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넉 달 지났지만…피해주민들 폭염 속 임시주택_돈벌기 좋은 블로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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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4월이었죠.

강원도 동해안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여전히 과거와 같은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 5백여 명의 이재민이 지금도 조립식 주택과 같은 임시 거처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최근엔 폭염과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박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불 당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속초시 장천마을입니다.

곳곳에 집을 부수고 터를 닦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마을 한켠엔 임시 주택들도 들어섰습니다.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지난 5월 마련된 조립식 임시주택입니다.

현재 이곳에는 임시주택 20채가 마련돼 있고, 주민 41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두달째, 23제곱미터 남짓한 공간에 이재민 문명숙 씨가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 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문명숙/산불 이재민 : "떠날 때 보니까 불이 여길 다 들이닥치는 거야. 시뻘건 불이 말도 못했어. 그러니까 내 몸만 빠져나갔지."]

임시 주택은 단열 기능이 거의 없다보니 폭염과 열대야를 견디기가 더욱 힘듭니다.

["더워요. 그래도 계속 이걸 틀어놓으니까 살지. 안 그러면 못 살아요."]

지금 시간이 낮 12시인데요.

조립식 임시주택의 외부 온도가 얼마나 되는지 열화상카메라로 직접 재보겠습니다.

낮 기온은 30도인데, 지붕 온도는 63도까지 올라갑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민들은 에어컨이 없이는 견디기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한 이재민은 에어컨마저 고장나 지난 사흘동안 선풍기 하나에 의존해 무더위를 견뎌야 했습니다.

[김순이/산불 이재민 : "(이렇게 선풍기로만 버티시기엔 조금...) 예, 엄청 더워요. 엄청 더워요. 선풍기만으로 버티긴 힘들어요."]

그나마 6달 동안은 전기요금을 감면 받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강원고 고성의 또 다른 산불 피해 마을.

아직 철거조차 못한 집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산불로 집이 모두 타버린 현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냉장고와 유리컵 등 가재도구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요.

철거비용이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된 탓에 아직까지 철거를 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산불 이후 넉달, 이처럼 임시 주택에서 올 여름을 보내야 하는 이재민 6백여 명을 포함해 모두 천 5백여 명의 이재민이 아직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