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슬림과 공생의 비결 _한국과 가나는 누가 이겼는가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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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유럽과 호주에서 잇따른 인종 갈등에 따른 소요사태는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문명 충돌로까지 해석되고 있습니다만 이런 현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더구나 2001년 9.11 사태를 겪으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양측은 미국 특유의 문화 다원주의를 바탕으로 공생. 공존의 지혜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무슬림 사회를 김정훈 특파원이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이슬람 경전 코란을 암송하는 소리가 드높습니다. 기독교도가 세운 나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도시 한복판의 모습입니다. 9.11테러 이후 미국인들이 보내는 경계의 눈초리가 상당기간 지속됐지만 미국 무슬림의 회교 사원은 평화스러워 보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 사는 캘리포니아 주의 한 회교사원입니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약 600명 정도의 신자들이 이 곳을 찾아 알라신과 마주앉습니다. 이만한 규모의 회교사원이 미국 전역에 1500개가 넘습니다. 5년 전 1200여개에 불과했던 사원이 3백개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인터뷰> 에머드(사업가) :"형제 자매와 무슬림의 수호자들, 또 비 무슬림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인터뷰> 말리아(주부) : "자유가 있고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만 우리의 종교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들도 형제 자매를 포함한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미국의 자유스런 분위기에 만족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늘 코란과 함께 있습니다. 이렇게 코란을 손에 쥐고 미국땅을 찾은 미국 무슬림들에게 무슬림 과격파들의 생각과 행동은 늘 고심거립니다. 지난 10월 프랑스 무슬림들의 소요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세계 각국이 긴장했습니다. 9.11사태를 겪었던 미국이 유독 민감해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 무슬림들 생각은 달라보입니다. 무슬림의 문제가 아닌 프랑스 내부의 정책적 문제라는 시각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빌랄(회사원) : "그들은 소외됐습니다. 종교적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문제입니다." <인터뷰> 사마(고등학생) : "테러리스트가 이슬람은 아닙니다. 그들의 극단적 행동이 안타까워요." 기독교와 이슬람의 종교적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게 미국 무슬림들의 시각입니다. 무슬림 연구소들은 현재 미국 내 무슬림 인구가 7백만을 다소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미국 인구의 2%가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무슬림으로 개종하는 미국인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고 무슬림 이민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내 기독교인 증가율이 정체상태를 보이는데 반해 무슬림 증가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민족 국가답게 미국 무슬림의 출신국도 다양합니다. <인터뷰> 우스만(회교사원 사무총장) : "인구 분포로 보면 미국 내 흑인이 많구요. 남아시아 사람도 아주 많습니다."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남아시아인들이 33%로 가장 많고 다음이 미국 태생의 흑인들이 30% 가량입니다. 아랍권 출신은 25%에 그치고 있습니다. 12%는 유럽 등 나머지 여러나라 출신들입니다. 특히 미국 태생의 흑인 무슬림이 많은 것은 과거 미국의 어두운 인종차별의 역사와 무관치 않습니다. 20세기를 움직인 스포츠 영웅 케시어스 클레이가 리스튼을 물리치고 세계 헤비급타이틀을 차지한 1964년은 미국의 무슬림 사회를 변화시킨 분수령이었습니다. 챔피언이 된 다음 날 레이는 무하마드 알리로 이름을 바꾸고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선언했습니다. 이미 4년전인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왔지만 늘 인종차별적 경험이 뒤따랐습니다. 오하이오 강물에 금메달을 내던진 클레이는 챔피언 등극과 함께 무슬림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무하마드 알리의 개종 이후 40년이 흐른 지금, 미국 무슬림사회는 다민족 국가 미국 사회의 탄탄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2세와 3세들은 주류사회에 속속 진출하며 사회적, 경제적 발판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미국 무슬림들을 위한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보교류도 활발합니다. 부시 대통령을 희화한 코미디 프로에서 미국 내부의 정치적 쟁점까지 모든 소재를 놓고 인터넷 대담프로를 방송할 만큼 네트워크도 폭넓게 구축돼 있습니다. <인터뷰> 아바이스(이슬람 닷컴 이사) : "가입자가 100만에 가깝습니다. 라마단때는 2백만까지 됩니다." 알자지라 방송, 사우디 티브이, 아프간 티브이 등을 24시간 인터넷으로 방송하는 등 이슬람권 소식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인터뷰> 모하메드(이슬람닷컴 사장) : "장기적으론 웹사이트가 전세계에 모든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미국의 무슬림 인터넷 방송사 직원들, 그들도 하루에 다섯번 어김없이 북동쪽 메카를 향해 기도합니다. 기독교계 백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도 무슬림의 전통의식이 방해받는 일은 없습니다. 특히 미국 무슬림들은 그들의 전통의식에 집착하면서도 포교활동에 나서지 않습니다. 회교사원을 건축하며 무슬림사회와 가까워진 한인 건축가의 눈에도 이 점을 미국 무슬림의 특징으로 꼽습니다. <인터뷰> 남대우(건축가-회교사원 건축) : "지금까지도 자주 만나고 인간관계를 맺고 있지만 저한테 무슬림으로 이적하라든기 뭐 이런 얘기가 한번도 없었어요." 그들의 최고 성직자도 미국 특유의 다인종 사회에서의 알라신의 역할을 새롭게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스바(회교 성직자) : "이 사회는 세계 모든 것의 모자이크 입니다. 문명과 문화, 국적의 용광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파키스탄 이민 1세인 아미르는 파키스탄 말을 할 줄 모르는 미국 무슬림입니다. <인터뷰> 아미르(파키스탄 2세) : "파키스탄은 여기 미국과는 너무나도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습니다." 2세와 3세들 모두 미국의 풍족에 만족해 하고 있습니다. 한 손에 코란, 또 한 손에 칼을 쥐고 영토확장에 나섰던 그들 선대의 전통은 코란을 통해 미국 땅에서 온전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칼을 대신한 풍족과 자유가 미국 무슬림의 생각과 행동을 바꿔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