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화 돼 가는 고액 선물 실태 _영화상 오스카상 수상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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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문기자 리포트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지인들을 위한 작은 선물 한두 가지씩은 마련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선물이 수백만원대에 이른다면 단순히 선물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겠죠. 점점 뇌물화 돼 가는 고액 선물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류현순 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컬렉션 수준의 상품들이 명절 선물용으로 등장했습니다. 부유층끼리의 인사치레라고만은 보기 어렵습니다. 1200만원짜리 로열싸루트입니다. 50년 된 이 술은 세계적으로 255병만 생산했는데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이 30병이 넘습니다. 보르도산 최고급 와인 4명은 100만원짜리 구찌백에 담아 1000만원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안주류는 500만원, 장인이 만든 은칠보그릇에 담겨 있습니다. 최고급 녹차는 장인이 만든 은다기세트를 곁들여 250만원, 또 다른 곳에는 165만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원래 비싼 굴비는 올해 200만원짜리 선물세트가 등장했습니다. 알백이 굴비입니다. 수십만원대의 굴비는 흔한 편입니다. 멸치도 1.4kg 한 상자에 40만원입니다. 한때 금치로 불리웠던 멸치는 지난해보다 20% 가량 더 잡혔다고 하는데도 새끼손가락 만한 중멸치 마리에 400원꼴입니다. 6kg에 100만원 하는 한우 선물세트 속의 한우는 1kg에 무려 17만원꼴입니다. 해발 400미터 산지에서 10년 동안 재배했다는 더덕은 세 뿌리 한 세트에 110만원입니다. ⊙김영주(주부클럽 상임이사): 수십만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상품들은 마음이 오가는 선물이라기보다는 어떤 이해관계나 청탁의 우려가 보여집니다. 이렇게 과대포장되거나 고가의 상품들은 선물을 받는 것을 거부하는, 올바른 선물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이런 고액 선물을 받을 사람은 누구일까요. 1200만원짜리 술은 누가 사가느냐는 물음에 판매원은 로비용일 것이라는 대답을 서슴지 않습니다. 이처럼 고액 선물의 종착지는 로비용이라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손봉호(한성대 이사장): 만약에 받는 사람이 권력을 갖고 있거나 특혜를 베풀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그런 식으로 그것을 갚아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선물이 뇌물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이동만(포스코 선물 안 받기 사무국장): 큰둑이 무너질 때도 작은 것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처럼 조그마한 선물도 받지 않음으로써 정직하고 신뢰를 얻는 회사가 되고자 이런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추석을 앞둔 재래시장의 경기는 고액 선물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추석이 다가올수록 조금은 나아지려니 생각은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인터뷰: 안 되죠, 불경기라고 하잖아요. ⊙인터뷰: 경제가 힘드니까 안 되겠죠, 아무래도. 그리고 재래시장은 안 돼요. ⊙기자: 추석 선물은 받은 선물이 넉넉할 경우 이웃들과 나누어 쓰는 것이 한가위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웃들과 나누기조차 어려운 고액의 선물들은 주는 사람들에게는 경제적인 부담을, 받는 사람에게는 심리적인 부담을 주는 악덕임에 틀림없습니다. KBS뉴스 류현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