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 묻힌 미 대선, D-30 _뉴트로 빙고_krvip

금융위기에 묻힌 미 대선, D-30 _오마하 포커와 텍사스 홀덤의 차이점_krvip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첫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미국발 금융 위기가 오늘로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대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벌써 대선 판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기는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특히, 금융위기가 정권심판론으로 연결되면서 민주당 오바마 후보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서 워싱턴 정인석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상황 알아봅니다. 정 특파원, 미국 대선이 이제 한 달 뒷면 치러지는데요. 금융위기가 대선 판도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리포트> 금융위기 문제가 미국 대선전의 블랙홀이 되면서, 대선 판도 변화로 직결되는 양상입니다. 모든 이슈가 금융위기, 경제회생 문제로 수렴되면서, 야당 후보인 오바마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사태는 특히 주춤하던 오바마에게 부시 대통령의 실정을 공격하고, 자신의 슬로건인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대형 호재가 되고 있는데요, 여론조사를 보면 경제 문제 해결사로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0%를 넘을 정도로, 유권자들에게 크게 먹혀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틀 전에는 두 후보 모두 선거 운동을 잠시 접고 상원의 법안 표결에 직접 참석하기도했는데요, 두 후보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오바마(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수천 개 기업이 문을 닫고, 수백만 일자리가 사라지고 고통스런 경기침체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이번 위기는 단순한 월가 위기를 넘어선 미국 전체의 위기입니다." <녹취>매케인(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초당적 협력은 힘든 일입니다. 더구나 이번처럼 필요하지만 인기없는 조치를 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안됩니다." 금융위기로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리면서 부시 차별화에 주력해온 매케인 후보, 부기 3기라는 꼬리표를 떼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반면 오바마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질문 2> 미국의 구제금융법안이 진통 끝에 결국 의회를 통과했는데요, 앞으로 상황 전개는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답변 2> 법안 통과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금융위기 문제 앞으로도 대선 정국의 핵심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안이 발효되더라도 재무부가 실제 부실 자산을 사들여 수습에 들어가는 데는 최소 몇 주가 걸리는 만큼, 이 때까지 파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금융위기에 이어 실물 경제의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진영의 지속적인 파상 공세가 예상됩니다. 반면, 매케인 후보는 의회 논란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왔다는 점에서 일단 국면전환을 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3> 앞서도 언급하셨습니다만 금융위기 이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지는 양상인데요, 현재 판세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답변 3> 이번 금융위기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오바마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오바마 후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언론들이 실시한 지지도 조사를 보면 오바마 후보는 50%를 넘나드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매케인을 적게는 4에서 많게는 9%, 10%포인트까지 따돌리며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 바로 한달전 페일린 효과로 매케인이 5%포인트가량을 앞섰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지지율 역전입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던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급속도로 오바마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CNN은 오바마 후보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중 벌써 259명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고, 정치전문웹사이트인 RCP는 금융위기 사태가 발생한 뒤 오바마가 52명의 선거인단을 추가해 259명을 확보한 반면, 매케인은 반대로 64명을 잃어 163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른바 스윙스테이트, 경합주들의 민심 변화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특히 공화당의 아성이었던 버지니아와 플로리다,오하이오 등 핵심 주들이 최근 잇따라 오바마쪽으로 넘어가고 있는데요, 1964년 이후 한번도 진적이 없는 버지니아는 물론이고, 플로리다, 오하이오 하나같이 최근 두차례 대선에서 공화당에 승리를 안겨줬던 텃밭이라는 점에서 매케인에겐 적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질문 4> 매케인 후보 진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그만큼 TV토론의 비중이 더 커진 것 아니겠습니까? <답변 4> 네, 한시 바삐 국면전환이 시급한 매케인 후보, 가장 기대를 거는 곳이 바로 TV토론입니다. 지난달 대통령 후보들의 첫 TV토론이 있었고, 어제는 부통령 후보의 토론이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금융위기가 워낙 선거국면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문제에 대한 오바마의 공세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도 실패하면서 오히려 점수를 깎아먹었다는 평가입니다. 오히려 페일린의 출현한 어제 부통령 후보 토론이 더욱 관심을 끌었는데요, 토론 내용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페일린(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 "미국 경제가 어떤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말 자녀들을 데리고 축구장에 간 부모들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녹취>바이든(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불과 두 달 전입니다. 매케인은 9시에 경제가 튼튼하다고 말했놓고선 같은날 11시가 돼선 경제가 위기라고 말했습니다. 매케인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매케인이 보통사람들과 동떨어져있다는 점을 말하는 겁니다." 페일린은 어제 TV토론에서 비교적 큰 실수 없이 경제와 외교현안에 대한 답변을 쏟아냈는데요, 페일린이 다시 재기해 돌풍을 재연할 수 있을지 며칠 뒤 나올 유권자들의 평가가 관심입니다. 대통령 후보들의 TV토론은 오는 7일과 15일 앞으로 두 차례가 더 예정돼있습니다. 시간에 쫓기고 있는 매케인 후보, 국면을 전환한 새로운 이슈 개발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향후 TV 토론에서 훨씬 공세적인 대응이 예상됩니다. <질문 5> 현재 상황으로 보면,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하겠는데요. 앞으로 한 달, 어떤 변수들을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답변 5> 예상되는 가장 큰 변수, 역시 이번 선거의 상수라고 할 수 있는 인종 문제가 꼽히고 있습니다. 흔히 이번 선거에서 인종 문제가 차지할 비중을 5%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특히 매케인 후보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보수측의 막판결집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종문제가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각 후보들의 치명적인 말실수, 선거 직전 발표가 예정된 페일린 관련 수사 결과, 여기에 흔히 10월의 위기로 불리는 대형 돌발 사건이 선거 직전 터질 가능성도 막판 변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거 결과 신중하게 끝까지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