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희생자 명단 공개’에 “무도한 행태”…민주 “유족 동의 선행돼야”_축구 베팅_krvip

한 인터넷 매체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운데 155명의 명단을 공개한 데 대해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한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14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유족 대부분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것을 누가 함부로 공개했는지,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어떻게든 유족을 모아 정치적 도모를 하려는 사람들이 자꾸 저런 일을 하는 것 아니냐”며 “거기에 따르는 법적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2차 가해도 언론의 자유로 보장해줘야 하는가”라며 “이건 자유의 영역이 아닌 폭력이고 유족의 권리마저 빼앗은 무도한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어떤 권리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묻을 기회조차 박탈하는가”라며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가 유족에게는 얼마나 큰 아픔인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라는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설계했던 것은 민주당”이라며 “지금은 온라인 매체 뒤에 숨어 방조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정의당 “유족이 결정할 문제…참담하다”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SNS를 통해 “참담하다”며 “누차 밝혔듯이 정의당은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희생자 명단 공개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먼저 나설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몇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며 “과연 공공을 위한 저널리즘 본연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명단 공개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유가족의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많은 언론과 국민들께서 함께 도와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적었습니다.

앞서 인터넷 매체인 ‘민들레’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155명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참사 희생자 가운데 155명의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민들레는 기사에서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며 “희생자들의 영정과 사연, 기타 심경을 전하고 싶은 유족께서는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최대한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민주 “명단·사진 공개하고 진정한 추모해야…단, 유족 동의 있어야”

더불어민주당은 희생자의 명단과 사진 공개에 유가족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오늘(14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진정한 추모가 되기 위해선 희생자 명단, 사진과 위패가 있는 상태에서 추모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그러기 위해서 유가족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 수석대변인은 “유가족 중에서도 희생자들의 명단과 사진을 공개하고 제대로 된 추모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유족의 동의 없이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 TF 소속 신현영 의원도 “빠르게 잊혀질까봐 걱정하는 유족 분들이 대다수”라면서 “오늘 민주당 비공개 유족 면담에 오신 분들 중에는 명단 공개에 반대하는 분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한동훈 “무단공개, 법적으로 큰 문제 있어”

한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오늘(1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 출석해 “일방적인 명단 공개가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가 되지 않겠느냐”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유족과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무단공개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장관은 “친야(野) 매체라고 했는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더탐사’더라”라며 “그런 단체가 총대 메듯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