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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마라톤대회의 하나인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장에서 15일(현지시간)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하면서 미국 사회가 또다시 테러 공포에 뒤덮였다.

올해로 117회째인 이번 대회에는 세계 96개국에서 2만7천여명이 참석했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홍보 효과'를 노리는 테러집단 입장에서는 이만한 목표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26명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가 받은 충격이 더욱 컸다. 사전에 테러를 예고하는 어떠한 징후도 없었고 다중을 겨냥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는 점도 미국 당국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보스턴 경찰은 아직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했고 체포된 용의자도 없다고 밝혔지만 백악관과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서둘러 '테러'로 규정했다. 20초 간격으로 2개의 폭탄이 터진데다 2개의 폭발물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테러 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직후 주요 대도시에서 치안을 대폭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미국 비밀경호국(SS)은 폭발 소식을 접하자마자 워싱턴DC 도심에 있는 백악관 인근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통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고, 뉴욕 경찰도 호텔 등 주요 건물에 주요대응팀(CRT)을 배치했다.

사법당국은 잠재적인 원격 기폭을 막으려고 보스턴 지역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했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보스턴 폭발사고 인근 지역에 비행금지구역(no-fly zone)을 설정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시민이 많이 모이는 주요 장소에 대한 특별 경계를 지시하는 한편 이날 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프로야구(MLB) 경기 등 주요 스포츠 경기장의 보안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캘리포니아 주당국은 9·11사태 이후 만들어진 위협평가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미국 사회가 이처럼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본토가 공격당한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1년 7개월이 지났지만 테러 공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말 CNN방송과 AP통신 등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톱뉴스'는 단연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이었다.

세계 최강 미국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던 9ㆍ11 테러 10주년을 몇개월 앞둔 2011년 5월 1일(파키스탄 시간 5월 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빈 라덴 사살작전 성공 소식에 국민들은 환호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알 카에다의 또다른 거물인 안와르 알 올라키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선언한 '테러와의 전쟁'이 마침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빈 라덴 사살 이후 2년 가까이 된 지금도 미국은 여전히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한 상태이고, 알 카에다 조직은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치른 '두개의 전쟁'으로 나라살림이 거덜나면서 국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를 겪었고, 대외적으로는 파키스탄과의 외교갈등, 이슬람 무장단체의 보복테러 등의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 1년을 앞둔 지난해 4월 테러 위협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지시했다.

백악관은 구체적인 테러위협 정보가 없다고 밝혔으나 FBI와 국토안전부 등은 알 카에다와 관련 조직이 빈 라덴의 사살에 대한 보복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당시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은 "알 카에다를 파괴할 수 있는 특효약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의 테러 공포는 국내에서 자생적인 테러리스트가 등장하면서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2011년 11월 알 카에다를 추종하는 20대 라틴계 미국인이 뉴욕에서 아프간전 참전군인과 경찰 등을 상대로 폭탄테러를 계획하다 적발되는 등 이른바 '외로운 늑대'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시카고 선거사무소 등에 대한 테러 공격을 모의한 남성 3명이 체포됐다.

브라이언 처치(21). 제이리드 체이스(25), 브렌트 빈센트 베털리(25) 등으로 알려진 이들은 시카고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간에 테러 공격을 계획한 혐의로 붙잡혔다.

특히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사무소를 비롯해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의 자택 등을 주요 목표로 삼았으며, 시카고 시내의 한 아파트에서 화염병을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파키스탄내 무장단체 라시카르-에-타이바, 아프간 동부의 하카니, 소말리아 알-샤바브 등과 같은 알 카에다 연계테러 조직들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빈 라덴이 사라지면서 10년 이상 이어진 '테러와의 전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출구 전략'은 요원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용의자와 범행 동기 등을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고 강조한 것도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