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러 안 오나요?”…지방대 유학생 급감, 재정부담까지_세비야 베티스 경기장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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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신입생 모집도 힘든데…외국 유학생 유치마저 '빨간불'

국내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방대학들이 신입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19 사태가 지방대학에 또 다른 위기를 가져왔는데요, 바로 국내 학생들의 빈자리를 든든하게 채워주던 외국인 유학생이 코로나 19 여파로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상황입니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보면 외국인 유학생이 있는 부산지역 14개 4년제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7,13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도 8,701명보다 18%인 1,568명이나 줄었습니다.

대학별로는 경성대가 2019년 1,562명에서 지난해 1,183명으로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습니다. 부경대는 1,213명에서 1,023명으로 줄었고, 부산대도 1,080명에서 965명으로 줄어 외국인 유학생은 사립대와 국공립대를 불문하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 유학생 중에서도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등 비학위과정의 학생 수의 감소가 특히 두드러졌다.
■ 한때 '한국어 배우기 열풍' 어학연수…코로나 19사태 이후 40% 이상 급감

대학알리미 공시자료가 코로나 19 팬더믹 초기인 지난해 4월 기준인 점을 생각해 볼 때 유학생 감소는 코로나 19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유학생 분류를 세분화하면 달라집니다.

학부나 석사 등 학위 과정에 등록한 유학생은 2019년 3,950명에서 지난해 4,486명으로 증가했지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등 비학위과정으로 등록한 유학생은 2019년 4,751명에서 지난해 2,647명으로 40% 이상 줄었습니다.

비학위과정 유학생이 크게 줄면서 전체 유학생 수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학위 과정의 경우 이전부터 국내에 머무르며 어학연수를 마친 유학생이 진학하는 비중이 높지만, 비학위과정은 국내 처음 입국하는 유학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코로나 19 초기에 애초 계획했던 입학을 포기하고 입국을 취소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올해 공시 예정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코로나 19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유학생 수 감소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 지방대 위기의 돌파구였던 '외국 유학생 유치', 이제는 재정 부담으로

유학생 감소는 지방대학들에는 숫자 이상의 큰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외국 유학생을 유치해 재정을 확보하고 학교의 국제화도 이루겠다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지만 두 가지 모두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대의 유학생 유치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대 국제교류본부장은 "유학생을 두고 재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면서도 "부산대에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온 유학생이 2천 명이 다니고 있다. 특히, 대학원생 같은 경우에는 각 실험실에서 크게 이바지하고 있고, 대학 사회에 기여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며 외국 유학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유학생 감소로 당장 등록금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고민이지만 그동안 유학생 유치를 위해 쏟아부은 해외 홍보비를 비롯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나 전용시설, 이들을 관리하는 대학 인력 등이 모두 재정 압박요인으로 돌아오는 게 더 큰 걱정입니다.

그나마 조금씩 들어오는 유학생마저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추세라니 지방대의 학생 채우기는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부산의 올해 고등학교 졸업생 수는 부산지역 4년제 대학 입학 정원 3만여 명보다 적은 2만 4천여 명. 학생 수가 곧 생존과 직결되는 위기상황에서 지방대에 유학생의 빈자리는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