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다…‘활동 종료’ 군 진상규명위 5년의 기록_레이븐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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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죽음 명예 회복”…군 사망사고진상규명위 출범(7시 뉴스, 2018.09.28)

군 관련 사건 공식 조사 기구,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2018년 활동을 시작할 당시 나온 기사 제목입니다. 그 뒤 5년 가까이 지난 오늘(13일)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활동을 마치고 조사 활동 성과 보고회를 열었습니다. 진상규명위는 당초 목표대로 억울한 죽음에 대한 명예 회복에 얼마나 기여를 했을까요?

■ 군사망진상규명위 5년 활동 종료…진정사건만 1,787건

위원회에 그동안 접수된 진정사건은 총 1,787건입니다. 이 가운데 일반 병사의 사망사건은 총 1,362건으로 약 76%를 차지합니다. 특히 이 가운데에서도 일병과 이병 계급의 사망사건이 462건과 399건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진정된 사건들은 총기로 인한 자살 등 자해사망, 사고사와 병사 등 다양했습니다. 자해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데 최초 군 수사결과에서는 애인과의 이별, 부대 내 부적응 등 개인적인 사유로 인한 자살로 치부됐던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진정 제 134호 최 일병 사건(1984년 발생)
-최초 군 수사결과: 경계근무 중 잠을 자 전화를 받지 못해 이후 처벌을 두려워해 자살
-위원회 조사결과: 선임병 업무 대신하며 절대적인 수면 부족 상태에서 사망 당일에도 구타를 당하던 중 항변한 뒤 자살

진정 제1738호 장 상병 사건(1986년 발생)
-최초 군 수사결과: 애인의 변심과 가족 결혼 등으로 군 생활 염증 느껴 자살
-위원회 조사결과: 계급 분포 불균형으로 병사 간 가혹 행위가 심했던 상황에서 구타 폭력 노출 빈도 높아져 자살

하지만 위원회가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확보해 조사한 결과는 부대 내 구타와 가혹 행위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들이 드러났습니다. 이수정 비상임위원은 "부조리가 존재해 그 끝에 개인의 무력함이 도를 지나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군에서 폭력을 방치하고 관리 소홀로 이어져 개인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 군사망자 3만여 명 여전히 '미순직'…위원장 "군 인권 보호돼야 강군"

군에서만 6·25전쟁 이후 약 10만 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3만 9천 명 정도가 미순직 상태입니다. 이 가운데는 분명 순직으로 예우를 받을 수 있음에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버려진 고인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위원회는 활동연장을 요청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송기춘 위원장은 "망인의 명예를 되찾는 일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입법이 참 어려운 것 같다"고 아쉬움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인권이 보호되면 군의 기강이 저해될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한다"면서 "오히려 자신의 자유로 자율성에 대한 책임이 더 강화되기 때문에 더 강한 군기를 형성하고 자율성에 바탕한 복종이 사기를 향상시켜 바로 강군을 형성하는 길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담아 14권으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해당 내용은 향후 국가기록원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