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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언 유력인사에게 ‘금품 제공’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짜 수산업자 김 모 씨
이번 주 내내 '가짜 수산업자' 김 모 씨의 금품 로비 의혹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정치인, 부장검사, 언론인 등 화려한 인맥도 화제였습니다.

새로운 의혹도 나왔습니다. 김 씨는 건국대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었는데,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은 건국대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 김 씨의 '문어발 인맥'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어떤 의혹인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 김 씨 ↔ 송 모 씨(전 특임교수) ↔ 김무성 전 대표

김 씨가 각계 유력인사들과 인맥을 쌓을 때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기자 출신이자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송 모 씨입니다.

송 씨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측근으로, 건국대의 특임교수와 대외협력실장을 맡은 이력이 있습니다.

송 씨가 건국대에서 일할 수 있었던 건, 건국대 전 이사장인 김 모 씨와의 친분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이사장 직에서 물러났지만, 그 딸이 현재 건대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 건국대의 옵티머스 투자 사건…교육부, 검찰에 수사 의뢰

건국대 측은 지난해 1월, 부동산 임대보증금 120억 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합니다. 하지만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로 손실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현장조사를 벌인 뒤 '투자 진행 절차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임대보증금은 '수익용 기본재산'이기 때문에 투자 등의 활용을 위해서는 학교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이 학교 병원의 노조 지부도 건대 이사장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현재 교육부는 건대 이사장에 대한 임원취임승인 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검찰, 증거불충분으로 건대 이사장 등 불기소 처분

하지만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5월 말, 건대 이사장 유 모 씨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검찰은 이 학교 임대보증금이 기본재산에 속하지 않는 '보통재산'이라며, 교육부가 지적한 절차 없이 투자해도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즉, 사립학교법 위반이 아니라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검찰은 또, 건대 관계자들이 투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고, 손실의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다며 횡령 및 배임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3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겁니다.


■ 교육부 "검찰이 건국대 주장만 그대로 반영" vs 검찰 "공개할 수 없어"

교육부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학교법 위반 여부는 관할청인 교육부가 이미 위반으로 판단했는데, 검찰이 문제가 없다고 다시 판단하면서 해당 학교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줬다"며 "검찰이 새로운 내용을 발견해서 판단한 게 아니라 해당 사립대 쪽에서 그동안 해왔던 주장들을 검찰이 그대로 불기소 통지문에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건대 병원 노조는 서울고등검찰청에 다시 수사해 달라고 항고장을 냈습니다. 교육부도 검찰총장을 상대로 검찰 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보냈습니다.

■ 건국대 소유 골프장에서 만난 김 씨의 '문어발 인맥들'

그런데 지난해 8월 '건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 문제에 대해 교육부가 현장 조사를 앞둔 시점에 건국대가 운영하는 한 골프장에서 한 '친목 모임'이 열린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모임에는 건국대 전 이사장과 이 학교 교수, 가짜 수산업자에게서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 모 부장검사(현재는 부부장검사로 강등)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건국대 전 이사장과 부장검사가 골프모임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파악하고 그 이유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모 부장검사는 '건국대 옵티머스 투자'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동부지검 소속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건국대 옵티머스 투자 사건을 지휘한 동부지검의 해당 부장과는 같은 학교 출신 및 사법연수원 동기, 법무부에서 일한 근무 경험 등이 겹칩니다.

취재진은 '건국대 옵티머스 투자 사건'을 지휘했던 해당 부장검사에게 (1)입건된 이 모 부장검사와 알고 지내는 사이였는지와 (2)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이야기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지를 질의했습니다.

해당 부장검사는 공보관을 통해 "동 사건은 2021년 상반기 서울동부지검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되었으며, 당시 담당 부장은 그 과정에서 어떠한 외부의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1번 질문에 대한 답변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들을 수 없었습니다.


■ "Kbs 기자가 이런 문자를 보냈어요."

취재진은 건국대의 전 이사장과 그 딸인 현 이사장에게도 며칠 동안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접촉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관련 질의 내용을 담은 문자를 건국대 전 이사장에게 보냈는데, 위와 같은 답장이 왔습니다. 기자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려다, 실수로 기자에게 잘못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누군가와 이 문제를 두고 협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진행되고 있는 수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가 없다. 이유는 어떤 부분을 수사한다는 것을 알려주면 상대방들이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습니다.

현재까지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는 이 모 부장검사,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종합편성채널 앵커인 엄 모 씨, 경찰서장 배 모 씨 등 4명입니다. 일단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입니다.

경찰이 '가짜 수산업자'와 친분이 있던 이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뿐 아니라 그 이상의 내용도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