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있어도 싸니까 괜찮아요”…‘불황형’소비 늘었다_어느 코치가 가장 많은 돈을 벌까_krvip

“흠 있어도 싸니까 괜찮아요”…‘불황형’소비 늘었다_확장권 고정_krvip

[앵커]

고물가가 지속되자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습니다.

덜 필요한 물건은 구매를 미루고, 생필품은 흠이 있는 상품이라도 싼 값이면 삽니다.

이런 불황형 소비,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최은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멍든 단감부터, 흠집난 사과까지.

상품성이 떨어져 일반 진열대에서 밀려났지만, 최대 60%가량 저렴한 게 장점입니다.

[김영숙/서울 송파구 : "아무런 이상이 없어요. 맛은 똑같고 오히려 어떤 과일은 못난이가 더 맛이 있을 수도 있어요."]

이른바 '못난이' 상품을 팔아 온 대형마트들의 실적을 보면 짠순이 소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한 대형마트에선 흠집 난 과일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고, 다른 마트에선 지난달의 경우 상처난 무가 일반 무보다 70%가량 더 팔렸습니다.

반품된 물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곳도 인기입니다.

옷은 3천 원, 신발은 5천 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박경애/경기도 파주시 : "(친구들이) 10 켤레를 샀는데 한 켤레 값도 안 된대요. 그래서 한 번 와봤어. 그냥 살려면 보통 5만 원 내지 10만 원은 줘야 하니까."]

포장이 훼손된 샴푸 등 재손질 상품을 취급하는 이 매장의 올해 하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늘었습니다.

[이찬희/할인매장 관계자 : "기존에는 새 상품을 많이 선호하시는 고객님도 있었는데 요즘은 이제 고물가라서 새 상품보다는 리퍼브(재손질) 상품을 많이 선호하시는 고객이 늘어났습니다."]

고물가 속에 가전 제품 같은 비필수품은 구매를 미루고, 꼭 필요한 물건은 가급적 저렴한 걸 사는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겁니다.

[김민정/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한정돼 있는 지출 범위에서 최적의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저가의 제품들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 가운데 6개월 뒤 지출을 전망하는 지수는 넉 달째 내림세입니다.

특히 의료·교통·통신비 등 고정 비용을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지갑을 닫겠다고 소비자들은 답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이경구 송상엽/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이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