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월급이 문제냐고요? ‘직장=삶의 질’ 입니다”_포커 플레이어 제이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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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년 취업난이 장기적으로는 해소될 거라는 신호도 보인다지만, 사실 청년 고용의 본질적 문제는 취업자 수가 아닌 일자리의 질에 있습니다.

구직 중인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춰라", "월급 대신 성장가능성을 보라"고 흔히 얘기하는데 실제 중소기업에서 일해본 청년들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합니다.

석민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30대 청년입니다.

낮에는 한 중소기업에서 4년째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엄격한 규정 아래 움직이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과 달리,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듯한 조직 문화가 싫어 이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임OO/중소기업 근로자/음성변조 : "(사장님) 말이 법이 되고, 어떻게 보면 규칙도 다 만들어지고. 근데 그거를 좋게 활용을 하는 게 아니라 되게 악용하는 느낌이죠."]

마케팅회사에서 2년 간 일하던 이 20대도 얼마 전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월급은 적지 않았지만 철야에 주말 근무까지, 일이 끊임 없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OO/중소기업 퇴직자/음성변조 : "야근이 많은 건 상관 없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들어갔을 때 그걸 너무 당연시하는 문화가 있으니까 개선이 안 되겠다..."]

중소기업 기피 이유로 낮은 급여를 꼽은 청년들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고용불안정이나 성취감, 발전 가능성 등 일자리의 질을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대기업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복지제도에서 소외되는 것도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큰 이유입니다.

직장 보육시설이나 건강검진, 은행 대출, 학자금, 콘도 등 급여만으로는 따질 수 없는 각종 혜택들이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겁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기업 복지에 차이가 있고, 대기업하고 임금이라든가 (복지) 차이 부분을 정부가 일정하게 메워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터가 곧 삶의 질과 직결되는 현실에서, 청년들의 이른바 '대기업 쏠림'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