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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의 최대 할인 행사에 맞춰 우리 소비자들이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 열풍이 거셉니다.

그런데 이같은 국경없는 소비 시대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역직구 시장의 규모 또한 부쩍 성장하고 있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말 인파로 북적이는 서울 명동거리.

쇼핑 가방을 든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찰스(싱가포르 관광객) : "한국 문화, 음식을 좋아하고 또 한국 여성들도 좋아합니다. 물론 한국 남성들도 좋아하고요, 아주 잘 생겼어요. 싱가포르에서 한국 드라마 많이 봅니다."

<인터뷰> 타우찡(중국 관광객) : "이 옷도 금방 산 거예요.(쇼핑백 보여주면서) 더 많이 샀는데 그건 호텔에 있어요."

<인터뷰> 호노카(일본 관광객) : "한국 옷은 화려하고 예쁘고, 화장품 포장도 예뻐서 좋아합니다."

한류는 온라인 쇼핑몰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듯, 외국인들도 한국을 굳이 방문하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한국 상품을 사는 겁니다.

국경을 뛰어넘어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족'이 크게 늘자 우리 유통업체들은 외국인들을 겨냥한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종흥(글로벌 쇼핑몰 차장) : "저희도 전세계로 배송가능한 세계로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우수한 상품들을 판매하고자 합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공장.

파지로 만든 골판지를 기계에 넣고, 미리 제작해놓은 틀로 주문받은 포장 상자 모형을 찍어냅니다.

각종 상자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업체입니다.

완성된 제품을 컨테이너에 싣습니다.

<녹취> "(이거 어디로 가는 건가요?) 일본 오사카로 갑니다."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

한국에서 보낸 물건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이 상자들은 곧 일본 고객들에게 배송됩니다.

일본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자를 주문을 하면, 한국에 있는 본사는 주문받은 물건(상자)을 일본 현지 법인으로 보내고, 이 곳에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겁니다.

<인터뷰> 김정훈('해외 직판' 일본 법인 대표) : "기 제품을 이렇게 상시 적재 해두고 주문이 들어옴과 동시에 당일 배송이 가능한데 일본 같은 경우에 제작을 해서 내보내기 때문에 당일 배송이라고 하는 개념을 가진 업체가 많지는 않아요."

인터넷쇼핑몰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해외 직접 판매 방식입니다.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94억 원.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호('해외 직판' 업체 대표) : "단순히 클릭 몇 번으로 주문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한번 쉽게 주문하신 고객들은 저희 제품을 계속 사용하십니다. 그래서 계속 고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저희들도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요."

음식점 홍보를 위해 나눠주는 광고 전단지.

호텔 손님들에게 주는 명함 크기의 포인트 카드.

일본 소비자들은 일본어로 된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하지만, 모두 한국 충무로에서 인쇄된 제품들입니다.

<인터뷰> 이마가와 마코토(호텔 직원) : "인터넷 검색을 하다 이 사이트를 발견했는데 가격이 무척 싸기 때문에 계속 이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기베 노부히코(음식점 직원) : "이 사이트를 통해서 사면 가격이 무척 저렴하고, 아주 친절하게 해주기 때문에 이곳을 이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더 싸고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인터넷으로 국경을 넘는 소비 방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터넷 거래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겐 더 큰 시장의 소비자를 만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방을 판매하는 이 업체는 이제 막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문을 열었습니다.

국내 온라인 판매 경력 10년.

직원 8명 규모로 매년 꾸준히 성장했지만, 국내 매출로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고석인(가방 판매 업체 대표) : "시장도 너무 작고 장기적인 불경기가 예상되고 그러다 보니까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요. 한국의 온라인 판매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5년 이상은 앞서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하는 판단을 했고요."

해외 판매는 처음이다 보니, 해외 직판을 지원하는 업체와 손을 잡았습니다.

지원 업체가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쉽게 만들고,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결제 시스템까지 갖췄습니다.

인터넷전화를 통해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상담하고 검색어 광고나 전자우편 광고 등 해당 국가에 맞는 마케팅 전략도 공유합니다.

<인터뷰> 나카오 유키오( '해외 직판' 지원 업체 직원) : "일본에 들어오기 위한 통관 업무, 일본 국내 배송, 일본 소비자의 결제 대행, 광고 활동 등 다양한 업무를 돕고 있습니다."

해외 판매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지원 업체에 수수료로 주는 조건입니다.

<인터뷰> 김종박('해외 직판' 지원 업체 대표) : "'직접 판매'도 보편적인 구매행위로 반드시 발전한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좀 더 적극적으로 판매활동을 해나가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FTA 체결로 우리나라와 무역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

<녹취> "안녕하세요. 한국 KBS 기자입니다."

이 주부는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한국 상품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인터넷쇼핑몰에서 직접 구입합니다.

<녹취> "(이건 뭔가요?) 며칠 전에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화장품 같은 거예요.(택배 상자 열어서 물건 보면서)"

<녹취> "이것은 제가 엄마 사드린 거예요. 이것은 남편 것이고...이건 아기 몸에 바르는 것이고, 이것은 아기 손 씻을 때 쓰는 거."

한 국산 화장품의 경우, 중국 화장품 가게에서 사면 198위안, 우리 돈으로 3만 5천 원 정도지만, 한국 쇼핑몰에서 직접 구입하면 3분의 1정도에 불과합니다.

인터넷쇼핑몰에서 해외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직구' 열풍이 중국에서도 불고 있는 겁니다.

중국의 해외 직구족은 약 1800만 명.

소비금액은 352억 달러, 약 3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리쉐이롱(주부) : "대형 마트같아요. 마음대로 고르고 결재만 하면 되니까요. 직접 마트에 갈 필요도 없고 다음날 배달되는 물건을 받으면 되니까 매우 편리하죠."

거대한 중국 시장만을 겨냥한 중국인 전문 쇼핑몰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종식(중국 전문 쇼핑몰 대표) : "저희는 중소기업 제품들이 한 95퍼센트 정도 있고요. 결제 시스템, 로그인, 인터페이스 모든 레이아웃이 중국 사이트와 거의 동일하게 만들어놨습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편하고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구축해놨죠."

의류 매장이 모여있는 중국 상하이 쇼핑가.

이곳에 한국 옷을 전문적으로 파는 쇼핑몰이 있습니다.

<녹취> 매장 직원 : "우리는 단골 손님이 많아요. SNS에 고객이 천 명이 넘어요. 마케팅팀 직원이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기도 하고 사장님이 직접 하시기도 하고요."

예전엔 한국에 가서 직접 옷을 사와야 했지만, 이제 판매할 옷을 인터넷으로 대량 주문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창고에 가득 쌓인 옷들, 모두 한국에서 배달됐습니다.

인터넷망이 국가 간 상거래의 장벽을 낮추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진송난(한국 옷 전문 판매) : "빅데이터 시대에는 구매 경로나 가격 등이 모두 투명합니다. 인터넷은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러다보니 효율도 높아진거죠."

외국인들이 자국 상품 대신 한국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뭘까?

뛰어난 디자인과 품질에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쇼핑몰에서 한국 제품을 직접 구매를 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10명 중 9명은, 한국 제품을 또 살 생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긴 배송 시간, 배송 비용, 부족한 제품설명 등은 불편하다고 꼽았습니다.

해외 직접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선 배송과 물류 시스템을 보완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제품 경쟁력이라는 얘깁니다.

<인터뷰> 박필재9한국무역협회 수석 연구원) : "정말 싸거나 아니면 정말 특이하거나 아니면 디자인이 우수하거나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거나 이런 특성들을 보유하고 있는지, 이런 특성들이 없다면 제품의 해외 직판 가능성이 한두 번은 할 수 있지만 지속가능성은 많이 떨어질 거라고 봅니다."

국내 업체들도 해외 직판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는 아직 극심한 무역 불균형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가 해외 상품을 직접 구매한 건수는 1116만 건, 금액으로 1조 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상품을 구매한 규모는 3천7백억 원에 그쳤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얘깁니다.

인터넷이 불러온 국경을 넘는 소비 시대.

기회를 잡기 위한 우리 업체들의 한판 승부가 시작됐습니다.

<앵커 멘트>

1980년대에만 해도 해외 출장을 가면 일본에서 만든 밥솥을 하나씩 사들고 오던 시절이 있었죠.

그런데 이제 우리가 만든 제품을 외국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사가는 시대가 됐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 드는데요.

우리 기업들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 취재파일K는 여기까지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