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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1999년 10월 22일(금) 밤 10:00~10:40,KBS1 ■취재 : 김성모 기자 ksm@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국감결산-정책감사 갈 길 멀다] *김성모 기자 : 지난 5일 서울고검과 지검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 현장, 증인채택 문제를 논의하던 의원들이 엉뚱한 일로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규택 의원: "말 더듬는 사람이 누구야. 조홍규 의원이 어젯밤에 술 밤새도록 먹고..." *김성모 기자: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진 설전은 결국 정회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13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고속철도공단 감사현장입니다. 업무보고가 시작되자마자 12월1일로 예정된 고속철도 시운전이 총선용 행사냐는 문제로 여야가 심하게 다투었습니다. *조진형 의원: "12월1일날 구태여 시운전 계획을 생각한, 어떤 행사 이벤트성으로 하려는 것은 내년 총선을 겨냥해 여당에 유익하게 하기 위해서 하려는 거 아니냐..." *이윤수 의원: "이게 총선하고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총선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요?" *김성모 기자: 말싸움을 보다 못한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하고 막후절충을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앉았어. 국감 안 하겠다는 얘기야. 우리끼리 해. 치워, 치워. =그래 하지마. -가자. 가자." *김성모 기자: 위원장이 두 번이나 여야를 오가며 중재안을 내놓고 나서야 국정감사는 속개됩니다. *김동주 의원: "몇 달간 중요한 지적을 하려고 준비해왔는데 이래 갖고 감사가 끝이 나거나 중단된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김성모 기자: 그러나 이 발언이 끝나자마자 여야는 또다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습니다. *송현섭 의원: "=한탕위주로 해서 언론에 플레이하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말조십 하세요. 말조심 하세요. 한탕주의라니, 누가 한탕주의라고 상대방 음해하나..." *김성모 기자: 이날 국감은 한 차례 정회를 더 거친 뒤 오후 4시반이 지나서 겨우 정책 질의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국감에는 여야가 양보할 수 없는 현안이 많았습니다. 문광위원회는 중앙일보사태를 놓고 야당이 이틀 동안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신기남 의원: "앞으로 더 이상 국정감사가 정치공세의 장으로 삼아지는 것은 용납 안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박종웅의원: "용납 안하겠다면 어쩌겠다는 거요. 용납 안 하겠다면..." *최재승 의원: "용납 안하면 용납 안하는 거지." *김성모 기자: 도·감청문제는 이번 국감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해양경찰청에 대한 감사에서는 감청장비 공개문제로 표결 사태까지 불러왔습니다. 위원장이 감청장비 공개를 표결에 부치자 야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집단퇴장 했습니다. *"이게 표결할 사항입니까? 똑바로 해." *김성모 기자: 올 국감이 이처럼 정쟁으로 치달은 것은 의원들 탓만은 아닙니다. *김석수(정치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여당같은 경우 신당 창당하는데 주력하면서 국감을 방기한 측면이 있고 야당은 이회창 총재가 외국순방을 하고 정국순회연설을 하는 것들 때문에 전반적으로 정책국감보다는 정쟁으로 흐를 수밖에 없지 않았나..." *김성모 기자: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 대한 처리에서도 올 국감의 무기력함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김영선 의원: "반면에 나오지 않은 정몽헌 회장의 일은 정말 있을 수 없는 불법을 저질렀을 뿐 아니라 국회를 무시하고 무모한 불출석 행위에 대해서는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김성모 기자: 국회법 상 출석하지 않은 증인을 고발할 수는 있지만 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이사철 의원: "=고발하는 거 반대하시면 정정당당하게 얘기하세요.-사람 잡아 씌우는 거, 또 늙은이 잡을 일 있어. 왜 반대를 해. 자동으로 고발하게 돼 있는데. =그럼 고발을 하자고요.-자꾸 따라다니지 말아." *김성모 기자: 결국 정무위원회는 출석하지 않은 증인을 고발하지 못했습니다. *김문수 의원: "고발권을 위원장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반 국회의원들이 고발을 못하는 점, 또 국회의 관례나 우리나라 관례가 아는 사람을 고발하는 것을 굉장히 좀 어렵게 생각하는 점이 장애요소입니다." *김성모 기자: 국정감사에 대한 감시에 나섰던 시민단체의 활동도 벽에 부딪쳤습니다. 9개 상임위가 방청을 거부한 것입니다. *"나가요 빨리 나가란 말이에요. 어서요..." *김성모 기자: 시민단체들은 폐쇄회로 화면을 통해 제한적으로 감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영재(경실련 간사): "내년이 총선이라는 부분이 맞물리면서 국감시민연대의 방청을 불허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내년 총선이다 보니까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김성모 기자: 시민단체의 우려대로 의원들은 지역 챙기기에 열성을 보였습니다. 국정감사를 받는 행정기관이나 증인들의 태도로 문제가 됐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엄대우 이사장은 오히려 의원들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엄대우(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 "=이렇게 모독을 하고 국가원수를 모독하는데 제가 그 날부터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의원)들어보세요. 그런 것은 개인적인... =어디 선친 묘를, 자기는 조상도 없습니까? 뭐가 문제입니까? *김성모 기자: 험한 말까지 쏟아낸 뒤 엄 이사장은 사퇴서를 냈습니다. *엄대우 이사장 : "-(의원)증인 묻는 것만 답변하세요.=여기 와서는 말도 못해요. 전부 병신같이 있어야. 의원님 비우나 맞춰야 하고, 왜 할 말 못하게 합니까?" *김성모 기자: 고속철도공단에 대한 감사에서 철도공단 이사장은 시운전 홍보계획이 없다는 위증을 했습니다. *고속철도공단 이사장: "-(의원)행사의 홍보계획이란 게 들어있습니다. 리허설 내지 예행연습을 1차, 2차 계획해놨죠. =그런 거 없습니다. 자료를 저한테 제시해 주시죠." *김성모 기자: 그러나 없다던 홍보계획서가 곧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권기술 의원: "국회의원들은, 동료의원들은, 이렇게 계획서가 있는데 없다해도 괜찮단 말이요. 사과해요." *김성모 기자: 행정기관들의 태도도 다분히 면피용입니다. 한나라당의 김형오 의원이 요구한 감청 자료에 대해 해당 기관은 양해해 달라는 답변 서류를 보냈을 뿐입니다. *고성학(김형오의원 보좌관): "보시다시피 1번에서 8번까지 아이템 넘버만 결정되고 제출되지 못함을 양해해 주십시오. 다 이런 식이죠. 1번에서 8번까지 백퍼센트..." *김성모 기자: 국감에서 지적된 문제도 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감 때 김홍신 의원은 수십 개 병원에 MRI장비가 불법으로 설치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그 뒤 실태조사조차 벌이지 않았습니다. 지적된 병원들이 알아서 사후승인을 요구했습니다. *○○병원 원무부장: "-보건복지부에서 승인을 받으라는 공문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러면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서류를 꾸며서? =예." *김성모 기자: 짧은 기간에 많은 기관을 감사하는 것도 문젭니다. 건교위의 경우 하루에 5개 행정기관을 감사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한 의원이 질의시간이 10분 정도로 제한됩니다. 깊이 있는 질의는 기대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의원: "질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김성모 기자: 의원들이 다 보지 못하더라도 서류를 작성하는 행정기관은 국감 2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합니다. *서울 국토관리청 직원: "=보통 2달 정도. -2달 전부터 국감준비를 하신다고요. 보통 제출하는 서류가 어느 정도가됩니까? =천 페이지가 넘습니다." *김성모 기자: 자료 준비도 준비지만 정작 국감이 열리면 관련 공무원들은 청사를 비우고 국회로 몰려갑니다. 당연히 민원인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석현 의원: "국정감사 기간을 늘려 잡았으면 좋겠고 그 보다 더 좋은 방법은 1년에 한번에 모아 한꺼번에 할 게 아니라 매월 한군데씩 대상기관을 정해 돌아가면서 하면 좋겠다." *김성모 기자: 수시감사 도입 등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들의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