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 등 IT 공룡 잇단 애플 지지…이유는?_베토 페르난데스 교수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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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사생활과 국가 안보를 둘러싼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애플과 FBI의 잠금해제를 둘러싼 대립에 IT 기업들이 애플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이 애플의 입장을 지지하는 법정의견서를 미국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25일(현지시각)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이 보도했다.

법정의견서는 소송과 무관한 제삼자가 법원의 판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제출하는 서류다. 이 법정의견서를 다음 주에 제출하기로 굴지의 IT 기업들이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MS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일종의 탄원서인) 법정 조언자(friend of the court) 의견서 역시 제출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MS는 회사 데이터센터에 저장된 마약 밀매 용의자의 이메일 제공 여부를 놓고 미국 정부와 소송 중이며 애플은 이 사건에서 MS를 지지하고 있다.

애플 VS FBI, 마침내 법정으로



IT 기업들의 지원을 등에 업은 듯,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은 연방법원에 총격 테러범의 아이폰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명령을 취소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로써 총격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둘러싸고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애플 간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다.

애플 변호인단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 연방지법에 지난 16일 내린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연방 치안판사 셰리 핌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에서 총기 테러를 저지른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5c에 들어있는 암호화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애플이 수사당국에 "합리적인 기술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애플 측은 신청서에서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법원의 명령이 수정헌법 제1조와 제5조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이 보유한 소프트웨어는 언론 자유의 한 형태로 봐야 하며, 이에 따라 정부가 애플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코드를 만들도록 강제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테러범의 암호화된 아이폰을 해제하기 위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은 '불필요한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또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명령을 수용하는 것은 현재 아이폰을 쓰고 있는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해킹과 신원 도용, 정부의 도·감청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는 아이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법무부와 FBI가 법원을 통해 의회와 미국민이 부여하지 않은 '위험한 힘'을 추구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전 세계 수억 명의 기본적인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뒤흔드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4일 ABC뉴스에 출연해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식적인 인터뷰를 처음으로 했다. 그동안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간접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팀 쿡 CEO는 애플사가 이미 FBI가 원하는 휴대전화기에 대해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FBI가 요청해 이뤄진 법원의 명령은 FBI가 애플사에 수 백만 명의 고객의 정보를 노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도록 강요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위험성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이날 열린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샌 버나디노 총격테러에 대해 FBI가 "경쟁력 있는 수사를 해야 한다"며 애플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코미 국장은 법원의 명령으로 2가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나는 전화기의 자동 지움 기능을 막아서 암호를 풀 때까지 10번을 실패해도 자동으로 지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코드를 추적하는 사이에 지연기능을 작동하지 않도록 해서 수백 년이 걸리지 않고 몇 분 만에, 그것도 원격으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여러 가지 기술상의 제약으로 수백 년 걸려야 풀 수 있는 암호체계로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애플사가 일정 부분 협조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사와 FBI는 어느 정도 선에서 '협력'과 '타협'이 이뤄진 것일까? 앞으로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팀 쿡 CEO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FBI의 전략에 대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비밀리에 처리될 수 있는 문제를 FBI가 무슨 일인지 대중에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FBI가 그럴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FBI는 애플과 타협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코미 FBI국장은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대화와 타협이 이 사안을 해결하는 열쇠라며 테러사건 수사와 암호화체계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희망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수사기관이 애플에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강압적으로 요구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법적인 영역이 아니라 정치적인 영역에 속한다"고 밝히고 있다. 팀 쿡 CEO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이 법원보다는 의회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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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구글과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속한 업계 모임인 '정부감시개혁'(RGS)과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 등이 애플의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제 초대형 IT 기업들까지 단순 지지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법적 행동에 들어가면서 IT 업계와 미국 정부 간의 다툼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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