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축구인 윤정열씨 _이기고 있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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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서 축구단 코치 변신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뇌성마비 장애를 딛고 비장애인 못지 않게 활기찬 모습으로 축구장을 누비는 `축구선수'가 있다. 21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뇌성마비복지회가 주최하는 `제24회 오뚝이축제'에서 표창장을 받는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축구단 윤정열(47.뇌병변3급) 코치가 주인공. 윤씨는 88 서울장애인올림픽 당시 축구팀 국가대표로 참가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축구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듬해인 1989년 뇌성마비청년모임 `청우회'에 축구단을 만든 뒤 청우회와 뇌성마비복지관 축구단에서 맹활약하면서 축구에 대한 사랑을 더욱 키워왔다. "청우회에 처음 축구단을 만들었을 때 한 달에 두 번 정도 복지관 부근의 학교 운동장을 찾아가 훈련을 했어요. 운동장만 비어 있으면 무작정 들어가 연습을 했기 때문에 쫓겨난 적도 많았죠" 올해부터 윤씨가 코치로 활동하는 뇌성마비복지관 축구단 선수는 모두 13명. 대부분 직장인인데다 평균 연령도 마흔 살의 `고령'이라 축구단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그는 "대부분 뇌성마비가 심한 중증 장애인이라 출전 선수를 고르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이라며 주어진 현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에게는 대한뇌성마비장애인축구협회 기술이사와 청우회 부회장이란 직책도 따라 다닌다. 축구 경기를 볼 때는 조용히 몰입하는 성격이라 2006 독일월드컵 때도 길거리 응원을 하는 대신 집에서 혼자 텔레비전 중계를 봤다. "어떤 경기나 흐름이 있거든요. 경기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흐름에 빠지게 되죠. 그런데 옆에서 누가 마구 떠들면 집중이 안 되기 때문에 솔직히 신경질이 납니다" 축구 사랑이 남다르다 보니 주변에선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대단하다"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윤씨는 "축구를 워낙 좋아하는 걸 알기 때문에 가족들도 운동을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안 하지만 다치지 않게 살살 하라는 잔소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고 말했다. 10살 전까지는 걷지도 못했고 그 뒤에도 어머니 등에 업혀 등하교할 정도로 장애가 심했지만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 덕분인지 증세가 차츰 나아졌다. 그는 "의사 소통이 잘 안 되니까 남들은 중증 환자라고 보기 쉽지만 축구할 때 내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의 장애가 살아가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는 힘들지만 공이 발에 와 닿는 순간이나 골을 넣을 때 느끼는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축구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윤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장애인들에게 "무엇을 하든지 즐긴다는 생각으로 해야 성공한다. 매사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고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 가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