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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독일에 파견된 한국인 간호사와 독일인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과학도가 자신의 첫 연구 성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주인공은 네이처 최신호(19일자)에 뇌의 `기억과 회상, 인식 메커니즘'에 대한 논문을 실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원 토비아스 데닝어(30.한국명 한별)씨. 그는 2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2007년부터 실험과 검토를 거듭한 끝에 완성한 논문이 네이처에 실리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닝어씨가 제2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은 그가 2007년 쓴 석사학위 논문 이후 낸 첫 성과다. 쥐를 이용한 실험으로 기억과 회상 작용에 관여하는 뇌파인 감마리듬이 주파수 높낮이에 따라 기억과 현실 인지 정보를 구별해 전달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학계에서는 이 연구가 뇌가 과거와 현재의 정보를 처리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정신분열증과 치매 등 기억ㆍ인지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이런 정신 작용에 간섭하는 기술의 기초이론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가짜 기억을 심어줘 화성 등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갔다 온 것처럼 느끼게 하는 영화 '토털리콜' 속 '리콜(Rekall)' 서비스 등의 얘기가 아주 허황한 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데닝어씨는 서독으로 이주한 여간호사 이완순(57)씨와 독일인 공무원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벤츠 자동차 창업주 등을 배출한 독일의 이공계 명문 카를스루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고,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뇌 감마리듬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석사과정을 밟던 2006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주최한 `영 제너레이션 포럼(YG)'에 초청돼 생전 처음 혼자 `어머니의 나라'를 찾아 이곳 과학계를 접했다. 이후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인턴과 노르웨이과학기술대(NTNU) 파견학생 생활을 거쳤다. 지난해 도미해 MIT 연구 인턴을 지냈고 올 3월부터 세계적 뇌과학 전문기관인 이 대학 피코어(Picower)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박사급 인재가 몰리는 피코어 연구소에 이례적으로 석사 학위만으로 연구원으로 들어간 그는 "학부 전공이 물리학이라 수학에 익숙하고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아, 컴퓨터 수치 분석이 많은 실험실 환경과 조건에 맞아떨어졌다"고 답했다. 데닝어씨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현재 남편과 함께 독일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어머니 이씨는 재독 한인 여성으로 구성된 교향악단과 합창단을 만들어 한국 공연에 나설 정도로 조국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데닝어씨는 "어머니가 참여하는 공연을 보러 지난 8월에도 서울을 찾았다"며 "한국의 과학 수준이 훌륭하다는 점을 2006년 방문 때 실감한 만큼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연구하거나 한국 과학자들과 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까지 MIT에서 근무할 예정인 데닝어씨의 꿈은 `이론(theoretical) 뇌과학자'. 그는 "지금 MIT에서 실험(experimental) 뇌과학 쪽에서 일하게 된 이유도 이론 분야를 더 잘할 수 있는 역량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MIT 생활을 마치면 박사 과정에서 감마리듬의 작용과 관련된 수학적 모델을 고안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뇌과학 연구는 실험을 포함해 수년씩 걸리는 경우가 많다.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꾸준히 성과를 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