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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러면 세계 금융의 중심지에서 금융 위기의 진앙으로 전락한 미국의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기회의 땅이라던 미국에서 수백 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실업률은 마의 10%를 넘보고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도시마다 노숙자들이 넘쳐나는가 하면 심지어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하수구를 보금자리로 삼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미국인들의 삶을 이동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 베이거스. 365일 24시간 번쩍이는 네온 사인이 관광객들을 대박의 꿈으로 유혹합니다. 그러나 언제 부터인지 사막 위에 만들어진 숲의 색깔이 점차 빛을 바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팀 랭 (라스 베이거스 택시 기사) : "작년에 초과 근무도 많았고 좋았는데, 올해는 한달에 400달러 정도 수입이 줄었습니다." 뉴욕발 금융 위기와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에 직격탄을 도시 전체가 온 몸으로 맞은 겁니다. 그 라스베이거스 레온 사인 아래. 640km를 거미줄 처럼 연결해 놓은 지하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아주 가끔씩이지만 갑자기 몰아치는 수해 피해를 막기 위한 하수도 시설입니다. 때문에 평소에는 늘 말라 있고, 온갖 세균과 벌레들만 들끓고 있습니다. 폭 4m. 높이 2m의 콘크리트 물길. 질흑 같은 어둠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한참을 걸어 들어오니 사막의 열기가 사라졌습니다. 변변치 않는 가구지만 사람사는 흔적이 보입니다. 침대와 옷장, 부엌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인터뷰> 스티브 (하수도 노숙자) : "보통 아파트에 있는 건 모두 있습니다. 침대,소파...없는 것이 없이 삽니다." 주로 노름빚에 쪼들린 길 잃은 사람들. 그러나 최근 불어닥친 경제난은 이곳 지하 세계에 까지 새 식구들이 몰려 들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데니스 (하수도 노숙자) : "경제도 그렇고, 요즘 직장이 없어서 노숙자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요. 돈을 잃고, 직장을 잃고, 가족을 잃은 천 명 넘는 노숙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의 흔적은 미국 도심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제2의 도시 로스 앤젤레스에만 하룻밤 7만3천 노숙자들이 서성입니다. 이 가운데 41%는 지난 1년 동안 직장을 잃은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에이미 밀러 (12년 경력 트럭기사) : "11월에 직장을 잃고 여기에 살아요. 생각치도 못 한 곳에서 사는 것이죠." 뉴욕과 시카고, 아틀란타... 미국 대도시에 넘쳐나는 노숙자들은 이제 더이상 새로운 볼거리가 아닙니다. 아예 도심을 떠난 사람도 많습니다. 세금 없고, 간섭 없는 세상을 찾아 새로운 마을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석양 아래 언제부턴가 생겨난 한 텐트촌입니다. 모두가 최근까지 평화롭게 살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꿔왔던 보통 시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경제 위기는 직장을 잃게 했고, 이런 곳에 둥지를 틀게 했습니다. <인터뷰> 티나 가랜드 (텐트촌 거주자) : "이런 것이 내 꿈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남편과 여생을 보낸다는 것이 한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텐트 시티.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됐지만,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는 세계 최대 소비의 나라 미국 상권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미국 최대 상권의 한 곳인 산타 모니카 거립니다 영화의 메카 헐리우드와 환상의 주택 단지 비버리 힐스, 그리고 바다가 눈 앞인 황금 싸라기 땅입니다. <인터뷰> 엘리자 후스 (산타모니카 시민) : "예전에는 물건 사는 사람이 많았고, 거리도 활기차 보여서 신났습니다." 그러나 이 곳이라고 해서 경제 한파가 피해갈 리 만무합니다. 온 통 빈 가게에 할인 광고가 즐비합니다. 가게가 없어 웃돈을 주고서라도 입주했던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한 가게 건너 한 가게가 이렇게 비었고, 문을 연 가게도 반 값에 또 반 값,할인 경쟁을 펴고 있습니다. <인터뷰> 릴리스 브링어 (옷 가게 주인) : "2년 전 부터 점점 매상이 떨어졌어요. 제 생각만 그런 게 아닌 것 같아요." 예전의 활기는 찾아보기 힘들고, 빈 가게는 몇 달째 새 주인을 그저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기 침체의 첫 단초를 제공한 미국 주택가의 모습은 더 썰렁합니다. 곳곳에 싼 경매 물건이 나와 있어도,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습니다. 새로 지어지던 집들을 아예 철거하는 희안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새 집 값으로 4억원은 생각했는데, 2억 원 선 아래로 뚝 떨어지자, 개발업자가 나자빠져 버린겁니다. 은행도 결국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엔초 라켄슨 (철거 업자) : "철거 공사를 많이 해 봤지만, 이렇게 많은 집들을 허물기는 처음입니다. 팔리지도 않을 애물 단지를 다 짓기 보다 깨끗이 없애 버리는 편을 택한 겁니다." <인터뷰> 이반 헤스텔 (샌버나디노 시 공보관) : "미국에서 두번째로 급성장한 도시인데, 이런 일이 있으리라 생각치도 못했어요." 대량 해고의 폭풍을 맞은 자동차 도시는 이제 흉물 스럽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크라이슬러의 신화가 무너졌습니다. 미국의 자동차로 불리우던 GM 역시 '거번먼트 모터스'라고 불리우면서, 사실상 정부 기업이 된 게 현실입니다. 작년에 2교대였죠. 은퇴하거나 다른 직장으로 옮기고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노동자 감원과 생산 감축은 흉물스런 도심의 도미노 현상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주 열리지도 않는 취업 박람회 모습입니다. 기업체 창구마다 취업 희망자들이 길게 인간띠를 만들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라진 모습은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들 보다 실직자들이 훨씬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오웬 리오 (구직 실직자) :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을 찾는게 중요합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갑니다." 주택 가격의 급격한 폭락과 거품 가득찬 은행 빚의 고통이 맞물리면서 시작된 미국의 경제 위기. 그리고 신화처럼 느껴졌던 뉴욕 월가의 '돈 놀이'기업들이 줄줄이 간판을 내렸습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돌아다녔던 미국의 자존심, 자동차들도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영원한 경제 대국. 세계 금융의 중심지 미국은 그 뒤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른 채 경제적 표류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옛 영광을 되찾고 싶지만, 미국이 언제나 다시 세계 경제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지는 자신들도 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