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 410년 만에 실체 드러날까? _젤다 몫구슬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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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두려워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자 세계 4대 해전에 빛나는 문화유산인 거북선을 바다 속에 묻어 둘 순 없다" 지난해 2월 1일 김태호 경남지사가 '이충무공 해저유물-거북선을 찾아라' 출범식에서 한 말이다. "해군에서 그동안 거북선 발굴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경남도는 이번이 역사적으로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추진한다"는 말도 뒤따랐다. 그로부터 16개월여만인 내달초 도는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인근에 베이스 캠프를 치고 수중 탐사전문 업체와 첨단장비를 동원, 본격적인 거북선 탐사에 나선다. '1%의 가능성에도 도전한다'는 김 지사와 경남도는 물론 1년여 준비과정에서 역사고증 업무 등에 참여했던 전문가 그룹까지 거북선 발굴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분위기다. 해군사관학교 이민웅 교수는 "유물 발굴 가능성이 높은 해역을 탐사 대상으로 정했고 기술력이나 장비도 향상돼 거북선 등 임진왜란 관련 유물을 발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역사고증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종우(원광대) 교수도 같은 의견을 냈다. 앞으로 1년간 도의 의뢰를 받은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수중을 탐사할 곳인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일원 1천584만㎡는 고증위원들과 감리기관인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에 의해 거북선이 침몰돼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지목된 해역. 임진왜란 기간 벌어진 크고 작은 전투에서 조선수군의 피해도 적지 않게 발생했지만 칠천량 해전은 원균의 지휘를 받은 조선군이 1597년 7월 일본군을 맞아 거북선과 판옥선 등 150척 안팎이 파손되고 1만여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은 최대 패전의 현장이다. 그만큼 거북선이든 판옥선이든 유물을 건져 올릴 확률이 높다는데 착안한 것이다. 장소 선정에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고 기술과 장비가 해군이 발굴했을 때보다 훨씬 향상됐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거북선의 신비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적지 않다. 그렇지만 사안의 성격상 전망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순신 장군은 전투를 지휘한 장수로서의 뛰어난 능력은 물론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인간적인 측면 등으로 해서 일찌기 '성웅'(聖雄)으로 추앙받은 탓으로 거북선을 포함한 유물 발굴 시도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돼온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까지 거북선 발굴의 역사를 보면 크게 4단계로 첫 발굴은 지난 73년부터 6년간 문화재 관리국 발굴조사단에 의해 진행됐지만 당시는 해군 함정에 탐사장비를 싣고 다녀야하는 등 제약이 많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89년에 해군 충무공해저유물 발굴단이 정식 창설돼 91년까지 칠천수로와 노량 등 54.4㎢의 해역에 걸쳐 탐사가 이뤄져 침몰선 잔해로 추정되는 목재 등이 일부 나오기도 했다. 1989년 당시엔 노태우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서울대 해양연구소와 한국해양연구소, 동력자원연구소, 농어촌자원공사 등의 기술진들이 합동으로 고성만과 한산만, 칠천수역 등에서 탐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지난 92년부터 95년까지 해군은 해상과 육상에서 통털어 763일에 걸쳐 정밀 탐사를 벌여 별승자총통과 칼 등을 인양하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이충무공 해저유물발굴단장이었던 황 모 대령이 이미 지난 92년 8월 가짜 '귀함(龜艦)별황자총통'을 통영시 한산면 문어포 앞바다에 떨어뜨렸다가 인양한 것처럼 국민들을 속인 사실이 지난 96년 드러나 사법처리와 함께 발굴단 해체라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에도 해군에는 해저유물탐사단이 새로 창설돼 계획해뒀던 해역을 대상으로 탐사를 계속했지만 96년의 후유증 탓인지 큰 성과도 없고 동력도 잃은 듯한 상태에서 현재에 이르고 있는 분위기다. 각종 문제도 있고 한계도 있었지만 과거 탐사 기록들을 보면 장소는 이번처럼 칠천도 주변이 포함돼 있고 구체적인 탐사 포인트도 낯설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사학자 등 전문가 그룹 가운데는 거북선이 철갑선이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목선이었던 거북선은 논리적으로 침몰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인양 발굴도 있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의 상징성이나 의미가 적지 않고 과거 탐사과정의 한계나 문제를 인식한 상태에서 시작되는 점에서 '거북선을 찾아라' 프로젝트는 탐사 과정 내내 국내뿐만아니라 일본 등 외국에서도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