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로 서쪽만 지저분한 까닭은?_가장 안전한 베팅 사이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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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는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 명에 이르는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다. 한남대교 남단에서 양재대로까지 6.9km에 걸쳐 왕복 10차선의 도로가 이어진다. 도로를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강남구에, 서쪽으로는 서초구에 각각 속한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7, 8, 9, 10번 출구로 나오면 서초구로, 1, 2, 11, 12번 출구는 강남구로 연결된다. 양쪽 다 같은 '강남대로'지만 동쪽이냐 서쪽이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차이는 쓰레기통에 있다.



강남대로 자치구 구분 기준은 '쓰레기통'

강남구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통을 설치한 자치구다. 길가에 설치된 쓰레기통이 944개로 주민 600명당 1개꼴이다. 반면 서초구는 쓰레기통이 가장 적은 자치구로 단 2개에 그친다. 주민 7만 6천 명당 1개 수준이다. 서초구는 2012년부터 쓰레기통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기저귀와 음식물 쓰레기 등 생활 쓰레기까지 길가 공용 쓰레기통에 버려졌기 때문이다.

☞ 강남구와 서초구의 쓰레기통 설치 현황과 유동인구

강남대로에서도 두 자치구의 쓰레기통 설치 정책은 그대로 적용된다. 강남구에 속하는 강남대로 동쪽엔 모두 6개 쓰레기통이 설치됐지만 서초구에 속하는 강남대로 서쪽엔 쓰레기통이 전혀 없다.



2월 29일 밤 10시 30분부터 1시간 반 동안 강남대로 동·서쪽에 각각 버려진 쓰레기를 살펴봤다. 쓰레기통이 있는 강남구 관할 강남대로에서 발견된 쓰레기는 모두 4개. 쓰레기통이 전혀 없는 서초구 쪽 강남대로는 67개로 건너편보다 17배 가까이 많이 발견됐다.



강남역 인근 어학원에 다니는 김상훈(22,인천시)씨는 "쓰레기통이 없으니 누군가 한 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다른 사람들도 그곳에 쓰레기를 버린다"며 "강남대로에서 행인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출퇴근길에 강남역을 이용하는 이채린(여, 27,서초구)씨는 "버려진 휴지가 바람에 날리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쓰레기통이 없어 불편하기도 하고 쓰레기가 굴러다녀 불쾌하기도 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최송화 서초구청 청소행정과 팀장은 "쓰레기통 설치는 무단 투기 되는 쓰레기 양 증감에 변수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쓰레기통이 있다고 해서 시민들이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꼭 넣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어차피 쓰레기통이 있으나 없으나 길거리 청소를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자치구 예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쓰레기통 관련 예산을 더 긴급한 곳에 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지난가을엔 쓰레기통 설치 여부를 놓고 구민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었지만 쓰레기통 없는 서초구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쓰레기통 있어야 깨끗" vs "쓰레기통이 변수 아냐"

서울 종로구 대명길도 서초구 강남대로와 비슷한 상황이다. 혜화역 4번 출구부터 성균관대 입구 버스 정류장까지 300m가량 이어진 거리에 쓰레기통은 없다. 대학생 임영태(21)씨는 "일회용 음식 용기를 버릴 곳이 없어 지금도 들고 있다"며 "쓰레기통이 없어 쓰레기가 쌓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015년 9월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유동인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종로구 대명길은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9위에 올랐다. 그만큼 거리에 버려지는 쓰레기도 많다. 박병두 종로구청 주무관은 쓰레기통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주변 상인들이 개인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주무관은 대신 "주말에 이동식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이달부터는 고정식 쓰레기통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주중 주말 유동인구 상위 10위권과 주변 쓰레기통 위치

중구청도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동에 일반 쓰레기통과 재활용 쓰레기통 12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성용 중구청 주무관은 "과거에 휴지통이 없어서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던 관광객들이 휴지통에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며 "쓰레기통을 추가로 설치하면서 쓰레기 무단 투기의 양이 육안으로 확인 가능할 정도로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송파구, 종로구 등도 쓰레기통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관기사] ☞ 도심 쓰레기 골치…쓰레기통 다시 늘린다

전문가들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등 특수한 경우에는 쓰레기통을 설치해 쓰레기가 한곳에 모이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김태영 교수는 "쓰레기통을 어느 지역에 몇 개 설치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면서도 "각 자치구에서 시민들의 선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지역에 사람들이 원한다면 거기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KBS 디지털뉴스 인턴 전현우 journal4fr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