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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모 대학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2명이 KBS 취재진에게 번역료 사기 피해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 "번역료 200만 원 입금했는데…연락이 끊겼어요."

충북의 모 대학교에서 예술 분야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A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칩니다. 졸업 논문 심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 논문을 한국어로 번역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근 박사 학위 논문을 쓰던 A 씨는 좀 더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을 고심하던 중에 SNS(위챗)에서 논문을 번역해준다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번역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번역자와 연락이 끊기면서 번역된 논문을 받아보지 못해 논문 마감도 예정보다 늦어졌습니다.

A 씨는 이미 이 번역자에게 사례비로 200만 원을 건넨 상태였는데 돈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자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또 다른 중국인 유학생 B 씨도 똑같은 피해를 봤습니다. 번역자에게 번역료 100여만 원을 입금한 뒤로 연락이 끊겼다는 겁니다.

알고 보니 번역료 수백만 원을 뜯겼다고 주장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이 학교에만 15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 유학생을 대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충북의 한 중국인 유학생이 번역자와 번역료 액수와 관련해 나눈 SNS 대화 내용이다.
"논문 번역 1건당 100만 원~200만 원 거래"

실제 취재진이 피해 유학생과 번역자가 나눈 SNS 대화 내용을 확인해 봤습니다. 학생이 번역자에게 직접 가격을 문의하자, "글자 1,000자당 130위안"이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2만 원이 조금 넘는 가격입니다.

또 번역자는 "보증금이 얼마냐"고 묻는 말에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 원"이라고 말했는데요. 유학생들은 이처럼 사례비를 먼저 입금한 뒤 번역할 문자 수가 늘어나거나 줄어들면 그만큼 추가 금액을 내거나 환불해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논문 1편을 번역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로, 중국인 유학생들 대부분이 졸업 논문 심사를 앞두고 전문적이고 꼼꼼한 한국어 표현을 담아내기 위해 이 같이 논문 번역을 의뢰한다고도 했습니다.

■ "충북, 서울, 광주 등에서 '먹튀' 피해"…경찰 수사 착수

경찰은 졸업 논문 심사가 한창인 요즘 충북을 비롯해 서울과 광주 등 일부 대학교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두 합쳐 지금까지 대략 5,000만 원 정도의 사기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과 해당 학교 측에 따르면 아직까지 충북 모 대학교 중국인 유학생들만 경찰에 사기 피해를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다른 피해 유학생들은 SNS상에서 서로의 피해를 확인하고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 번역자가 초기에는 약속을 잘 지켜서 유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지만 이후 번역 의뢰가 늘자 한꺼번에 사례비를 챙긴 뒤 잠적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현경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은 "평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SNS상에서 개인 간의 거래는 항상 위험성이 상존한다"며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신용성이 담보된 업체를 이용해야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논문 번역료를 받고 잠적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30대 여성을 사기 혐의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피해를 보고도 신고하지 않은 유학생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