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출입증에 3중 보안망 ‘뻥뚫린’ 정부청사_파티 룰렛 플래시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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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증 제대로 안보고 금속탐지기 꺼놔 위험물질도 통과 출입증 인식 출입구도 한곳 열려…보안시스템 재검토 필요 국무총리실 등 국가 주요기관이 있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의 보안이 뻥 뚫렸다. 우울증 치료를 받던 김모(61)씨가 14일 정부중앙청사 18층에 불을 지르고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3중에 걸친 정부청사 보안시스템이 이를 전혀 막지 못하는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휴일에는 위험물질 반입을 막는 금속탐지기(MD)를 작동시키지 않는데다 경찰이나 청사 자체 방호원의 검문도 형식적인 것으로 드러나 보안시스템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군 병사가 최근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우리측 전방소초 내무반 문을 두드리고 귀순할 때까지 경계가 뚫린 사실을 군이 전혀 모르는 일이 일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사건까지 발생, 국가의 보안체제 전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중앙청사에 들어가려면 3단계 보안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1단계에서 청사 외부 출입문을 지키는 의경한테 출입증을 보이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김씨가 철문을 통과한 오후 1시15분께 후문 외부 철문에는 의경 3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실제와 유사한 출입증을 목에 걸고 있었던 김씨를 아무런 의심 없이 그냥 통과시켰다. 김씨가 소지한 가짜출입증 하단에는 정상적인 출입증에는 있어야 할 소속 부서가 명기돼 있지 않았는데도 근무자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중앙청사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의경들은 목에 출입증을 걸고 있으면 그냥 통과시키거나 출입증을 확인하더라도 얼굴과 잘 대조하지 않는다"며 "휴일이라 더 허술하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번째 단계는 건물 안에 들어갈 때 거쳐야 하는 금속탐지기다. 중앙청사는 정문과 후문에 각각 1대의 금속탐지기를 배치하고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 1명과 방호원 1명이 직원이나 방문객의 소지품을 검사한다. 그러나 휴일에는 금속탐지기를 꺼놓고 경찰이나 방호원도 근무를 서지 않아 김씨는 아무런 제지 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금속탐지기가 작동했다면 김씨 가방에 들어 있던 페인트통과 인화물질을 인식해 출입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청사 사무실로 가는 마지막 관문은 출입증을 갖다대면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스피드 게이트'다. 이곳을 통과해야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로 청사 내 사무실에 갈 수 있다. 정상적인 출입증이면 내장된 칩을 스피드 게이트가 인식해 문이 열리지만, 김씨가 휴대한 가짜 신분증에는 칩이 들어 있지 않아 문이 열리지 않는다. 그러나 김씨가 이날 스피드 게이트 앞에 도착한 1시27분께 스피드 게이트 3곳 중 1곳이 열려 있었고, 김씨는 방호원에게 출입증을 보여주고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은채 열린 출입문으로 통과했다.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근무한 방호원은 모두 13명으로 이 중 스피드 게이트 옆에는 2명이 지킨 것으로 조사됐다. 한 방호원은 "스피드게이트가 정상적인 출입증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가끔 문을 열어놓는다"며 "신분증을 확인하려고 하면 공무원들이 짜증을 내거나 빨리 열어달라고 재촉해 유심히 들여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3중 보안망을 통과해 청사내로 들어간 김씨는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까지 올라가서 불을 지른뒤 투신했고, 그 때까지 청사 경계가 뚫린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