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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의 매력은…. 글쎄요 '기다림의 미학' 아닐까요?"

2020도쿄올림픽의 뜨거웠던 열기와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평일 아침, KBS 올림픽 서핑 종목 해설을 맡았던 송민 서핑 국가대표팀 감독(대한서핑협회 이사)을 만났습니다.

그는 서핑을 '인생'에 비유한 해설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그의 해설을 근간으로 만들어진 KBS '크랩' 영상도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


송 감독은 현재 해설자로 뜬 것을 실감하고 있을까?

"너무 신기할 정도입니다. 제가 기반을 닦고 있는 부산에서 프로 서핑 대회가 열리면 SNS, 인터넷 등을 통해서 중계한 적이 있지만, 공중파에서 경기 해설을 한 것은 처음이었지요. '서핑은 인생과 비슷합니다. 똑같은 파도는 절대 오지 않습니다'는 것도 즉석으로 말한 것인데 시청자들이 너무 좋게 봐주시고 있네요.”

남자 서핑 결승전 중계를 그렇게 맛깔나게 했는데, 정말 대본이 없었다는 말인가?

"다들 ‘명품 해설’이라고는 해주시는데 저는 서핑협회에서 강사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어서 설명하거나 교육하는 일은 많아요. 물론 당시 남자 서핑 종목 우승 후보인 브라질 선수 등의 이력과 해당 국가의 서핑 수준 등을 메모해 가기는 했지만, 대본이라고 할 것은 정말 없었습니다. 뭐든 서핑과 관련된 것을 설명하거나 초보자 교육할 때 칭찬이나 격려부터 하고 '이런 것을 보완하면 더 좋아질 것'이란 소통 방식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런 소통의 경험과 이왕 TV에서 할 것이면 서핑 해설을 재미있게 해보자는 생각에 노력한 것뿐이지요."


송 감독의 첫 서핑 경험지는 호주 시드니 인근의 맨리 해변. 8년여에 걸친 호주 어학 연수 시절부터 유학 시절까지 그의 대부분의 새벽은 시드니 바다와 함께 시작됐다고.

그는 2003년 호주에 가서 공부를 시작했다며 "회계학과 스포츠 마케팅을 함께 공부했는데 각 과목을 수강하러 온 학생들의 옷 차림부터 달랐습니다. 회계학은 정장차림의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서핑은 긴 머리에 운동하다 온 차림이었지만 모두들 진지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송 감독과 서핑의 인연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당시 TV에서 서핑을 소재로 다룬 영화 '노스 쇼어(North Shore)'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이 영화에서 "한 소년이 인공 풀에서 서핑을 연습해서 점차 큰 무대를 경험한다는 내용에 매료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군 제대 직후 유학 대상 지역도 캐나다, 영국, 호주 가운데 호주를 택하게 된 것.

"호주 유학 시절 대학에서 전공 강의는 2~3일에 압축해서 몰아서 듣고 나머지는 대형 할인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생활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서핑에 몰두했습니다. 집 근처 해변까지 30분은 기꺼이 보드를 가지고 걸어서 갔지요. 처음부터 서핑에 재능이 있었다기보다는 두 발로 혼자 보드에 서는 것도 한 달이 걸릴 정도(하루 만에 보드에 서는 사람들도 있다.)로 스승 없이 혼자 배우고 깨우치던 시절이었지요."

이런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그는 서핑 입문자들에겐 SNS를 통한 사전 습득도 좋고 인공 풀에서의 경험도 좋지만, 부산 등에서 인증된 교육 기관의 '맞춤형 서핑 교육' 을 수강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입문자들의 경우)중고 서핑 보드를 살 때 길이 들었는지나 상태를 보시기보다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을 구매하시고, 지자체별로 마련된 체험 서핑이나 인증 강사의 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서핑은 정말 스포츠라기보다는 생활 태도, 라이프 스타일이기 때문에 서핑을 경험 못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마니아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 그는 요즘 서핑을 하고 있을까?

"무릎하고 어깨 부상 때문에 요즘은 자주 못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서핑 명소가 많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부산과 제주에도 계절별로 추천할 만한 곳이 많지요. 그리고 서핑은 '기다림의 미학'이란 말 처럼 좋은 파도를 기다리면서 사는 것인데 좋은 파도 안 오면 또 어떤가요?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면 좋은 것이니까 서핑은 이런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매력인 것 같습니다."


송 감독에게 사전에 SNS로 질문지를 보내는 등 코로나19 안전 수칙에 맞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서핑과 인생을 넘나드는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인터뷰를 전후해 커피를 2잔 마시고 결국 점심 식사까지 함께했습니다.

그에게는, '서핑을 삶에 비유하는 수준' 이 아니라, 삶이 서핑에 녹아든 것 같아 계속 경청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지요.

송 감독은 낯선 파도를 만나듯이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바람의 방향을 감지하듯이 사람의 결을 파악하고, 맨발로 모래를 밟듯이 부드러운 어조로 반복해서 서핑과 인생론을 설명하고 있었지요. 파리 올림픽에서 펼쳐질 KBS의 서핑 종목 해설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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