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낙마부른 채용 비리, 하나금융 흘렸나?_유명인들은 인스타그램으로 돈을 번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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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최흥식 금감원장이 12일 전격 사의를 밝혔다.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공채에 응시한 친구 아들을 인사 추천하는 등 특혜를 준 의혹이 커지자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 원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던 최 원장이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채용에 지원한 친구 아들 이름을 은행 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2013년 아들이 하나은행 입사에 지원한 대학 동기로부터 연락을 받고 지원자 이름을 하나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전달하고, 발표 전 그의 합격 여부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해당 지원자는 입사 전형에 최종 합격해 서울의 한 영업점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2012∼2014년 3년간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검찰은 지난 1월 말 금감원으로부터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금감원 수장이 채용청탁 의혹에 휘말리자 결국 최 원장은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최 원장은 "외부로부터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내부 추천 차원에서 전달했을 뿐"이라며 "나머지는 인사 부서에서 알아서 하고 나는 결과만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점수 조작이나 기준 변경 등 구체적 불법 행위가 없었기 때문에 채용 비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전까지 정면돌파 의지 피력한 최 원장

사퇴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최 원장 측은 억울하다며 의혹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금감원은 채용 비리와 무관한 단순 ‘내부 추천’이라며 최 원장의 친구 아들이 채용됐던 2013년 당시 점수 조작이나 채용 기준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해 줄 것을 하나은행 측에 요구하며 '역공세'를 취했다.

최 원장은 오전에 긴급회의를 갖고 자신의 의혹에 대해 감사를 중심으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의혹을 부인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들어 최 원장은 전격 사의를 표했다.

단순 청탁이라도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금감원 수장 자리를 지키기에는 현 정부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최 원장이 연루된 채용비리를 비판하는 성명을 낸 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 '금감원장을 경질하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최 원장과 관련한 논란을 관련 수석실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정태 회장과의 파워게임?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 원장의 낙마에 대해 음모론도 제기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확정 짓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감원과 하나금융은 진흙탕 싸움을 벌여 왔다.

지난해 말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 원장은 김정태 회장을 겨냥해 “CEO가 스스로 가까운 분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연임에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며 이른바 ‘셀프 연임’ 문제를 계속 제기해 왔다. 셀프 연임은 후계자를 키우지 않고 본인 연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것을 빗대 표현한 말이다. 최 원장은 특히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와 승계 프로그램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졌는지에 검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12일엔 하나금융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잠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사흘 후인 15일엔 문서로까지 전달했다.

그러나 이런 금융당국 압박에 대해 김 회장과 하나금융 측은 “민간 회사 CEO 선출에 관이 개입하는 관치금융”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런 갈등의 와중에 최 원장이 하나금융 재직 시절의 일이 불거지면서 낙마하자 음모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 원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사실 하나은행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것들이다. 하지만 하나금융 측은 김 회장의 3연임 의결 주총을 앞두고 논란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며 음모론을 부인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갈등은 양쪽 모두에 큰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