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전쟁 소재 할리우드 영화 제작 논란 _돈 벌기 위한 고양이 게임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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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 5일 전쟁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가 제작 단계부터 벌써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2일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 의회 앞에서는 수천 명의 군중이 깃발을 흔들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그러나 이날 집회는 `사실'이 아닌 영화 `그루지야(가제)' 촬영을 위해 연출된 것이었다. 이 영화는 `다이하드 2' `클리프행어'를 찍은 필란드 출신의 레니 할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미국 영화배우로 `대부 3', `언터처블' 등에 출연한 앤드 가르시아가 주인공인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 역을 맡았다. 가르시아는 이날 전쟁이 막판으로 치닫던 지난해 8월12일 그루지야를 지지하려고 트빌리시를 찾은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 대통령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연설을 하는 장면을 소화했다. 그런데 이번 주 영화 촬영이 시작되면서 러시아 언론이 이 영화가 미국의 동맹인 그루지야의 전쟁 도발을 정당화하는 선전 도구 또는 그루지야 정부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이날 촬영에 동원된 몇몇 시민들은 "영화가 그루지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그루지야인 스태프 역시 "미국이 우리의 전쟁을 영화를 찍는 것은 잘한 일로 이 영화를 통해 러시아가 침략자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루지야 정부가 공공건물은 물론 군 시설까지 이용하도록 영화 제작에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이런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부에서는 그루지야 정부가 3천200만 달러가 소요되는 이번 영화의 제작비 일부를 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그루지야 정부는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제작자와 할린 감독 모두 이런 러시아 언론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할린은 "반전(反戰)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목적이다"며 "어느 한 쪽에 기울지 않는 보편적 호소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전쟁은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그루지야는 단지 그 하나의 예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3월 그루지야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하늘 지옥'을 국영 TV를 통해 방영한 바 있다. 당시 이 영화를 만든 러시아 감독은 "영화일 뿐이다. 그냥 한편의 예술작품으로만 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한 곤충학자가 우연히 그루지야군의 남오세티야 공화국 침공을 목격한다는 영화 내용은 다분히 그루지야를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유럽연합(EU) 그루지야 전쟁 진상 조사단은 전쟁을 그루지야가 먼저 일으켰지만 무력 대응한 러시아에도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