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리더십에 감복”…‘안종범 문자’에 드러난 기재부 청탁 민낯_온라인 포커로 돈을 버세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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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 안택순 조세심판원장은 기획재정부 조세기획국장 시절인 지난 2015년 5월,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시 기재부는 국장 인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세제실 선임국장인 조세총괄국장에 행시 34기 후배 기수 인사를 앉히려는 움직임이 있자 고시 2기수 선배인 안 원장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안 수석에게 SOS 요청을 한 정황입니다.

조세총괄국장은 1급 승진 1순위인 요직입니다. 이런 자리를 고시 2기수 후배가 먼저 가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고 안 원장은 설명했습니다.

안 원장의 읍소가 효력을 발휘했는지, 이후 인사에서 조세총괄국장은 행시 31회, 그러니까 안 원장의 1년 선배인 한모 국장이 조세총괄국장 자리에 오르고 1년 뒤엔 안 원장 자신이 조세총괄국장이 됐습니다.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했던(?) 후배 국장은 올해 3월 비로소 조세총괄국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안 원장의 바람대로(?) 기수 순대로 인사가 이뤄진 셈입니다.

안 원장은 안종범 수석에게 기재부 인사에 개입해줄 것을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조직의 인사가 바르게 되어야 한다는 공익적 차원에서 제보한 것이고, 일종의 인사 적폐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은 아예 대놓고 '인사 청탁'을 하겠다며 안종범 수석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2016년 9월, 조 전 의원이 안 수석에게 보낸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재부 산하 외청에 오랫동안 나가 있던 자신의 고등학교 선배가 기재부 본부로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는 청탁이었습니다.

이후 한 달이 채 안 돼 박 국장은 실제로 기재부 국유재산심의관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현재 기재부 국고국장으로 있는 박 국장에게 경위를 물었습니다. 박 국장은 사적으로 인사 희망에 대해 얘기를 한 적 있는 것 같다고 말끝을 흐리다가 청탁한 사실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당시 기재부 심의관 자리에 공모 신청을 한 상태였으며 정당한 절차를 거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청탁 당사자인 조 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부적절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고등학교 동문들로부터 (박 국장이) 참 좋은 사람인데 밖으로만 돌아 안타깝다는 말을 듣고 이를 안 수석에게 전한 것이지 박 국장으로부터 직접 부탁을 받거나 이후 따로 만난 적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안종범 수석의 고향 친구인 한 대학교수는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에 장호현 심의관을 고려해주기 바란다"는
청탁 메시지를 넣었습니다. "현재 (인사가) 진행 중이고 막바지 경합 중이라고 한다. 꼭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 수석은 1분 만에 "오케이"라고 답했습니다.


장호현 심의관은 고등학교 동창인 모 교수를 통해 인사 얘기를 한 건 사실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간 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국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하던 2016년 10월, 안 수석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신의 지역구 출신인 조용만 재정관리국장이 1급 승진 1순위로 추천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 수석 본인도 국정농단 사건에 깊숙이 연루돼 정신이 없었을 시기였지만, 안 수석은 친절하게도(?) 이정현 당시 대표에게 "미션 수행"이란 답 문자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일이 잘되지 않았는지 이 전 대표는 며칠 뒤 안 수석에게 조용만 국장을 위로해달라는 메시지를 다시 보내기도 했습니다.

조 국장은 지난해 초 1급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올해 초엔 한국조폐공사 사장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조 사장에게 이정현 전 대표에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조 사장은 "지역구 국회의원이어서 한 두 번 본 것이 전부"라면서 "당시 내가 오히려 승진이 늦었다, 기재부 인사과에 물어보면 잘 알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이한성 당시 새누리당 의원과 현경병 전 의원도 안 수석에게 기재부 인사들에 대한 인사 청탁을 했습니다.

이 전 의원과 현 전 의원은 모두 안 수석과 대구 계성고 동문이었습니다.

앞서 지난 7월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 시절 안 수석에게 자신의 고등학교 선배를 금융사 사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10여 차례나 보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공직과 민간을 막론하고 경제 분야 주요 인사 청탁이 안 수석에게 몰렸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안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지금은 수감된 채 대법원의 최종심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반면 안 수석의 인사 청탁 메시지에 거론됐던 기재부 관료들은 대부분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대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경협 의원은 "경제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기재부 고위 공무원들이 자리를 위해 줄을 대고 유력인사에게 인사청탁을 했다는 사실에 실망과 충격이 크다"면서 "청탁으로 자리를 얻은 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