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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난 지 88일 된 영아가 뇌출혈과 갈비뼈 골절로 중태에 빠진 일이 일어났습니다.

부모는 학대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아기가 위급한데도 119를 부르지 않고 동네 소아과부터 들르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그제 오후 5시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생후 88일 된 영아 한 명이 위독한 상태로 이송됐습니다.

CT 촬영을 해 보니 뇌출혈과 양쪽 망막 출혈, 갈비뼈 여러 곳이 부러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몸에서는 군데군데 멍든 자국도 발견됐습니다.

병원 측은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석연치 않은 점들이 확인됐습니다.

아기가 처음 이상 반응을 보인 건 그제 아침 7시쯤.

숨이 고르지 않고 체온도 떨어진 상태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119를 부르지 않고 두 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인근 소아과로 아기를 데려갔습니다.

소아과는 더 큰 병원으로 가라고 안내했고, 부모는 다시 성남의 한 종합병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소아 중환자실이 없어 치료를 할 수 없었고, 결국 서울의 병원으로 다시 한번 옮겨야 했습니다.

제대로 진료받기까지 10시간 가까이 걸린 겁니다.

병원 측의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지자체 공무원이 갔을 때도 부모는 병실에 아기만 두고 귀가한 뒤였습니다.

[성남시 관계자 : "병원에 출동해서 아이 상태를 의사 선생님에게 확인을 받고 부모 집 방문해서 새벽 3시 반까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아기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부모인 30대 여성과 20대 남성은 학대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전날 아기에게 폐렴 백신을 접종하고, 카시트에 태우다 머리를 부딪친 사실만 있다고 시청 공무원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부모의 학대 정황이 확인될 경우, 이들에게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남은주/그래픽:이근희 최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