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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산불이 꺼졌지만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11일째 대피소 등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재민들 대부분이 농민들이어서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생계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임시 주택이 지어진다지만 턱없이 부족한 지원 등으로 일상으로의 복귀는 멀게만 느껴집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대째 150년 넘게 살아온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집은 물론이고 트랙터부터 이앙기까지 농사지을 농기계와 농기구 등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장세탁/울진 산불 피해 주민 : "옷이고 뭐고 괭이고 호미고 낫이고 남아있는 게 하나도 없어요. 아시다시피 다 녹아내렸고."]

이번 동해안 산불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은 270여 가구 4백여 명, 대피소 등에서 머무르고 있는 이재민 대부분이 농민들입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있지만 농사 준비는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천음전/울진 산불 피해 주민 : "얼른 농사철이니까 농사도 좀 지어야 되겠고. 마음은 급해요, 여기 들어와 있지만. 마음은 급하고."]

임시조립주택이 건립될 예정이지만 터 확보 등의 문제로 한 달은 지나야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건립되더라도 1인 가구가 겨우 살 만한 27제곱미터 남짓한 방에 많게는 3명이 살아야 할 처지입니다.

이재민들은 하루속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천음전/울진 산불 피해 주민 : "얼른 복구해서 집이라도 얼른 해주고 생활터로 빨리빨리 돌려보냈으면..."]

하지만 주택이 전소돼도 복구 지원금은 최대 천6백만 원.

재해주택 복구자금을 8천8백여 만 원까지 빌려도 집을 새로 짓기에는 부족합니다.

[이종철/울진군 이재민안정지원T/F팀장 : "건립 금액이 부족한 건 사실이나 역대 재난 사례를 보아 부족한 부분에 대하여 국민 성금과 기금으로 보충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역대 최장 시간 이어진 산불은 꺼졌지만 이재민들의 마음은 아직도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최동희 신상응/영상편집:김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