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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협 직원이 치매를 앓던 노인 고객의 정기예금 계좌를 몰래 해지한 뒤 예금을 가로채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직원은 가로챈 돈을 신용 대출을 갚는데 사용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 모 씨는 지난 5월 고인이 된 아버지 유산을 확인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아버지가 치매 증상 악화로 요양원에 입원 중이던 당시 농협 정기예금을 해지했다고 전산상에 기록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원에게 묻자 아버지가 직접 해지했다고 말했습니다.

[농협 직원과의 통화 내용/음성변조 : "26일 날 1시 50분 정도에 오셨던 거로 기억하고...(예금) 해지 지급 처리를 요청하셨고..."]

당시 장 씨 아버지는 충청남도에 있는 요양원에 입원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정기예금이 해지된 단위 농협은 경기도 부천에 있었습니다.

[장 씨/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전화를 부천 농협에 해봤더니 아버지가 직접 오셔서 현금으로 찾아갔다는 거예요. '아버지가 이때 당시에 외출하신 적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요양원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해지 당시 예금 잔고는 640만 원이었습니다.

담당 직원은 이 돈을 아버지가 찾아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장 씨/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그때 당시 아버지가 온 게 맞다고. 맞는데, 아버지가 이런 이런 행색으로 오셨던 분이고..."]

하지만 며칠 뒤 말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스캔해 둔 아버지 신분증 사진 파일을 이용해 자신이 예금을 찾았다는 겁니다.

이 돈을 신용대출을 갚는데 썼다고도 털어놨습니다.

이 직원은 이전 거래 전표에 남아 있던 장 씨 아버지 필체를 흉내 내 자신이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농협 측은 직원 개인 일탈로 생긴 일이라며, 다음 주 감사를 거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해당 직원을 횡령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