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한파까지…산간마을 ‘이중고’_콜 포커_krvip

가뭄에 한파까지…산간마을 ‘이중고’_포커 선글라스를 치다_krvip

<앵커 멘트>

추위가 물러갔다지만 강원 산간지역은 아직도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고 있습니다.

이런 추위에 가뭄까지 이어져 주민들이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두대간 기슭의 외딴 농가입니다.

물이 나오지 않은 지 벌써 닷새째.

75살 할아버지는 오늘도 양동이를 들고 계곡으로 향합니다.

두께 10센티가 넘게 꽁꽁 언 얼음을 도끼로 깨고, 차가운 물을 퍼담는 고된 작업.

하루 대여섯 번은 물을 길어야 합니다.

<인터뷰> 강영재(주민) : "(얼음 구멍이) 하룻밤 자고 나면 또 얼고 그러죠. 깨는 것보다 (물을) 들고 오는 게 더 힘들죠."

주민들이 식수로 쓰는 계곡 상류로 올라가 봤습니다.

흐르던 물과 간이상수도 관로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얼어붙은 관을 떼어내고 새 관을 연결하지만, 언제 또 얼어버릴지 모릅니다.

<인터뷰> 김진구(간이상수도 정비 담당) : "임시로 (물을) 먹게끔 해주고 시간을 벌어서 (기존 관을) 녹여서 다시 (연결할 겁니다)"

이 산간 마을은 열흘째 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사흘 전 소방차가 실어준 물을 통이란 통마다 받아놓고, 가축에게 줄 물까지 아낍니다.

이곳은 계곡 물이 아예 말라버렸습니다.

주민들이 쓸 물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겨울 들어 강원 영동지역 강수량은 5.7밀리미터로, 평년의 7.2%에 불과합니다.

한파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강원도 산간마을 주민 천800여 명이 생활용수 560톤을 긴급 지원받았습니다.

<인터뷰> 김복녀(주민) : "난리통이지. 난리가 따로 있어요. 이게 난리지 물 없는 게."

추위와 가뭄, 식수난까지, 산간마을 주민들에게 올겨울은 유난히 길게 느껴집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