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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상분계선 부근의 서해5도 지역은 우리로 보면 최전방 지역이지만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의 가운데에 자리잡은 지역입니다. 여기서 이런 분계선의 개념없이 자유로이 남북을 오가며 살아가고 있는 각종 동물들의 생활을 윤성도 프로듀서가 어제에 이어서 계속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포도수확이 한창일 무렵, 연평도에서는 탐스러운 포도송이를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멧돼지 때문이라고 하소연합니다. ⊙박문국(연평도 주민): 돼지가 벗겨서 뜯어먹은 자리라고요, 이게... ⊙기자: 밤이 깊어지자 포도밭 주위로 멧돼지가 내려옵니다. 주민들이 쳐놓은 그물망을 별 무리없이 통과해 태연하게 포도밭으로 향합니다. 멧돼지는 아이큐가 100 정도로 머리가 좋습니다. 지난번에 왔던 포도밭에 포도가 얼마만큼 남아 있는지 기억할 정도입니다. 이들은 헤엄을 쳐 이곳 서해 5도로 넘어온 북한 멧돼지들입니다. 대식가인 탓에 농사를 망쳐놓기 일쑤지만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이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합니다. 때로는 북한에서 오는 바다 생물들이 주민들의 고마운 소득원이 돼 주기도 합니다. 어부들이 분주하게 그물을 들어올립니다. 그물에 걸린 것은 다름아닌 꽃게입니다. 다섯번째 다리를 휘저으면서 물속에서도 옆으로만 움직입니다. 바닷속에서는 북한과 이곳 섬들이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게들은 남북이 이어진 바닷속을 통해 이곳까지 이동해 온 것입니다. 갑자기 까치상어 새끼가 나타났습니다. 새끼상어를 따라간 곳에는 새끼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어미상어가 있었습니다. 식인상어는 아니지만 몸길이가 2m가 넘을 정도로 큰 상어입니다. 얕은 곳을 찾아 새끼를 낳은 상어는 곧 깊은 바다로 돌아가게 됩니다. 한쪽에서는 갑오징어의 짝짓기가 한창입니다. 짝짓기를 하고 산란을 마치면 어미는 생의 최후를 마치게 됩니다. 한 번에 50만개까지 산란되지만 이 중에 갑오징어 성체가 되는 것은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새홀리기 어미가 사냥나간 수컷을 기다립니다. 수컷은 사냥한 먹이를 공중에서 암컷에게 전달합니다. 매과에 속하는 새들에게만 볼 수 있는 장기입니다. 맹금류의 어미새는 먹이를 공평하게 분배하지 않습니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새끼에게 우선 먹이를 먹여 강하게 키우려는 냉험한 생존법입니다. 남북의 갈림길에 자리잡은 서해5도 지역, 남과 북의 5도에서 이곳을 찾은 다양한 생명체들은 저마다 공존의 지혜를 터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성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