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망신 산 ‘국제 공모 건축물’ _카지노에서 플레이 비용을 지불_krvip

국제 망신 산 ‘국제 공모 건축물’ _그물의 동물_krvip

<앵커 멘트> 세계적인 친환경 건물축을 짓겠다며 국제 공모까지 받았던 건축물이 당초 설계도와는 다르게 지어져 국제 망신을 사고 있습니다. 최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47억 원을 들여 준공한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친환경 건축물로 짓겠다며 부산시가 국제 현상 공모까지 한 환경 전시관입니다. 300대 1의 경쟁을 뚫고 일본 건축가 야마시타씨의 작품이 최종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2년여 만에 완공된 건물은 공모 당시 설계와 딴판입니다. 친환경 건축물인 만큼 모든 골조를 나무로 설계했지만 시공은 철골로 바뀌었습니다. 나무 골조는 특수 실험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였습니다. <인터뷰>박용구(부산시 낙동강환경조성사업단) : "공기도 오래 걸리고 예산도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예산 집행 기간도 있고 해서..." 철새가 건물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느낄 수 있도록 옥상 곳곳에 잔디를 깔도록 했지만 시공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그냥 콘크리트로만 공사를 끝냈습니다. 난간 손잡이와 화장실 자재 등도 설계자가 의도한 친환경 이미지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녹취>야마시타(일본 건축가) : "난간도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 벽체도 현장의 환경 파괴를 피하기 위해 미리 제작된 콘크리트로 시공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길준승(감리단장) : "일본은 상세도가 수천 장 씩 되고 설계감리시스템이 있지만 우리는 안된다. 그게 아쉽죠." 야마시타씨는 차라리 설계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며 분개합니다. <인터뷰>야마시타(일본 설계자) : "한국은 국제공모를 할 만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이 건축물의 이미지를 알고 있는 건 설계자인데 설계감리에 전혀 관여할 수 없었습니다." 2억여 원을 들여 세계 건축가 협회에 심사까지 의뢰하는 등 호들갑을 떤 국제 공모. 이런 실정이라면 국제 공모가 자치단체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