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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지주는 24일 우리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3개 계열사를 '싹쓸이'하자 한껏 고무됐다. 기존의 농협은행·농협생명보험에 더해 증권업계 1위인 우투증권을 끌어와 은행·보험·증권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가 한층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농협금융과 경합한 KB금융그룹은 잇단 인수·합병(M&A) 실패로 체면을 구겼다. 우투증권 인수를 '국민은행 사태'의 반전 카드로 삼으려던 바람도 물거품이 됐다. ◇농협 "任 회장 취임 6개월 만에 재도약 발판" 농협금융은 지난 6월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직후 우투증권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은행에 치우친 농협금융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면 비(非)은행을 더 키워야 한다는 임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그는 취임 직후 연합뉴스와 한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이 나온 만큼 우투증권 인수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처음 밝혔다. 이어 9월30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선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우투증권 패키지 일괄 매입 의사를 확언했다. "우투증권 인수에 실패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지 않았다"던 그의 의지와 자신감은 이번 인수전까지 지켜졌다. 우투증권 인수 태스크포스(TF)를 진두지휘하면서 농협중앙회 설득에 발벗고 나선 결과 농협금융은 패키지 내 계열사에 고른 가격을 써내 인수전에서 승리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 체제가 출범한 지 3년 만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의미를 뒀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패키지를 인수하더라도 당장 합병을 추진하지는 않되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농협금융의 계열사는 업계 5위인 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생명(4위), 농협증권(13위) 등 7개다. 여기에 우투증권 패키지의 3개 계열사가 추가된다. 특히 농협증권은 우투증권과 합쳐질 경우 단숨에 증권업계의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선다. 자산(35조5천억원), 자기자본(4조3천억원), 임직원 수(약 4천명) 등에서 업계 2위와 3위 증권사를 멀찌감치 따돌리게 된다. 생명보험의 경우도 예상 밖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1천명을 넘는 설계사 조직이 우수하고, 잠재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 망연자실…잇단 M&A 실패 후유증 우려 나름대로 공을 들인 KB금융과 파인스트리트는 우리금융이 끝내 농협금융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특히 농협금융과 마찬가지로 은행에 치우친 포트폴리오 재편이 시급한 KB금융으로선 이번 인수전 패배가 뼈아프다.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잇단 비리와 부실 의혹으로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KB금융은 우투증권 인수를 '반전 카드'로 여겨왔기에 충격은 더 크다. 막판에 패키지 '일괄 매각'의 문제점이 불거지자 우투증권만 개별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데 희망을 걸었으나,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KB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우투증권에 주력해 개별로는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음에도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여러 차례 굵직한 M&A에서 고배를 마시게 돼 'M&A 징크스'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KB금융은 2006년 론스타 시절의 외환은행 인수를 눈앞에 두고 좌절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ING생명보험 인수가 막판에 백지화됐다. 잇단 M&A 실패로 KB금융 재무·전략 라인에 대한 책임론과 이사회와의 갈등설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은 우투증권 인수 실패의 후유증을 극복하는대로 현대증권이나 대우증권 등 다른 대형 증권사 인수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꼽혔던 파인스트리트는 가격 면에서 농협금융에 절대 뒤지지 않았지만, 사모펀드로서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인스트리트 관계자는 "자금조달 면에서도 전혀 의심을 살 이유가 없었다"며 "애초부터 사모펀드는 배제하고 들어간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