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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달항아리, 조선 18세기, 높이 45.1cm
여기, 잘 생긴 달항아리가 있습니다. 높이가 자그마치 45.1cm. 현재 남아 전하는 달항아리 중에서도 꽤 큰 편에 속하죠. 물건의 가치가 꼭 크기에 비례하는 건 아닙니다만, 항아리는 크면 클수록 더 높게 칩니다. 가마에서 구워내기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큰 대 자를 붙여 대호(大壺)라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달항아리'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더 친숙하죠. 이제는 영어로도 고유한 이름이 자리 잡아 'Moon Jar'로 통합니다.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에 국가가 운영한 가마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귀합니다. 현재까지 남아 전하는 수량이 아주 적습니다. 국내외를 통틀어도 20여 점에 불과하죠. 그래서 더 귀합니다. 워낙에 보기가 힘들다 보니 경매에 물건이 나오면 그것 자체로 화제가 될 수밖에 없죠. 그러니 달항아리가 나왔다고 하면 달려가 직접 봐야 합니다.

출품작을 설명하는 이학준 크리스티 코리아 대표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달항아리는 한눈에 딱 봐도 크기며 모양새며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명품이더군요. 이 달항아리는 일본의 한 개인이 소장해오던 것이라 합니다. 예쁘게 보이려고 일부러 항아리 표면에 묵은 때를 벗겨내거나 한 적 없이,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게다가 어디 한 군데 깨진 상처도 없어 보존 상태도 매우 좋습니다.

달항아리는 본래 비대칭입니다. 매끈한 균형과 비례를 갖춘 것이 아니라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모습이 죄다 다르죠. 장인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게 아닙니다. 항아리를 빚은 뒤 가마에 넣고 구우면 어떤 항아리가 나올지는 장인도 모릅니다. 불이 들어가면 필연적으로 모양이 바뀌기 때문이죠. 됐다 싶으면 살아남지만, 실패작은 가차 없이 산산조각 납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살아남은 달항아리는 장인의 그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합격품입니다.


다시, 항아리를 찬찬히 살핍니다. 이쪽에서 본 모습 다르고, 저쪽에서 본 모습이 또 다릅니다. 어디서 보면 주둥이가 반듯하게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데, 조금 돌아가서 보면 한쪽으로 살짝 기울어 있죠. 달항아리는 워낙 커서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든 다음에 가운데를 붙여서 완성합니다. 그래서 불룩한 몸통 부분이 완벽하게 매끈하지 않습니다. 그것 자체도 달항아리의 또 다른 매력이죠.

그 남다른 매력을 정말 설득력 있게 설명해준 책의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달항아리는 지극히 평범하게 생겼다. 우리는 이 사실을 솔직하게 시인해야 한다.
선이든 때깔이든 평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므로 '평범함'의 가치에 대한 깨달음이 없으면 달항아리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달항아리는 도공이 '하나의 마음'을 표현한 형상이다. 분별심 없는 세계, 집착심 없는 세계가 평범한 세계다.
그 속에서 우리는 새삼 우리 자신들의 삶을 재확인하게 된다.

- 전기열 『조선 예술에 미치다』(아트북스, 2017)

그 가치를 이제는 세계가 인정합니다.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 샌프란시스코 동양미술관(The 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 오사카 시립 동양 도자 미술관(The Museum of Oriental Ceramics, Osaka)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우리 백자 달항아리가 소장돼 있으니까요.


3월 21일 뉴욕 경매에서 이 명품 백자 달항아리는 과연 누구의 선택을 받게 될까요? 마침 이 귀한 달항아리가 뉴욕으로 가기 전에 잠시 고국에 왔습니다.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크리스티 코리아 전시장에서 24일(금)까지 딱 사흘 동안 직접 볼 기회가 있죠. 달항아리뿐 아니라 함께 경매에 나온 겸재 정선의 <금강산팔경도> 병풍, 박수근의 <앉아있는 세 여인> 등 출품작 10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 사전 예약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