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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익 시험 재개? 6월까지 단 두 차례 예정된 제주

코로나19 여파에 취소됐던 토익 시험 일정이 하나둘 열리고 있습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시험 신청을 받고 있는 겁니다. 당장 여름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과 하반기 취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 지역 사정은 다릅니다. 어제(19일) 기준, 6월 중순까지 예정된 6차례 시험 가운데 제주에서 열리는 건 단 두 차례뿐. 그마저도 고사장은 한 곳뿐인 데다, 신청도 마감된 지 오랩니다. 더구나 다가오는 일요일 시험이 열릴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제주에서 토익 시험이 열리지 않자 한 달 전 시험을 포기한 제주대학교 4학년 이현 씨.
■ "한 달 전까지 공부하던 토익 시험 포기했어요."

졸업을 앞둔 제주대학교 4학년 이현 씨는 지난달까지 공부하던 토익 시험을 포기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며 시험 일정이 하나둘 발표됐지만, 제주 지역 고사장을 찾을 순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흘에 한 번꼴로 홈페이지를 들어가길 반복하다 결국 이 씨는 시험공부를 접었습니다.

이 씨는 "토익 점수를 올려야 영어 장학금도 받을 수 있고, 공무원 시험을 볼 때도 유리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시험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처지라 답답한데, 졸업해야 하는데 당장 점수가 없는 친구들은 오죽하겠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지난 19일 기준, 6월 중순까지 제주에서 접수할 수 있는 토익 시험은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 "토익부터 잡아야 하는데"…'원정 시험'까지 보러 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제주 밖으로 '원정 시험'까지 보러 나가는 처지입니다. 졸업이나 취업을 앞두고 시험 점수가 급한 학생들이 항공권을 끊어 고사장이 있는 지역으로 시험을 치르러 가는 겁니다.

공기업 준비생 26살 유미소 씨는 오는 6월 경상남도 김해로 시험을 보러 갈 예정입니다. 토익 점수가 만료돼 원하는 기업에 원서도 넣어보지 못한 터라, 취업 준비의 기본 중 기본인 토익부터 해결하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유 씨는 "군산으로 시험을 신청했다가 비용이 부담돼서 취소했는데, 불안한 마음에 결국 다시 항공권을 예약했다"며 "확진자가 없는 지역으로 시험을 보러 갈까 고민했지만 6월이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대학교 4학년 양원진 씨도 다음 달 예정된 시험을 보기 위해 김포행 비행기 표를 끊었습니다. 내년 2월 졸업이지만, 토익 점수가 있어야 취업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양 씨 설명입니다.

양 씨는 "두세 달 동안은 종일 토익 공부만 했는데, 이럴 때 원하는 점수를 따 졸업과 취업에 신경 쓸 일을 덜고 싶다"며 "제주에선 시험 볼 방법이 없으니, 마스크를 잘 챙겨서 서울로 시험을 보러 가는 수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드러냈습니다.

토익학원 원장 이동주 씨는 제주에 산다는 이유로 비행기 표까지 끊어 시험을 보러 가야 하느냐는 수강생들의 하소연을 종종 듣는다.
■ "제주 지역 응시생들만 소외되진 않길 바라"

토익 학원들은 수강생들의 고군분투를 그저 안타깝게 지켜볼 뿐입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기업 공채는 속속들이 뜨고 있는 데다, 졸업하자마자 하반기 공채에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는 수강생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토익 학원을 운영하는 이동주 씨는 "공공기관 등에서 만료된 토익 시험 점수를 인정해준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있다"며 "시험 준비를 했는데도 고사장이 없어 시험을 볼 수 없다는 불안함과 초조함에 상담하며 우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전국적으로 토익 시험이 취소되는 거야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제주 지역 응시생들만 소외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습니다.

[출처] YBM 어학시험 홈페이지
한국토익위원회 "제주 지역 고사장 확보 어려워"

토익 주최 측은 어떤 입장일까? YBM 한국 토익위원회는 제주 지역에서 고사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한국 토익위원회는 "코로나19 여파에 제주 지역 중고등학교를 토익 고사장으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상반기 공무원 시험과 기업 채용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원회는 또 "6월 중순 이후 제주에서 시험을 시행할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며 제주 지역 고사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 "학생들 건강이 우선…다음 달 중순부터 가능할 수도"

그렇다면 토익 고사장으로 활용되는 학교들의 반대가 지금 사태의 주된 이유일까. 제주에서 토익 시험이 자주 열리는 제주시 내 학교 두 곳에 문의했습니다.

한태국 제주중앙여중 교장은 학교 측에서 거절 의사를 전달한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학교를 토익 고사장으로 운영하는 데 협조했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지금은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는 추세인 만큼 추후 고사장을 빌려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놨습니다.

한태국 교장은 "응시생들에겐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학교 입장에선 학생들의 건강이 가장 우선이다"면서도 "생활방역 정도로 코로나19 대응 단계가 낮춰지면, 5월 중순 이후부터는 시험을 시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 "독단적으로 결정 못 해…교육청 판단 기다려봐야"

제주서중학교는 조금 다른 답변을 내놨습니다. 학교 측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인 만큼, 교육청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겁니다.

제주서중학교는 "제주도교육청에서 학교 시설을 임대하지 말아 달라는 공문을 보낸 적이 있다"며 "오늘도 YBM에서 토익 시험을 열어도 되겠느냐며 전화가 왔는데,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교육청과 협의해달라고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교육부로부터 지침을 받아 일선 학교들에 전달한다며, 아직까지 교육부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청은 향후 교육부 등 정부 판단에 맞춰 이에 관한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입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 YBM 한국 토익위원회는 다음 달 제주 지역 토익 일정을 한 차례 추가했다.
보도 나간 뒤 시험 일정 한 차례 추가…대학, 모의 토익 시험도 검토

이러한 사정을 대학과 기업들이 모르지는 않을 터. 대학과 기업은 수험생들의 불만에 대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제주대학교는 학교에서 모의 토익 시험을 치른 뒤, 이 시험 점수를 졸업에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도 올해 공공기관 채용을 예정대로 진행하되, 유효기간이 올해까지인 영어 성적을 미리 제출하도록 하거나 1월에서 4월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성적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일찍이 만료된 성적을 갖고 있거나, 이러한 조건을 달지 않은 일반 기업 취업 준비생들은 여전히 초조해 하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KBS 보도가 나간 뒤 한국토익위원회는 다음 달 제주 지역 토익 시험을 한 차례 더 치르기로 하고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주 지역에서 열리는 시험은 전체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는 것처럼,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도 차츰 해소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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