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경계하는 ‘반면교사’ 됐으면”…재판부가 꼬집은 전청조의 사기 행각_차크리냐 카지노의 여성 배심원들_krvip

“탐욕 경계하는 ‘반면교사’ 됐으면”…재판부가 꼬집은 전청조의 사기 행각_베토 카레로 밸류 입구_krvip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와 연인 관계임을 밝히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전청조 씨, 스스로를 숨겨진 '재벌 3세'라며 그럴듯한 행세를 해왔지만 각종 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꼬리가 밟혔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27명에게 30억 원의 투자금을 뜯어낸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11월 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두 달여가 지난 어제(14일) 1심에서 징역 12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 "인간의 탐욕 경계하는 '반면교사' 됐으면"

본격적인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중국 작가 위화(余華)의 소설 '형제'를 언급하며 운을 뗐습니다.

비슷한 사건을 많이 다뤄 덤덤할 법도 한데, 어쩐지 재판부의 말투는 조금 더 단호하고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소설의 남자 주인공 중 한 명이 작품 속에서 가슴을 넣었다 뺐다 합니다. 가슴이 커지는 가짜 크림을 팔아서 먹고살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가슴은 물론이고 성별까지 왔다 갔다 하는 막장의 현실은 소설가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어버렸습니다. 이 재판을 마친 저희 재판부로서는 그저 이 사건이 '인간의 탐욕, 물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었다면 좋겠다'는 씁쓸한 소회가 들 뿐입니다.
- 1심 재판부 (어제 선고 공판)

전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호원 이 모 씨에 대한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하나씩 읊어나가자 전 씨는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만 재판부는 전 씨의 범행과 지금까지의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전 씨가 이미 동종 범행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상황에서 반성 없이 더 큰 범행을 기획한 점을 짚으면서 "우리 인간들의 인지능력은 불완전하기 그지없다. 제어되기 어려운 탐욕이나 물욕과 결합할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피고인 전청조는 이런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전 씨는 재판 과정에서 죄를 뉘우치고 있다며 선처를 요청해왔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유명인(남현희)을 사랑했고 이 사건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말이 과연 진심인지 의심스럽고 공허하게만 들린다"며 양형 기준을 넘어서는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공범 부인해온 전 씨 경호원에 '징역 1년 6개월'

전 씨의 경호원 역할을 한 이 모 씨는 전 씨의 사기 행각을 알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사기 피해금 2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이 씨 측은 범행을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해왔는데요. 재판부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지난해 7월 이 씨가 본인의 휴대전화를 전 씨에 넘긴 뒤 전 씨가 피해자에게 투자금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고 돈이 입금됐는데, 적어도 이 순간에는 이 씨가 전 씨의 실체를 파악하고 범행을 알았을 것"이라며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검찰 주장대로 '공동정범'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카드나 계좌 제공 등을 통해 전 씨의 범행을 용이하게 한 '종범(타인의 범죄를 방조하는 범인)'에 가깝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남현희 '공범 여부'에 촉각…"수사 조만간 마무리"

지난해 11월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남현희 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제 관심은 전 씨의 과거 연인인 남현희 씨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 씨에 대한 의혹이 불거질 당시, 남현희 씨도 전 씨의 사기 사실을 알고 방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찰 수사를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세 차례에 걸쳐 전 씨와의 대질조사도 진행한 남 씨는 그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왔습니다. "전 씨가 선물해준 벤틀리 차량 등 전 씨 관련 물품을 모두 압수해달라"고 자진 요청해 법원이 추징 보전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 씨 측은 재판을 받는 중에도 꾸준히 남 씨를 언급하며 맞서왔습니다.

"전 씨가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 대부분이 남현희 씨에게 귀속됐습니다. 남 씨에게 상당한 재산을 돌려받는 것이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남현희를 향한 연모의 감정이 커져 자신의 가슴까지 도려낸 바보 같은 행위를 했을지언정 괴물은 절대 아닙니다."
- 전 씨 측 변호인 (지난달 31일 결심 공판)

경찰은 "남 씨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도 "조만간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전 씨와 남 씨 사이의 진실 공방, 결국 판결이 확정되고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