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잘못 관리부실”…잠자는 야외운동기구 ‘수두룩’_의사는 돈을 얼마나 벌어요_krvip

“위치 잘못 관리부실”…잠자는 야외운동기구 ‘수두룩’_개 산책가는 얼마를 벌나요_krvip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북암1리 마을 어귀의 간이공원에는 3종의 야외운동기구가 어른 허리 높이로 자란 풀 속에서 파묻혀 있다. 마을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이용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마을에는 2010년 5종의 야외운동기구가 설치됐다. 애초 마을 안 공터에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공간이 비좁아 3종은 인접한 간이공원으로 옮겼다. 김광식 이장은 "주변을 지나는 운전자 등이 가끔 이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외진 곳이다 보니 아무래도 주민들의 이용률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옥천군 이원면 원동리 보건진료소 옆에 설치된 야외운동시설도 상황은 비슷하다. 어린이놀이시설을 곁들여서 갖춰놨지만,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어 이용객이 거의 없다. 진료소의 한 관계자는 "낮에는 뙤약볕이 내리쬐고, 밤은 암흑천지여서 이용하기 쉽지 않은 곳"이라며 "봄, 가을철 인근 어린이집에서 나들이 장소로 이용할 때를 제외하면 1년 내내 방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활체육' 열풍을 타고 2000년대 중반부터 농촌마을이나 도로변에 설치되기 시작한 야외운동기구 가운데 상당수가 애물단지로 방치되고 있다. 위치를 잘못 잡았거나 사후 관리가 안돼 녹이 슬고 고장 났기 때문이다. 보은군의 경우 도심 공원과 주택가 수십 곳에 야외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3∼4곳의 부서와 읍·면 사무소 등이 제멋대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어디에 어떤 시설이 설치됐는지 전체적인 현황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보은군의 한 관계자는 "문화관광과, 산림녹지과, 보건소, 읍·면사무소 등으로 설치부서가 나뉘어 있고,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설치한 시설도 있어 통합관리가 어렵다"며 "관리책임도 설치부서에 있거나 해당 마을로 넘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리주체가 애매해 수풀에 뒤덮이거나 파손된 채 방치되는 시설이 생겨도 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은군청 문화체육과는 올해 상반기 5천800만원을 들여 6곳에 야외운동기구를 추가로 설치했다. 보은군의회의 하유정 의원은 "야외운동기구가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되고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아까운 혈세가 낭비가 되풀이되고 있다"며 "군에서 하루빨리 설치현황을 확인하고 이용률 등을 파악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접 지자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옥천군과 보은군은 지난해 전수조사를 통해 각각 196곳(739종)과 164곳(709종)에 야외운동기구가 설치된 것을 확인했지만, 이용실태 등은 전혀 파악지 못하고 있다. 옥천군의 한 관계자는 "부서마다 설치 목적과 관리방식 등이 달라 제대로 활용되는지를 한꺼번에 확인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고장난 시설 등이 방치되지 않도록 부서마다 정비예산을 세우도록 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옥천군도 올해 1억2천700만원을 들여 13곳에 야외운동시설을 추가로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