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착륙했어야 하는데…” 긴박한 헬기 추락 수색 현장_폰타그로사 포커 클럽 페이스북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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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착륙했어야 하는데…자세를 상실한 것 같습니다." 전날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헬기가 착륙 직전에 추락한 전남 신안군 가거도 헬기 이·착륙장에서 수색에 참여한 37년 베테랑 소방헬기 조종사는 14일 공중 수색을 하기 위해 헬기에 오르기 전에 바다를 응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바라보는 해상에서는 해경과 해군 선박 30여척과 고속 단정 들이 물보라를 가르며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보다는 숫자가 훨씬 적지만 대형 선박은 외각 위주로 진을 치고, 소형 경비정과 고속 단정을 사이사이를 그물처럼 에워싸며 수색작업을 벌이는 등 세월호 참사 당시 악몽과 같은 모습이 전남 신안군 가거도 앞바다에서 또다시 벌어졌다. 고속 단정들은 불과 1.5 마일 떨어진 가거도에서 수색 인력과 물품을 이송하며, 마음이 바쁜 듯 물보라를 가르며 신속하게 움직였다. 수색선박이 오가는 가거도와 사고해역 사이에는 방파제가 놓여 있는데, 그 위에 사고 헬기가 내렸어야 할 헬기 이·착륙장이 있다. 말이 헬기 이착륙장이지, 방파제 위 폭 15~20m 공간에 하얀 실선으로 사각형으로 그리고 가운데 'H' 글자를 적은 공간에 불과했다. 그곳에는 헬기의 야간 이착륙 때 필요한 유도등이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사고가 난 날에도 주민과 공무원들이 경광봉을 들고 수신호로 헬기를 유도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짙은 해무로 사고 헬기는 착륙 유도의 손짓을 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헬기가 내렸어야 할 이·착륙장에 헬기를 임시 착륙시키고 수색준비를 하던 37년 경력 헬기 조종사는 "가거도는 헬기 조종사들에게 악명 높은 곳이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부실한 헬기장 시설도 문제지만, 지형적으로 반원형의 산으로 둘러싸여 북풍이 산에 부딪혀 착륙하는 헬기 뒷부분을 덮치기도 해 위험천만하다는 경험담을 털어놨다. 특히 사고 당일 밤에는 기상 악화로 유도등은커녕 달빛도 보이지 않아 방향 감각을 상실, 사고헬기가 '자세상실'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추측하기도 했다. 육지에서는 장기화 우려가 있는 수색상황에 대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소방당국 등은 폐 마을회관에 텐트로 임시본부를 설치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심해 잠수 방안 등을 해경 등과 논의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가거도 마을 주민들은 이들을 도우려고 섬에는 귀한 라면과 김치 등 생필품과 난방도구를 꺼내와 수색 대원들의 추위와 배고픔을 달래주려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