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맞서..인간을 '초인'으로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2016년 설립한 벤처기업입니다. 인간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해 질병·장애를 극복하고, 쌍방향 기억 전송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평소 인공지능(AI) 부정적 견해를 피력해 왔습니다. 그는 AI가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대단'할 것이며, 그런 발전이 인류에게 좋은 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해 왔습니다. 어쩌면 그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영화 '매트릭스' 같은 미래를 우려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가 대안으로 꺼내 든 것이 뉴럴링크 설립입니다. 인공지능에 맞서, 인간을 기계와 합쳐 '초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뉴럴링크는 개발 중인 여러 시제품을 선보였지만, 이식 결과를 공개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자신들이 개발한 가로 23mm, 세로 8mm의 마이크로 칩을 돼지의 뇌에 삽입한 결과를 외부에 처음으로 선보인 겁니다.
'거트루드'라는 이름의 이 돼지는 2개월여 전, 뉴럴링크의 칩을 뇌 속에 심었습니다. 칩에 있는 1,000여 개의 섬유 전극이 뇌 속 신호를 포착해 컴퓨터로 무선 전송합니다. 칩은 무선 충전하는데, 한 번 충전하면 온종일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이날 생중계 자리에선, 거트루드가 냄새를 맡으며 킁킁거릴 때마다 코에서 뇌로 전달된 신호를 칩이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뉴럴링크 측은 "지금은 일방향 전송이지만, 곧 쌍방향 전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2020년까지 인간 뇌에 칩 심겠다"
지난해 머스크는 올해(2020년)까지 인간의 뇌에 뉴럴링크 칩을 심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척수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에게 전극을 삽입하겠다는 겁니다. 2024년까지는 건강한 사람 뇌에도 칩을 이식하겠다고 했습니다.
현재로선 이식 과정이 결코 간단치 않습니다. 뉴럴링크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앞서 거트루드에게 심었던 것과 유사한 마이크로 칩을 심게 됩니다. 머스크는 "궁극적으로 칩 수술을 라식 수술만큼 간단하게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뉴럴링크는 인간에게 섬유전극을 심기 위한 수술용 로봇도 만든 상태입니다.
뉴럴링크의 기술이 적용될 가장 유망한 분야는 의료가 꼽힙니다. 기억 상실과 우울증, 불면증, 자폐증 등 다양한 뇌 관련 질환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마치 현재 스마트워치처럼 이용자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심장마비 등이 오면 경고할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인류의 공생을 꿈꾸며, 인간을 '초인'으로 만들겠다는 머스크의 구상. 머스크는 "미래에는 컴퓨터에 기억을 저장하고 재생할 수 있고, 새로운 몸이나 로봇에 자신의 기억을 다운로드(내려받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