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 전문가가 평가하는 ‘모더나 백신’…“아직은 산 너머 산”_동물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금액_krvip

국내 백신 전문가가 평가하는 ‘모더나 백신’…“아직은 산 너머 산”_인스타그램용 빙고_krvip

'1등 백신'이 내놓은 성과, 그 반응이 뜨겁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mRNA-1237)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45명 전원에서 항체가 형성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mRNA-1237은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78개 백신중 가장 앞서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더나 연구 성과에 전 세계 증시와 유가가 동반 급등하며 요동쳤다. 코로나19 대응에 획기적 전환을 맞은 걸까.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올해 내 백신은 개발될 수 있는 걸까.

KBS는 국내 전문가에게 긴급 자문을 구했다. 정부 감염병 백신 개발 사업의 총괄 책임자로 있는 연세대 생명공학과 성백린(사진) 교수가 인터뷰에 응했다. 성 교수는 "중화항체 형성 사실은 긍정적이다"면서도 "앞으로 넘어서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며 차분히 지켜볼 것을 주문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 요약.

- 모더나 연구 결과에서 눈여겨 볼만한 성과는?

"정확한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서,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중화항체 형성은 긍정적이다. (모더나는 보도자료에서 임상시험 참가자 45명 중에서 2그룹의 4명씩, 모두 8명이 순차적으로 중화항체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 8명은 주사를 맞은 지 43일째 만에 항체가 형성됐으며, 이는 회복 중인 감염자 혈청에서 형성되는 중화항체 수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중화항체가 생겼다는 것은 환자가 면역력을 갖게 돼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mRNA는 백신 개발 방식 중에서 가장 빠르다. 일부 환자에게서 중화항체가 형성됐다는 것은 청신호라고 할 수 있고, 개발이 예정된 절차로 진척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모더나 백신의 다음 개발 단계는?

"백신의 안전성 판별이다. 2003년 발견된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 백신을 개발했을 때 안전성 문제를 풀지 못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와 코로나19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는 유전적으로 80~90% 유사하다. 그래서 같은 안전성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 안전성 문제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을 맞은 다음,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예방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경우엔 특이적인 사항이 발견됐다. 백신에 의해 만들어진 항체가 오히려 감염 증상을 증대하는 부작용이다. 감염을 예방하는 것으로 예측됐는데, 실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감염이 더 악화되는 현상을 해소해야한다."

"또 다른 부작용이 있다. 그게 'T세포에 의한 면역 격리현상'이다. (T세포란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 면역 체계가 전반적으로 무너진다.) T세포라고 하는 게 원래는 바이러스가 감염된 세포를 공격해서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T세포가 우리의 체세포까지 공격할 수도 있다. T세포는 양날의 검에 비유되는데 (백신을 맞은 이후) 내 손을 벨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여러 회사가 각축을 벌이면서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진짜 전문가들은 이 두 가지를 넘어설 수 있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떤 단계를 거쳐야하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지원자를 모아서 백신 맞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켜서 지켜보는 것이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위험한 실험이다. 또 다른 방법은 판데믹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을 맞춰서 방어되느냐를 보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유효성 판별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펜데믹이 완화될 경우 유효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 모더나는 6~7월 경 3상에 들어간다고 한다. 내년 대량 생산이 목표다. 일정대로 가능할까?

"3상은 병원 한군데서만 하면 안 되고, 여러 곳에서 대규모로 해야한다. 분모 숫자가 크면 클수록 통계적 유효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예측 어렵지만, 어려움이 예상된다. 만일 팬데믹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백신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쉽지 않게 된다. 자원자를 대상으로 해서 인체 감염을 시키는 실험을 해야되는데, 굉장히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예전 사스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때 우리가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던 게 아쉽다. 사람들이 초기에 백신 개발하려고 막 달라붙었다가 코로나가 사라지면, 슬그머니 발을 뺐다. 당시에 백신 개발할 적에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이성이 있는 것을 해결 못 했던 것인데, 지금 이 코로나19 이후 몇 년 뒤에 또다른 코로나 X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지금 이번 기회에 해결해야만 되는 거다. 누가 하든 해야 된다. 모더나 만의 문제가 아니고 백신 개발하는 연구진들 모두가 직면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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