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들 이러시면 곤란합니다”…피감기관과 술자리_슬롯 축구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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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의회, 회기 중 피감기관과 '부적절' 술자리

지난 18일,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가 의회 전반기 해단식을 했습니다. 그동안 고생했다며 의원들끼리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입니다. 장소는 부산 시청 인근의 유명 고깃집이었는데요. 이 자리, 과연 의원들만 참석했을까요?


■ 그들만의 해단식? 우리 모두의 해단식!

이른바 '쫑파티' 성격으로 마련된 해단식 자리에는 약 30명 정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상임위 소속 시의원은 6명인데 왜 이렇게 참석자가 많은가 싶은데요.

취재 결과, 이 자리에는 부산시 담당 부서의 국·과장과 피감기관인 주요 산하 공공기관장과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부산시 담당 부서는 3곳. 관광마이스산업국과 교통국, 해양수산물류국입니다. 국장들과 담당 과장 등 모두 9명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산하 공공기관은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부산시설공단 등 3곳이고, 여기도 마찬가지로 사장을 포함해 기관별 임원 2명씩 동석했습니다.

한 공공기관장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해단식을 하는데 밥 한 그릇 하고 가라 해서 갔는데, 저녁 자리에 갔더니 다른 공공기관 사람들이 많이 와 있길래 조금 의아했다. 이거 무슨 자리인가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 "의원님들,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 의원들이 전반기 마무리를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부산시 주요 간부들과 피감 기관의 임원들을 초청한 것이었는데요. 5시부터 시작한 1차 저녁 자리는 약 3시간 반 정도 진행됐습니다. 고기와 식사를 비롯해 적지 않은 양의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일부 참석자들은 2차 자리로 옮겨 술을 더 마셨습니다.

이렇게 시의회 의원들과 부산시 고위 간부, 피감기관 임원들이 함께 술을 마시며 자리를 한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 시기가, 부산시의회 '정례회' 회기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각 상임위원회에서 부산시와 피감기관에 대한 예산 결산을 비롯해 각종 승인 심사를 하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행태로 보입니다.

부산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일단 모양새가 매우 좋지 않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정례회가 계속 이어지는데, 무엇보다 결산 승인 심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피감 기관장들을 불러 만난다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소위 갑질 행위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심지어 다른 상임위 소속 시의원은 "설마 그렇게 했겠느냐. 요즘은 밥 먹을 때도 구설에 오를까 조심한다. 그렇게 하는 경우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만약 같이 해야 하는 자리가 있더라도 술을 마신 것은 정말 잘못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상임위 의원은 "해양교통위 소속 의원들이 안이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 위원회가 산하 기관이 많은 특성이 있는데, 그럴수록 조심했어야 하지 않냐"고도 말했습니다.


■ 한목소리로 "나 몰라라" … '술자리' 경위는 오리무중?

해양교통위원회 소속 시의원 여러 명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대부분은 "그 자리가 마련된 경위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어떤 의원은 "전문위원실에서 그렇게 진행한 것 같다. 의원들과 충분히 논의된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는데요. 글쎄, 전문위원들이 의원들과 상의 없이 고위직 인사들을 부르는 것이 가능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해양교통위 소속 한 의원은 "자연스럽게 모인 자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시대가 바뀌어서 예전처럼 그런 식으로 할 수 없는데, 의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시의회 의원 윤리강령에는 '의원은 직무와 관련해 청렴해야 하고, 공정성을 의심받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과연, 이들의 '술자리'는 윤리강령에 어긋나지 않는 걸까요.

아, 그리고 이건 취재 뒷얘기인데요. '술자리'의 몇몇 참석자들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밥 먹으면서 간단히 '술 한 잔' 한 것인데 큰 문제 되겠습니까...?" 그래서 술을 얼마나 마셨을까 확인했습니다. 정확하게 소주와 맥주 합쳐서 60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