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 두려워” 탈출 7천명 육박…‘캅카스의 화약고’_나쁜 포커 플레이어를 뭐라고 부르나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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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십 년 동안 잦은 충돌이 일어나 '캅카스의 화약고'로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지역인데요.

아제르바이잔이 지난주 군사작전을 통해 이 지역을 사실상 장악하면서 혹시나 발생할 인종 청소를 우려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대탈출을 시작했습니다.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아르메니아 국경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이어집니다.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살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입니다.

최소한의 소지품만 챙겨 간신히 빠져나왔습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주민 : "악몽이었습니다. 설명할 말이 없어요. 마을은 심하게 포격을 받아서 거의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주민 : "울고 싶어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왔거든요."]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인종 청소'를 우려한 탈출 행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25일 오후까지 6천6백 명 넘게 아르메니아로 입국했는데, 그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니콜 파시냔/아르메니아 총리/지난 24일 :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인들은 인종청소의 위협에 계속 직면하고 있습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상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주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르메니아계가 분리독립을 요구해왔습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후 양측이 두 차례 전쟁까지 벌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19일, 아제르바이잔이 지뢰 폭발로 인한 자국민 사망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 지역을 공격했고 아르메니아계 자치 세력은 하루 만에 휴전을 받아들였습니다.

러시아는 그간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하고 양국 간 중재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평화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크렘린궁은 "존재감을 확립하려는 제 3자의 시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국제사절단 창설 계획을 밝혔고, 최근 미국과 연합훈련을 하는 등 친서방행보를 보인 아르메니아는 러시아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튀르키예는 분쟁 지역을 아제르바이잔의 통제 하에 재통합하자며 아제르바이잔을 두둔하고 나서,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복잡한 갈등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