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채찍’…버티면 지원 중단_캔버스로 돈 버는 방법_krvip

기업 구조조정 ‘채찍’…버티면 지원 중단_베타 강좌 페이지_krvip

 금융당국이 기업 구조조정을 독려하는 가운데 채권은행의 구조조정 요구에 따르지 않다가 대출금을 회수 당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고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거부하거나 자구계획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는 기업에 신규 대출 중단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

◇ 대기업 12곳 워크아웃 무산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권 여신 500억 원 이상으로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는 건설.조선.해운사와 대기업 54곳 중 29곳은 경영정상화 계획을 확정하고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채권단과 체결했다.

10개사는 이미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3개사는 사모투자펀드(PEF) 등을 통한 자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6개 건설사와 2개 조선사, 1개 해운사, 3개 일반 대기업 등 12곳의 워크아웃은 무산됐다.

이들 중 8곳은 채권단의 권고에 따라 혹은 자진해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2~3년 정도 채무상환을 유예받지만, 워크아웃과 달리 신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나머지 4개사는 법정관리도 신청하지 않아 채권단이 대출금 회수 절차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하려고 실사를 하다 보니 부실이 너무 커서 법정관리로 간 사례도 있고 기업 측이 자구노력을 거부해 대출을 회수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안 하고 버티는 기업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대출금에 대한 담보권을 행사하게 된다"며 "C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대체로 연체가 있어 법적 절차에 따라 경매 등의 방식으로 담보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한다"고 설명했다.

◇ 中企도 버티면 대출금 회수

지난 7월15일 실시한 중소기업 1차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77곳 중에는 50곳이 지난 10월 말까지 워크아웃을 개시했고 9곳은 무산됐다. 나머지 18개사는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채권단과 기업이 협의를 하고 있다.

워크아웃을 개시하지 못한 9개사 중 일부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부도가 났지만, 일부는 구조조정을 거부하다가 대출을 회수 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 9월에 끝난 중소기업 2차 신용위험평가에선 108개사가 C등급을 받았고 10월 말 기준으로 10개사만 워크아웃을 개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안 하고 버티는 곳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일반대출 등 여신을 바로바로 회수하고 있다"며 "다만 은행 때문에 망했다는 소리는 듣기 싫어서 일부는 담보를 보강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KB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가운데 일부 구조조정을 잘 안 하려는 기업도 있다"며 "대기업은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등 투명성과 대외신뢰도를 감안하지만 중소기업 특성상 개인 오너나 가족 경영이 많아서 워크아웃을 하면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력 등을 정리해야 하는 데 이를 꺼리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거부하고 버티는 이유로는 ▲기업주가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국내외 자본 유치가 진행되는 경우 ▲실사 후 악성채권이 드러날 것을 우려하는 경우 ▲신용위험 평가 등급을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이 인내를 가지고 기업주를 설득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래도 안 되면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기존 여신을 회수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