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첫 여성 소장 정희선 박사 _인스타그램 리오 포커 클럽_krvip

"여성이냐, 남성이냐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여성이라니까 주위에서 더 많이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합니다." 제11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으로 임명된 정희선(53.여) 소장은 10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최초의 여성 국과수 소장으로서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숙명여대 약학과를 졸업한 정 소장은 1978년 국과수에 들어와 약독물 과장, 마약분석과장 등을 거치며 만 30년 동안 `한 우물'만 판 끝에 국내 과학 범죄수사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지금은 어느 분야에서나 여성 전문인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1970년대만 해도 자신을 제외하고는 과학수사를 담당하는 여성 연구자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 정 소장의 전언이다. 정 소장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여성이 총 3명밖에 없었다. 여성이 약학대학을 나오면 주로 약사를 하지 이런 곳에는 잘 오지 않았다. 당시에는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두니까 3년만 있자는 생각이었는데 그 10배인 30년이나 몸담게 됐다"라며 웃었다. 약학을 전공하며 석ㆍ박사 과정까지 마친 정 소장은 대학 시절 국과수 소장의 강의를 들은 것이 국과수에 들어온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공부하는 게 좋았다. 대학 때 국과수 소장의 소개를 듣고 아주 흥미를 느꼈는데 마침 졸업할 때 자리가 있다고 해 운좋게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국과수에서 소변이나 모발로 마약 성분을 검출하는 기법을 개발하는 등 약물 및 마약 감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 2002년에는 여성 최초로 법과학부장에 올랐다. 그는 또 최근 5년 동안 국내외 학술지에 약물 및 마약관련 연구논문 40여편을 게재하고 관련 특허 4개를 출원해 지난해 과학기술부가 수여하는 `제7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정 소장은 국과수 소장 외에도 국제법독성학회 사무총장, 대한약학회 평의원, 한국법과학회 부회장 등의 직위를 맡고 있다. 정 소장은 "국과수가 현재 감정 업무를 잘 하고 있어 국민신뢰를 받고 있지만 객관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의 감정 결과가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연구 업무와 교육 부문도 개선해 `삼위일체'를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정안전부에서 임명장을 받은 정 소장은 11일 정식으로 소장에 취임해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