직이 생겼다가 한 2년 지나면 이 2년이라고 하는 것이 공직자들을 순환시키는, 보직을 순환시키는 기간이거든요.

2년 정도 지나면 그 전문직이 소위 복수직으로 돼버립니다.

행정직도 그 전문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서 복수직이 되어버리고.

또 다른 2년이 지나가면 그것이 전부 전문직보다는 다 행정직으로.

이건 안행부뿐만이 아니고 모든 우리 정부의 부처가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문직이 감당해야 할 업무를 물론 행정은 행정전문가들이 하셔야죠.

전문직이 해야 할 업무를 행정직이 생각이 모자란, 자기의 업무내용을 모르는 알려고 하지도 않는 그런 분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거 빨리 바꿔야 되고 개선해야 됩니다.

-지금 전문가를 외면하고 제대로 대접을 안 하는 그런 공직사회의 어떤 구조적인 문제점을 조 교수님께서 지적해 주셨는데 손 교수님은 어쩌다가 공직사회가 이렇게 돼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결국은 과거에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모든 특권과 특혜를 다 누리는 전통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떤 자리가 더 높으냐.

그러면 모든 사람이 거기 가야지.

나는 전문적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남아있다 그러면 자기는 뒤처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가령 은행창구에서 일생 동안 은행창구 역할만 하는 사람이 서양에는 얼마든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사람이 아주 뒤진 사람이랍니다.

창구의 전문가라더라도 그 사람이 조금 오래 하면 직급이 올라가서 다른 걸 해야 돼요.

그러니까 결국은 전문직을 무시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졌고요.

이렇게 방조한 것은 결국 정부가 그 임무를 방해한 겁니다.

국가라는 것이 국민을 보호해야 되고 적어도 생명 보호해 줘야 국가 존재 의미가 있는데 300여 명의 생명을 이렇게 희생시킨 정부는 사실은 자격을 상실한 겁니다.

그러니까 관행이고 뭐고 이걸 스스로 예방하지 못했다는 것은 마치 국방의 준비를 전혀 안 해 놓은 것과 마찬가지예요.

이번에 우리가 자꾸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이번에는 정말 좀 바꿔야 됩니다.

그래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거기에 전문가 사령탑에 앉아서 국무총리와 같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돼요.

이 순간부터는 이 사람이 모든 걸 다 명령할 수 있고 그 사람에게 아주 막대한 특권도 주고 특혜도 주고 그렇게 하고.

그대신 잘못했을 때는 엄청나게 책임을 묻도록 이렇게 만들어야지 지금처럼 계속해서 무슨 국무총리가 사령탑이 되고 무슨 장관이 사령탑이 되고.

그 사람이 뭘 압니까?

이런 식으로 해서는 사람 생명 보전 못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근본적으로 바꿔줬으면 좋겠습니다.

-근본적이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되겠다.

공무원 사회에 부처 이기주의라든가 어떤 기득권에 집착하는 그런, 그리고 눈치 보고 책임을 회피하는 그런 풍토에 대해서는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마는 이번 구조과정에서도 사실은 그런 문제들이 많이 노출이 돼서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 교수님께서는 이걸 어떻게 보십니까?

-아마 공직자들이 대응만 제대로 했었으면 상당히 많은 인명을 살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전문성의 문제에 있어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개 전문성을 이루는 요소들이 3가지인데 하나는 전문지식이고 또 하나는 서비스 오리엔테이션이고 세번째가 소명의식 같은 것인데 소명의식과 봉사정신 같은 면에서는 거의 제로상태였었다고 생각되고요.

다만 전문지식의 문제에 있어서는 조금 더 우리가 신중하게 고려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대개 현대적 재난, 특히 기술재해를 얘기하는 사람들은 학자들이 이게 국경도 초월하고 기간도 장기적이고 여러 가지 특성을 얘기합니다마는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가 융복합적으로 일어난다는 겁니다, 모든 성격이.

그러니까 사실은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 복합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다양한 전문가들이 서로 잘 협업을 하고 소통을 하고 그래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굉장히 이번에 공직체계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우왕좌왕하다가 아직까지 10여 일을 까먹은 셈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요즘에 일어나는 사고의 유형들이 굉장히 한 번 났다 하면 아주 대형참사로 이어지고 또 굉장히 복잡하고 융복합적인 어떤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민간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전문가들이 수평적으로 잘 모여서 대응할 수 있는 그런 체계를 갖추는 게.

-공조체계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공조체계가 중요하다, 이런.

-그래서 저희들이 그걸 기능적 통합이라고 해요.

물리적, 기구적 통합이 아니고 기능적으로 통합이 돼서 이런 재난이 났을 때는 이러이러한 전문성들이 전부 모여서 관리하자.

그래서 기능적으로 통합하는 관리시스템이 미국이나 우리보다 앞선 방재선진국에서는 다들 지금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보면 예를 들어서 기능적 통합이라고 하는 것이 이번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해군에서는 잠수부를 동원하고 또는 민간에서도 잠수부를 동원하고 또 해군에서는 배를 대고 공군에서는 조명탄과 헬리콥터를 갖다 대고 또 해양수산부에서는 가까이에 있는 선박들 있지 않습니까?

어선들 전부 다 동원하고 하는 식으로 예를 들어 또 하나는 여성가족부 같으면 이번에 가서 할 일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피해자 가족들이 거기 한꺼번에 모이기 때문에.

특히 피해자 가족들의 3분의 2 이상이 여성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을 돌봐줄 역할이 여성가족부에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 제공이라든지 또는 국토교통부 같으면 교통을 그쪽에 진도까지 운행해 주는...

이게 정부 부처가 갖고 있는 모든 방재자원.

정보, 인력, 기술, 물자.

이런 것들이 각 부처에 다 산재해 있습니다.

이것을 기능적으로 각기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동원해 주는 그런 시스템이 돼야 되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모두 한 사람이 다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이 사전에 준비가 되게 짜여서 현장에서 이 재난을 관리할 사람들에게 중앙정부는 지원해 주는 지원기능만 가지면 됩니다.

그다음에 현장에서 활동할 사람들이 진짜 제대로 조직되고 훈련됐느냐 하는 것을 감시감독해 주는 기능만 있으면 되는데 현재 우리 조직은 전부 모든 것이 중앙으로 집중이 돼 있고 중앙에서 명령하는데.

문제는 그 명령을 실행해 줄 현장조직이 전혀 없거든요.

전혀 없으니까 실행이 되지를 않습니다.

-우리 평소에 조직을 할 분야를 연습해 놔야 됩니다.

우리가 상상했던 것하고 실제로 일어나는 게 항상 달라요.

그러니까 실제로 일어나는 것과 같은 훈련을 계속 해야 됩니다.

그게 낭비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는.

훈련하고 연습하고 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고 또 혹시 일어나면 어떡하지 하면 그 사람은 간이 작은 사람, 담이 없는 사람 이렇게 아주 용기 없는 사람으로 치부해버린단 말이에요.

그런데 실제로는 연습을 해야 됩니다.

우리 지금 여러 가지 흔히 연습하는 것 있지 않습니까?

-민방위훈련...

-민방위훈련 같은 것을 형식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너무 형식입니다.

-그럴 바에는 아예 안 하든지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해야지 이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연습을 해 놓으니까 사건이 딱 일어나면 어쩔 줄을 모르는 거예요.

-우왕좌왕하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우리 손 교수님은 우리가 정말 완벽한 매뉴얼이라든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런 매뉴얼과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평상시에 비용이 들고 시간이 들고 불편하더라도 계속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훈련하는 게 몸에 배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네요.

-예를 들어 민방위를 예로 들면 현재는 본래 민방위는 적 침공시에 우리가 어떻게 할 거냐 하는 내용이거든요.

그런데 요즘 와서는 재난대비 민방위훈련을 하는데 어떻게 그 내용을 보면 황당하냐 하면 저 산꼭대기 고층아파트에 사는 가정주부가 가까이에 있는 1.5km 내지 2km쯤 떨어진 지하철에 오도록 하는 훈련을 지금 하고 있어요.

그건 말이 안 됩니다.

비상상황이 되면 우리 이 자리에서 우리 네 사람이 방송을 하고 있다가도 비상상황이 되면 기껏 뛰어갈 수 있는 게 100m, 아니면 호흡을 가다듬어서 200m 정도가 되 는데 그러면 만약에 제가 민방위훈련의 책임을 맡고 있다고 하면 현재 계신 자리에서 비상시에 한 2, 3분 이내 뛰어갈 수 있는 데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는 거 있죠.

자기 사무실이든지 자기 집이든지간에 거기 가서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이 어떤 데 있는지 없으면 국가 보고 시설 해 달라고 하든지 아니면 공간이 넓은 데를 간다든지 하는 그런 시설을 확인하고 거기까지 갔다 오는 게 중요합니다.

가면 된다가 아니고 한 번 갔다 오는 게 중요한데.

지금은 전부 지하철 같은 데 지하시설이 있는데.

그런데 지하시설도 지금 어떻게 계산하고 있느냐 하면 지하주차장 있지 않습니까?

주차장이 면적이 얼마니까 몇 명 수용할 수 있다.

지금 전부 그렇게 계산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에는 뭐가 있습니까, 기본적으로?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차가 대 있습니다.

그건 고려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니까 얼마나 형식적인 허황된 우리가 훈련을 낭비하고 있느냐 하는 겁니다.

-인명경시사상, 안전불감증하고 다 공개했습니다.

다 우리 국민이고 정부 관계자, 다 지금 안전불감증에 걸려 있어요.

사람 생명을 가지고 지금 장난치고 있는 겁니다.

-실제 뭘 해야 될지를 모르고 있어요.

생각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지금 정부청사, 광화문에 있는 청사에 가보면 상황실이라고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각 부처에서 파견나와 계신 분들이 있어요.

여기 뭐하러 와계십니까?

대답 못 해요.

-참 많은 문제를 얘기해 주셨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백화점이라든가 또 시장이라든가 지하철이라든가 이런 곳부터라도 평상시에 일어날 수 있는 화재라든가 붕괴사고라든가 이런 것에 대비해서 불시에 훈련도 해 보고 말이죠.

또 정부당국에서 재난관제센터에서 또 그걸 불시에 또 한 번 점검도 해 보고.

-그래서 제가 어떤 것을 개인적으로 요구했냐 하면 이 재난상황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그다음에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

임의의 백화점이면 백화점, 지하철이면 지하철에 가서 갑자기 이용하는 데 불편이 안 되는 시간에 상황을 부여하고 그다음에 거기의 관계자들이 어떻게 고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지 이것을 우리가 평가해서 할 수 있는 제도를 우리가 만들자...

-우리가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나쁜 상황을 항상 염두에 두고 훈련을 해야 됩니다.

항상 우리는 가장 좋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 사고가 안 일어나죠.

그런데 사고라는 건 전혀 예측하지 않았던 시간에 그런 상황에서 벌어진단 말이에요.

제가 아이들 데리고 소방훈련을 해 보니까 그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집에 어릴 때 불이 나면 너는 저쪽으로 뛰고 너는 어디를 뛰어라, 너는 어디 있을 때 이렇게 뛰어라 한번 교육을 시켜놨더니 그다음에 내가 불이야 그러니까 아이들이 딱 그대로 뛰더라고요.

-학교에서 해 보셨습니까?

-집에서 했죠.

-집에서요.

-어릴 때 아이를 데리고 훈련해 보니까 훈련이 정말 필요하구나.

아니면 불이 나면 아이들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거든요.

그런데 몇 번 이렇게 뛰도록 해 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자동적으로 뜁니다.

-길을 압니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제가 아주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빨리 탈출하는 길을 미리 평상시에 익혀놓는 게 중요하고요.

우리 조 교수님이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마는 화재에 대비해서는 항상 비닐봉지, 비닐봉지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3원짜리 구멍가게에서 파는 그게 있으면 가스에 질식하는 걸 막습니다.

그런데 화재에서는 대부분이 가스질식사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다음에 시신이 훼손되는데, 그런 것.

그다음에 집 안에, 화재 방금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집 안에 소화기는 있어야 됩니다.

소화기도 요즘 옛날식 분말이 아니고 분말소화기는 터뜨리면 굉장히 여러 가지 후유증을 낳기 때문에 요즘 액체소화기 좋은 게 많습니다, 우리 국산들이요.

그거 바로 가스불도 다 끌 수가 있거든요.

그런 것 모기약통처럼 생긴 거 있죠?

그런 건 배치해 놓고 사용할 줄도 알고 그다음에 우리 손 교수님께서 방금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의 가옥을 보면 출입구하고 부엌 있죠?

불이 가장 많이 나는 부엌하고 굉장히 가깝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건축설계 하시는 분들에게 이것 좀 떼어놓을 수 있도록.

그렇게 해서 유사시에 부엌에 불이 나더라도 출입구로 나갈 수 있도록 그걸 해서 요즘 아파트 설계가 그런 방향으로 지금 가고 있는데 그것 한번 훈련시켜놓으면 다 잊어버린 것 같지만 비상시에는 그게 순간적으로 기억이 나서 애들이 자동적으로 그쪽으로 옮기게 되어 있습니다.

-평상시에 교육이라든가 훈련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또 이번 사건을 보면서 말이죠.

실소유주 이름이 많이 나오고 있고 어떻게 해서 기업을 키웠는지 이런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오대양사건처럼 이렇게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사람이 이렇게 감시라든가 관리 이런 걸 전혀 받지 않고 아주 변칙적인 방법으로 또다시 아주 쉽게 이렇게 재기에 성공할 수 있는 건지.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도 문제가 아닐까요?

-유착관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그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 긴밀한 유착관계가 있는데.

아까 재난과 관련해서는 교육도 말씀하시고 그랬는데 가장 중요한 게 교육을 통해서 지식을 얻는다는 것도 있지만 또 한 가지는 그 중요성에 대한 지각, 어웨어니스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디로 가고 어떻게 도망가고 하는 것을 배우는 것도 중요한데 그것보다도 위험이라는 게 굉장히 우리 일상화된 거고.

또 그래서 이걸 갖다가 연습을 하는 게 결코 작은 위험이 큰 위험이 되니까 이 코스트가 적은 게 아니다라는 그런 신념을 사람들한테 박아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정부의 역할도 그런 데 있지 않은가 하는데요.

다시 유착관계로 돌아보면 하나의 미스테리죠.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의 심성을 얘기할 때 대개 세 가지의 의태어를 가지고 얘기합니다.

끼리끼리라는 것과 또 빨리빨리라는 것하고 그다음에 대강대강, 뭐 대충대충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는데 그런 건 대개 우리가 사람들의 행태를 보고 즉각적으로 직감할 수 있는 상당히 심향이라고 할까요?

상황적인 겉으로 나타나는 사람들의 심리적 방향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조금 더 안쪽으로 이면에 들어가서 깊이 들어가게 되면 그런 세 가지 심향을 주관하는 동기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게 편의주의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게 좋은 거고 별탈 없으면 그냥 넘어가고.

그래서 여러 가지 재난훈련이라는 게 성가신 일이고 필요 없다고 생각되고.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편의점들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편의점 가면 거의 모든 걸 살 수 있고 술부터 담배고 모든 걸 다 살 수 있고.

그러니까 이런 데 익숙해 있는 것이 우리 국민들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걸 참으려고 그러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훈련이라든가 이런 걸 제대로 원리원칙을 갖다 제대로 준하는 게 그런 습관이 되어 있지가 않죠.

그래서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해 주신 것 같아요.

끼리끼리, 빨리빨리, 대충대충.

이런 지나친 편의주의가 사실 좀 문제가 아닌가 이렇게 지적해 주셨는데.

그리고 또 이번 사고를 보면서 사실은 기본과 원칙을 무시하고 이게 너무 겉만 번지르르한 그런 민낯을 보여줬다.

그리고 어떤 과정과 절차는 소홀히하고 무시하고 오직 목표와 결과만을 가지고 평가하고 인정을 해 주는 그런 사회 분위기...

이런 것도 학자들이 많이 지적하고 있는데 손 교수님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우리가 기본원칙을 그대로 지키면 좀 귀찮죠.

그러니까 귀찮으니까 우선 안 하려고 하는데.

왜 기본과 원칙을 이렇게 무시하게 됐느냐.

과거에 식민지시대에 국가가 명령하는 것 원칙, 법 다 우리를 착취하기 위해서 만든 거다.

그 뒤에는 또 독재정권 때 무슨 원칙, 기본 이런 거 하면 다 저건 우리를 착취하기 위해서 한, 우리를 다스리기 위해서 하는 거다.

또 어른들이 선생님들이 하면 다 권리를 상실해버렸으니까 자꾸 우리 귀찮게 괜히 쓸데없는 소리한다.

권위가 없어져버렸어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 권위가 없어졌군요.

-권위가 없어져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소위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다 권위가 없어져버린 거죠.

냉소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고요.

이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이건 사실 우리를 위한 원칙이다, 우리를 위한 기본이다.

이런 인식이 아직까지 충분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금 내는 건 우리를 위해서 내는 거라고 생각하지를 않았어요, 뺏기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 조금 세금은 우리를 위해서 내는 거다 인식이 좀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게 정부가 정말 법을 만들고 뭘 요구할 때는 국민들이 봤을 때 그건 우리를 위한 거다, 이렇게 인식이 되도록 설득을 시켜야 되고 또 모범을 보여야지.

가령 원칙 해 놓고 자기들은 원칙 안 지키고 법 만들어놓고 법 만든 사람은 법 안 지켜버리고.

그러니까 국민들은 저거 괜히 우리 귀찮게 하기 위해서 하는 거다 이런 생각이 딱 들어오는 겁니다.

우리 기성세대의 잘못이고 특별히 그건 정부의 공무원들의 잘못이라고 봅니다.

-국회가 그런 걸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국회가 질서를 안 지키는 심벌을 우리 학생들에게 보이고 있거든요.

저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입장인데 공학 이외에 의논할 잔디밭에 앉아서 이야기할 시간을 자주 갔는데 해 보면 국회가 법을 만들어놓고 알고 만들었는지 모르고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만들어놓고 안 지키는 게 국회다라고 하는 인식을 학생들이, 분명히 대학생들이 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고.

그런데 하나 이번 사건에서 놀라운 것이 우리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으로 교육 잘 받았고 선생님들이 잘 가르쳤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나가지 말라 하는 그 상황에서 다 자리를 웬만하면 다 지켰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슴아파 하고.

-이게 아쉽지만 단원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참 잘 가르치셨다.

그리고 애들도 교육 제대로 받았다.

우리가 흔히들 요즘 애들 버릇 없고, 많이 비판들을 합니다마는 이번 사건을 보고 나서는 애들 참 그래도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이다 하는 생각을 저는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요.

-어떻습니까?

흔히 우리가 재난안전시스템과 관련해서 가장 얘기를 많이 하는 나라가 일본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일본 같은 경우는 어떻게...

-일본은 우선 정부와 일반 시민들 사이의 신뢰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최근에 와서 후쿠시마 원전사태 때문에 신뢰도를 많이 잃어버린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정부라고 하는 것이 저 위의 수상실이 아니고 도도부현에 있는 현장관리들이 하는 얘기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절대적으로 따라줘요.

이렇게 가면 이렇게 갑시다, 이렇게.

잘 따라주거든요.

그리고 일본 사람들은 제가 여러 번 가서 현장에 가서 일반 시민들도 만나고 관리들도 만나서 보면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라고 하는 기본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고 내가 내 안전을 지키는데 정부는 각급정부, 도도부현 이 정부는 나를 도와줄 뿐이다.

내 목숨을 정부가 책임지는 건 아니다 하는 생각을 일반 시민들이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워낙 각종 재해재난이 워낙 많은 나라다 보니까 그게 생존수단이고 생존의 아주 기본적인, 머리에 들어 있는 부분입니다.

그게 우리하고는 전혀 달라요.

현재 우리는 보면 정부정책으로 정부가 다 해 줄 것처럼 정부가 약속을 해요.

그 대표적인 용어가 발본색원, 항구대책, 뿌리 뽑는 정책, 사실 그런 건 없거든요.

없는데 이렇게 하겠다고 해 놓고는 안 지켜주니까 우리 일반 국민들은 정부가 너희들이 한다고 했는데 안 해 주니까 너희들이 전부 책임져라.

그래서 심지어 자연재해가 일어나도 태풍이 와도 홍수가 와도 이게 전부 인재로 돌아갑니다.

인재라고 하는 것이 전부 정부 책임이라는 얘기입니다.

전부 정부 책임으로 지금 돌아가고 있어요.

이건 우리가 빨리 개선해야 될.

정부도 정신 차려야 되고 우리 시민도 언론을 포함해서 시민들도 좀 정신 차려서 자기 개인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고 하는 기본 생각을 가져주시고.

왜냐하면 제가 어느 시점에 어느 위치에 있거든요.

때와 장소에 따라서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고 하는 생각을 우리가 가져야 됩니다.

그다음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뭐가 관계가 됐을 때는 읍면동에서, 또 군에서 아니면 도에서 또는 중앙정부에서 나를 도와주도록 그렇게 해야 되는 거지 제주도 마라도에서 임산부가 애를 낳는데 광화문에서 뭘 이야기할 겁니까?

청와대에서 뭘 할 수 있습니까?

그러면 마라도에 계신 주민이 옆에서 도와주고 그다음에 연락이 닿는다고 하면 마라도에 있는 동 대표한테 어떤 분이 지금 출산의 고통을 겪고 있으니까 도와주세요.

그다음에 정부가 지원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 하는 기본 생각을 우리 시민들도 가져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 정부가 간헐적으로 이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6000톤 이상 대형 여객선장은 반드시 1등 항해사로 제한을 하겠다.

그리고 승객 사망시에 면허 취소를 하겠다.

그리고 해운조합에 어떤 운항, 여객선 안전운항 관리 업무를 취소를 하겠다.

그리고 발권을 항공권 수준으로 이렇게 엄격하게 하겠다.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특히 또 정홍원 총리가 국가 개조 수준의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짜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김 교수님, 이렇게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마는 국민들은 지금 정부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떨어진 상황에서...

-지금 당장은 대체적으로 굉장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약방문이다 하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는 잃었지만 그래도 외양간은 고쳐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을 추스릴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요.

정부의 권위가 서고 영향력이 먹혀들어갈 때는 시일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결국 매뉴얼도 중요하고 그런데 매뉴얼이 어느 장소에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장롱 속에 들어가 있으면 그건 매뉴얼이 아니죠.

재난이 일어난 건 대개 불각시에 들이닥치는 게 재난인데 그럴 때 쉽게 펴볼 수 있고 금방 즉각적으로 봐서 이해할 수 있고 따를 수 있고 하는 그외 접근성이라든가 그다음에 단순성이라든가 이해도 이런 게 다 갖춰져야 매뉴얼다운 매뉴얼인데 그런 걸 갖다 만들어주지 않고 자꾸만 새로 만들고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걸 바꾸고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아직은 공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매뉴얼을 만들더라도 아주 쉽게 만들고 또...

-매뉴얼 이야기를 방금 김 교수님이 하셨습니다마는 현재의 매뉴얼은 행정절차 매뉴얼입니다.

관리들이 행정을 수습하고 뭐 하는데...

-결국 보고용이라든지.

-그렇죠, 절차입니다.

상황은 재난상황이라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집니다.

이번처럼 재난을 수습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지만요.

매뉴얼대로 하면 재난발생 시간보다도, 관리해야 될 시간보다도 수십배까지 걸려버립니다.

그래서 이 행정절차 매뉴얼하고 그다음에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 일상생활 하는 우리 국민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한두 가지, 또는 두세 가지의 그냥 무의식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현장매뉴얼이 있어야 됩니다.

이게 너무 길어요.

우리 국민들이 전부 주머니에 갖고 다닐 수도 없고 뛰어가면서 그걸 볼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일 참 우스갯소리를 합니다마는 가장 진실한 게 재난현장을 피하라, 즉 36계를 제1로 삼고 있습니다.

피하라, 피하고 나서 그다음에 돌아보면서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돌아봐서 수습하도록 하라 하는 우스갯소리를 합니다마는 우리 국민...

-지금 말씀하신 그 매뉴얼들 또 국가 개조에 버금가는 수정을 하겠다.

해야 됩니다.

소를 잃고 외양간 안 고치면 더 잘못한 거예요.

반드시 고쳐야 되고.

저는 이번이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온국민이 흥분해 있는 이런 상태에서 지금 관심을 집중시킬 제일 좋은 기회거든요.

이번에 철저히 해야 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제가 꼭 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암만 만들어놔봐야 안 지키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지켜야 됩니다.

그런데 지키지 않는 것은 공직자들의 잘못만이 아니고 우리 국민 모두의 약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번에 정부 욕하고 공직자 욕하고 우리가 반드시 욕할 권리도 있고 욕해야 됩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약점, 이건 우리도 고쳐야 됩니다.

안전불감증, 적당히 적당히.

아까 여러 가지 이야기 나왔잖아요.

우리 모두가 거기에 책임을 져야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제도만 만들어놓으면 된다, 법만 만들어놓으면 된다, 매뉴얼만 있으면 된다, 그건 아주 피상적인 겁니다.

이건 정말 우리 자신을 위한 거고 내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거 반드시 지켜야 된다, 이런 의식이 우리 국민 사이에 생겨나야죠.

그리고 아까 노블레스 오블리주 얘기가 나오는데 선장이 도망쳤다.

물론 선장이 선장 대접도 못 받았어요.

월급을 이백 몇 만원 받았다고 하니까 자긍심도 생기지를 않죠.

그러나 맡았으면 책임을 져야죠.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 공직자고 국회의원이고 모든 직책이 맡으면 그걸 영광으로 생각한다고요, 축하를 한다고요.

그거 축하거리가 아니거든요.

엄청난 책임이구나.

이걸 내가 정말 감당할 수 있겠나 그런 생각을 해야 될 텐데 우선 그 직책이 가져다 주는 특혜, 특권 그것만 생각하지 그것이 가져다주는 의무나 무거운 책임, 이걸 안 느낀단 말이에요.

그런데 6.25전쟁 때 미국의 장군의 아들 백사십 몇 명이 우리나라에 참전했고 상당수가 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장관 아들들 군대에 안 갑니다.

그런 사람들이 장관도 하고 국회의원도 한다고요.

이게 바로 우리하고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차이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우리 국민도 제책임을 다 못하는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들, 저 자리에 앉을 자격 없다, 무시할 줄 알아야지.

무조건 높은 자리에 가 있으면 쳐다보고 하는 이 나쁜 전통, 이거 바꿔야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얘기를 좀 해 주셨는데 조 교수님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사고의 또 대책을 강구를 하고 또 원인분석을 하고 이렇게 대책을 내놓겠지만 또 이게 잘 지켜지지 않으면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를 현실적으로 많이 하고 있거든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어떻습니까?

재난전문가로서 정말 중요한 사항, 꼭 지켜야 될 사항이 있다면 좀.

-우선 재난을 우리가 현대사회를 재난과 더불어 사는 사회라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좀 재난에 대한 스트레스는 아니더라도 긴장감 정도는 좀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일상생활에서 버스를 타든지 지하철을 타든지 길을 걸을 때도 군에서 어떤 용어를 쓰냐 하면 전후 사주경계라는 말을 쓰거든요.

조금은 긴장감을 갖고 살아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저희들은 하고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현실적인 가장 실용적인 교육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안전생활, 재난에 관한 교과서를 조그마한 걸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6학년용 교과서를 썼어요.

그래서 서울 시내에서 지금 세 학교가 가르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가르친 학교에서 저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해서 특강을 해 달라고 해서 현장을 뛰면서 뛰어다니면서 실습도 해 봤는데 그런 재난에 대한 조금의 지식을 우리 국민들에게 주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라고 하는 생각이 들고.

또 이 재난관리를 우리가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재난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진짜 자기 업무에 대해서는 긴장감을 갖고 전문성을 쌓도록 그분이 뭘 하셨든간에 맡은 동안에는 그런 긴장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김 교수님.

-지금 재난이 우리 상시적이고 더불어 살아가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와 관련해서 시민의식이 성숙돼야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컨대 지금 아까 노블레스 오블리주 말씀하셨는데 지도층이 지탄받을 요소가 상당히 많죠.

그러나 정경유착이라든가 또는 지도층 사이들의 여러 가지 공생관계라든가 이런 것도 중요한데 그걸 지탄하고 비난하는 그런 사람들도 사실은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그렇지 그런 특권이나 또는 부를 소유했을 때 본인이 정말 양식적 시민으로 지낼 수 있었던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자문자답을 해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 아직도 사고발생 12일째 맞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손 교수님 어떻게 이 어려움을 빨리 좀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우리 국민과 또 유가족이 느끼는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마는 이렇게 계속해서는 안 됩니다.

이거 엄청난 희생을 치렀으니까 이걸 전화위복으로 만들어야 희생된 사람의 죽음이 헛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우리 국민이 모두 합쳐서 한번 약속을 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절대 이런 사건 일어나지 않는다.

하여튼 우리는 선박회사든 공무원이든 우리 국민이든 절대로 이런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

우리 국민 약속을 한번 했으면 좋겠어요.

이 엄청난 기회, 이게 참 엄청난 비극입니다마는 이걸 엄청난 기회로 이용해서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대한민국이 완전히 안전한 나라로 거듭났다 역사에 한번 기록이 되면 이번에 희생된 사람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이걸 이런 식으로 건설적으로 긍정적으로 이걸 이용하는 그런 지혜를 한번 모았으면 어떨까 저는 이런 식으로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 참사의 희생이 정말 헛되지 않도록 정말 정부부터 또 우리 국민 모두가 각자 뭘 해야 되는 건지 서로 반성하고 돌이켜 보는 그런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오늘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참사를 반복적으로 부르는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점과 기본이 바로서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여러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기본과 원칙을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는 막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나라가 돼야 합니다.

법과 제도뿐 아니라 평소 교육과 훈련으로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세월호 방지대책의 출발점이 돼야 할것입니다.

생방송으로 진행해 드린 일요진단 여기서 모두 마칩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대단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