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수강이래서 샀는데”…상술에 우는 공시생들_로켓앱으로 돈 벌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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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0원', '합격까지 평생 수강'. 홈페이지 광고를 보고 저도 혹했습니다. 결제 한 번이면 평생 강의를 볼 수 있다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무원단기학교(공단기)의 '평생 0원 프리패스'라는 수강권 이야기입니다. 공단기는 1년에 10만 명 넘는 공시생이 선택하는 상품이라고 스스로 광고합니다.

그런데 지난 몇 달 동안 KBS에는 수강권에 대한 제보가 여러 건 들어왔습니다. 대부분 '평생 0원이라고 해서 샀는데, 갱신을 못해 소멸됐다. 억울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평생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2018년 2월, 공시생 이 모 씨는 169만 원을 내고 공단기 평생 수강권을 샀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 씨는 강의를 듣지 못합니다. 수강권이 소멸됐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광고 문구만 '평생 0원'일 뿐, 실제는 첫 해에 큰 돈을 내야하고, 이후로도 매년 갱신해야 하는 '조건부 연장 상품'이었습니다. 매년 11월에 갱신 신청을 해야 하고, 갱신을 위해서는 그해 공무원 시험 응시표와 성적이 고스란히 담긴 성적표, 신분증 사본을 내야 합니다. 만약 갱신 기간을 놓치거나 응시표 등을 내지 않으면 수강권은 소멸됩니다.

이 씨는 "비싼 돈을 주더라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강의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갱신(연장) 신청기간이 한정돼 있고, 기간 내 신청을 못 하면 아예 갱신이 안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 씨가 결제한 상품 약관에는 '갱신 신청은 매년 11월(예정)이고, 해당 페이지 오픈 후 별도의 공지와 문자로 안내'라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문자를 받지 못 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씨는 "약관에 공지한 대로 갱신 기간이라는 문자라도 받았다면 갱신 신청을 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198만 원을 내고 평생권을 끊은 수강생 전 모 씨도, 문자를 받지 못해 갱신 시기를 놓쳤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갱신 신청 때 문자안내 예정’이라고 약관에 적혀 있지만, 일부 수강생은 문자를 받지 못했다.
"모바일 앱에선 안 보였어요"…홈페이지에만 뜬 갱신 공지

문자가 안 왔다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공지됐을까. 공단기는 갱신 신청 기간인 지난해 11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인터넷 홈페이지에 갱신 공지를 띄웠습니다.

그러나 일부 수강생들은 공지를 보지 못했는데요. 노트북을 켜서 홈페이지로 접속하기보단, 휴대폰에 깔린 모바일 앱을 통해 강의를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공단기 관계자는 "많은 수험생이 모바일 앱을 통해 강의를 보는 것은 알고 있었다"면서도 "앱을 통해 공지를 띄우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수강생 이 모 씨는 "당연히 모바일 앱에서도 공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약관에 '갱신 페이지 오픈 후 별도의 공지 예정'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이 씨는 '홈페이지 공지'라고 명시돼 있지 않아, 당연히 수강생들이 많이 쓰는 휴대폰 앱으로도 알려줄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원 '피해 신고' 급증…공단기 "추가 갱신 검토 중"

한국소비자원에는 최근 공단기 평생 수강권 피해 신고가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신고 건수가 한 달에 불과 13건, 14건이었는데요. 12월이 되자 60건, 올해 1월 들어서는 8일 만에 46건이 접수됐습니다.

공단기는 취재가 시작되자 "문자 못 받은 수강생들이 추가로 갱신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수강생들이 홈페이지만이 아닌 모바일 앱에서도 갱신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수강생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험에 떨어질까봐 무섭다고 하니까 엄마가 '평생권' 끊으라고 하더라고요. 없는 형편이지만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요. 그런데 이제 그 수강을 못해요." 수강생은 통화도중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더 이상 업체들의 상술에 우는 공시생들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