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울린 ‘눈물의 명예 졸업장’ _포커 수입의 재정세 성격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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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간 휠체어를 밀고 아들을 등하교시킨 어머니와 9년 전 합격했지만 입학도 못 한 채 백혈병으로 세상을 뜬 학생 등 2명이 대학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서강대는 21일 졸업식에서 박미라(49ㆍ여)씨와 고 김형관(78년생)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준다고 14일 밝혔다. 박씨는 2000년 근육이 굳어지는 난치병을 앓고 있던 아들 김진석(25.지체장애1급)씨가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한 뒤 학교에 다니는 4년 동안 매일 휠체어를 밀고 등하교를 도왔다. 매일 새벽 아들을 위한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고 면역력 약한 아들이 혹시 배탈이라도 날까 꼬박꼬박 도시락을 챙겼다. 진석씨가 강의에 들어가고 나면 유달리 호기심 많은 아들의 관심사를 알기 위해 교내 장애인 동아리 방에서 아들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였다. 2004년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충청도 집에 두고 온 남편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땐 제대로 병 간호 한번 못한 게 한(恨)이 돼 학교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남편을 위해서라도 그만 둘 수 없었다. 박씨는 "아들이 당당하게 졸업장을 받는 모습을 보면 하늘나라의 남편도 좋아 할 것이란 생각으로 힘을 냈다"며 "힘든 시간이 지나고 아들과 함께 내가 명예졸업장을 받는 것을 알면 다 용서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과 함께 꽃 피고 낙엽 휘날리는 캠퍼스를 누비고 대학졸업장까지 받게 됐으니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 같다"며 "대학원에 진학한 진석이가 공부를 마치고 더 이상 도움이 필요 없는 마지막 순간까지 곁에 있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인공인 김형관씨는 1997년 화학공학과에 합격했지만 백혈병이 악화돼 입학식 직전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박옥자(59)씨는 아들을 기려 해마다 100만원씩 장학금을 내왔다. 박씨는 "형관이에게 명예졸업장을 준다는 서강대의 배려가 고맙지만 정작 졸업장을 받아야 할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아프고 다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살아 있었다면 졸업식을 축하해 주었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형관이는 입학도 하기 전에 숨졌지만 항상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마음으로 아들이 남기고 간 시(詩)를 모아 펴낸 시집 판매수익금으로 기부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두고 보지 못 했던 형관이의 뜻을 살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