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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의 협상이 수개월간의 진통 끝에 타결됐지만 '슈퍼파워' 미국의 전 세계적인 지도력은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협상 타결로 미국이 국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라는 재앙을 피해 국가신용등급을 지킬 수 있게 되더라도 미국의 위상은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정치권의 협상이 막판으로 치닫기 전부터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었다. 금융위기와 불황에서 세계를 지도하는 유일한 경제 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위상은 이미 기운지 오래지만, 이번 부채협상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으로 '슈퍼파워' 미국의 위상에 더욱 상처가 났다. 더 나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적인 지도력에도 흠집이 났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 발표, 중동 '재스민 혁명'에 대한 추가 재정지원 거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중심의 리비아 공습 요구 등으로 미국이 다시는 새로운 '마샬플랜'이나 전쟁을 수행할 여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야기했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의 군사적ㆍ경제적 지배력에 대한 의문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최근 CNN에서 "언제나 미국과 미국 채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편견이 있었다"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이 같은 긍정적 편견도 흠집이 났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제프리 가튼 미 예일대 경영대학 교수도 이날 "부채상한 증액안이 국제신용평가기관의 검열을 통과하더라도 재정정책과 성장정책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큰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 "우리는 재앙을 피하고자 잠시 방향만 바꾼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미국의 쇠퇴에 대한 경고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리스에서 시작돼 이탈리아까지 위협하는 유럽의 경제 위기와 대지진의 여파에서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일본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투자할만한 다른 지역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이런 경고가 시기상조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08년과 2009년의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한 중국이 남아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관영 신화통신을 이용해 미국을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담보로 정치적 논쟁을 일삼는 '위험할 정도로 무책임한' 국가로 비판하는 등 이번 사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는 미국이 1990년대 멕시코에 대해, 또 최근 유럽에 대해 가했던 비판과 같은 내용이다. 또 다른 문제는 미국 내부에 두 개의 다른 목소리가 존재하는데 오바마 정부는 물론 공화당 역시 이 모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는 곧 물러나는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이 인터뷰에서 항상 강조하듯이 "미국의 국익에 가장 큰 위협은 부채"라는 주장이다. 부채에 따른 국방 예산의 삭감으로 무인항공기를 비롯한 현대 전장에서 필요한 첨단 무기 개발이 소홀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존 메케인 상원의원과 같이 공화당의 전통적인 매파는 멀린에 동의하지만, 고립주의를 추구하는 티파티 성향의 강경 공화당 의원들은 최소한의 정부와 최소한의 해외파병을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목소리는 값비싼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실패한 국가의 재건을 위해 미국이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취임 당시만 해도 이런 미국의 소프트파워를 주창했지만 미국의 안전을 위해 투자해야한다는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빠르게 잃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년에 걸쳐 지속가능하지 않은 국가를 재건하는 사업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백악관과 의회의 많은 사람은 세계 금융위기가 또다시 발생할 경우 미국이 '대부자'와 '소비자'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튼 교수는 "부채한도 위기가 주는 교훈은 또 다른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 이제는 우리에게 아무런 안전망이 없다는 점"이라면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